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트럼프 대규모 감세안에 '경고음'…투자자 신뢰 흔들려

2025.05.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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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트럼프 대규모 감세안에 '경고음'…투자자 신뢰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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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 20년 만기 국채 입찰 결과가 이례적으로 저조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는 도이체방크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분석가는 "시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반응은 달러가 동시에 약세를 보인다는 점"이라며 "이는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 거부 선언'이자 우리가 오래전부터 경고해온 미국의 재정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핵심 문제는 해외 투자자들이 현재 가격 수준에서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적자·경상수지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이후 최저 수준의 수요를 기록했고, 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높은 수익률을 요구했다. 이는 곧,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더 많은 이자를 원한다는 뜻이다.

CNN은 "채권 수요가 낮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 등을 포함한 경제 정책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더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그들은 더 많은 이익이 없다면 정부에 자금을 대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기 국채 가격은 추가 하락했고 금리는 급등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4.6080%까지 올라섰고 30년물은 이날 5.16% 돌파해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21일 800포인트 이상 하락한 데 이어 이날 보합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 1.61% 급락한 데 이어 이날 0.04% 하락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28% 상승했다.

채권 시장이 긴장 상태인 가운데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은 여전하다.

기업들이 실적 발표에서 관세 인상으로 인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밝히면서다.

CNN은 "전 세계적으로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셀 USA' 트레이드 역시 최근의 감세안과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재점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제 관건은 채권시장이 다시 한번 공화당을 불안하게 만들어 법안 수정을 유도할 수 있을지 여부다.

공화당 내 '재정 매파' 의원들은 의회예산처(CBO)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법안이 미국의 36조 달러 국가부채에 거의 4조 달러를 추가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그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올 회계연도에만 이미 6천840억 달러가 이자 지급에 쓰였으며, 이는 전체 연방 지출의 16%에 해당한다.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의 마야 맥기네스 위원장은 "미국이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또 하나의 우려스러운 국채 입찰 결과가 나온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사실이 특히나 분노스럽다"며 "우리 지도자들은 도대체 어떤 충격을 받아야 이 엄청난 부채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나"며 꼬집었다.

하지만 미국 부채를 관리하는 당사자인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금리 상승과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의미를 별 일 아닌 듯 일축한 바 있다.

그는 CNN 일요 인터뷰에서 감세의 경제적 효과가 부채로 인한 문제를 상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채권 금리 상승은 일반 미국인들의 삶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 금리 등은 대부분 국채 수익률에 연동되기 때문에 차입 비용이 올라가는 셈이다.

이는 경제 전반의 둔화를 야기할 수 있으며, 경기 부양을 노린 감세 효과도 약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주택시장엔 이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5월 22일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86%로,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조지 사라벨로스는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둘뿐"이라며 "하나는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대폭 수정해 신뢰할 만한 재정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부채의 비달러 표시 자산 가치를 크게 낮춰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더 큰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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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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