자금시장 온기 안 퍼지네…단기물 시장의 겨울

2024.12.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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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온기 안 퍼지네…단기물 시장의 겨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CD(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을 비롯해 단기물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단기자금시장에는 유동성이 넉넉하지만, 그 온기가 단기물 시장으로는 퍼지지 않는 상황으로 보인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채권금리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전거래일인 16일 CD 91일물 최종호가수익률은 전일 대비 6bp 상승한 3.38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직전인 27일(3.4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한 것이다.

상승 속도도 가팔랐다. 하루 6bp 상승은 지난 2022년 10월12일(+31bp)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이다.

CD만의 문제는 아니다. 은행채 등 크레디트물부터 CP(기업어음)까지 단기물에 대한 약세가 전반적으로 진행 중이다.

전일 3개월 은행채(AAA) 민간평가사 금리는 3.291%(+0.8bp)로 지난달 28일(3.298%) 이후 가장 높게 상승했고, CP 91일물 금리는 3.46%를 나타내며 지난달 27일(3.53%) 이후 가장 높았다.

연말 단기물 시장에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매 계획은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자금 유입 계획은 당분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엄 사태 이후 한은이 대규모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에 나서며 단기 자금시장이 안정됐고 은행의 지준은 넉넉해졌지만 단기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공급되지는 않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밸류업'을 강조하면서 제시한 BIS 비율 중 하나인 보통주 자본비율(CET1)이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기준치 13%를 밑돌 가능성이 생기면서 은행 자산을 더 이상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한은의 RP 매입으로 자금시장은 넉넉한데 그 자금이 CD 등의 유통시장으로 넘어오지는 않는 분위기"라면서 "은행이 여유자금을 MMF(머니마켓펀드) 등에 집행해야 자금이 넘어오는데 밸류업 프로그램 등 영향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을 맞아 기금 등에서 환매가 진행되고 있는데 자금이 필요한 곳만 많고 매수할 곳은 없는 상황이어서 단기물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 단기물 유통금리는 높아지고 있다.

전일 하나은행의 85일물 CD가 3.385%에 350억 원 규모 거래됐고 농협은행 93일물 CD는 3.385%에 100억 원 규모 유통됐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자금 유입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단기 금리는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위의 한 관계자는 "내년이 되면 시장이 풀리겠지만 연말이 고비다"면서 "돈은 빠져나가는데 들어올 곳이 없어 단기물 시장이 살짝 경색 국면으로 갈 수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채권 운용역은 "전반적인 매수 여력이 줄어든 상태인데 짧은 만기 채권은 매수할 유인이 크지 않아 유독 약한 상황"이라며 "아주 연말이 되면 상황이 일부 좋아질 수 있지만 이번 주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연합인포맥스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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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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