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관세폭탄에 할리우드 영화 금지로 맞대응하나…中, 서비스무역 보복론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관세 104% 인상에 맞서 서비스 무역 분야에서 보복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내 유력 평론가들은 할리우드 영화와 미국 로펌, 컨설팅 등 서비스 무역 분야까지 보복 조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중국 내 정치 평론가이자 웨이보에서 '토끼주석(主席)'으로 알려진 인플루언서 런이(任意)는 최근 올린 글에서 "무역 전쟁이 지금까지는 상품 무역에만 집중됐지만, 실제론 미국이 중국의 상품을 사고 우리는 미국의 서비스를 사는 구조다. 이는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 내부 논의에서 서비스 무역을 포함한 보복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런이는 "서비스 산업은 미국 경제의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보복 수단으로 삼을 여지가 크다"며 "중요한 건 조치 자체보다 그 의미와 메시지"라고 말했다.
작년 기준으로 중국은 미국과의 서비스 무역에서 31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산 서비스 수입은 546억 달러인 반면 수출은 227억 달러에 불과하다.
런이는 중국이 보유한 보복 수단으로 ▲로펌과 컨설팅 등 미국산 서비스 구매 제한 ▲할리우드 영화 수입 중단 ▲중국 내 미국 기업 대상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 ▲펜타닐(불법 마약) 단속 협력 중단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미국산 대두(콩) 관세를 대폭 인상하거나 미국산 닭고기를 수입 금지하는 방안도 카드로 쓸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런이는 특히 할리우드 영화 금지 조치가 중국 영화 업계에서 오히려 환영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할리우드는 이념 중심적이고 혁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잃고 있다"며 "이는 중국 영화 업계에서도 오랫동안 제기된 비판"이라고 주장했다.
SCMP는 실제로 최근 중국 관객들 사이에서는 디즈니의 실사 영화 '백설공주' 등에 대한 반응이 매우 냉담하다고 평가했다.
웨이보에서 4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또 다른 정치 평론가 '뉴탄친'도 런이가 제시한 6가지 보복 조치 목록을 게시했다. 이 계정은 중국 국영 언론사 신화통신 소속의 고위급 기자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온라인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는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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