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탈달러 불지피는 트럼프

2025.05.2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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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의 외환분석] 탈달러 불지피는 트럼프



(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달러-원 환율은 하락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무역 전쟁에 대한 공포감이 되살아나면서 달러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럽연합(EU)과 무역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하면서 당장 내달 1일부터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이 한시적으로 상호관세를 115%포인트(p) 인하하기로 하기로 한 뒤 잠잠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에 있어 공세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다시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단 EU는 촉박한 시한 속에 성실하게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대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이익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쉽게 굴복하지 않을 태세임을 내비치기도 했다.

무역 전쟁의 전장이 중국에서 유럽으로 옮겨가는 모습에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공세의 강도를 높였을 때 달러화는 미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여파나 미국에 대한 신뢰의 훼손 등이 부각되면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내던지는 탈미국, 탈달러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는데 실제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자 달러 인덱스는 99선 붕괴를 눈앞에 두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미국의 재정 상태에 대한 우려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손수 무역 긴장까지 고조시켜 달러 자산에 대한 의구심에 다시 한번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앞서 나타난 탈달러 흐름은 미중 휴전으로 이내 진화됐으나 또다시 관세 우려가 커지고 탈달러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시장에 깊은 고민을 남겨줄 수 있다.

과연 미국이 달러 패권을 쥐고 있을 만한 국가인지, 재정 상태와 경제 상황은 괜찮은 것인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구심을 유발할 수 있다.

많은 전문가가 당장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입지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달러화 움직임이 부각된 현재 상황에서 탈달러 추세에다 아시아 통화 절상 기대까지 맞물린다면 최근 다소 가파르게 하락한 달러-원이 추가 하락을 시도할 수 있어 보인다.

따라서 여전히 엔화나 위안화, 대만달러화 등 아시아 통화의 장중 움직임이 달러-원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낙폭이 컸던 까닭에 하단을 받치는 힘이 강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달러 원은 1,400원선을 넘나들다가 25원 낮은 1,375원 수준에서 한 주를 마쳤다.

최근 변동폭이 워낙 큰 까닭에 낙폭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으나 20원 이상 레벨을 낮춘 것이므로 반등 움직임도 기대해볼 만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둔 경계감은 추가 하락을 제약할 수 있다.

한은이 오는 29일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이란 기대 속에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금리 인하 속도를 가늠할 힌트를 주시하고 있어 무리한 방향성 베팅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수급 측면에서는 달러-원 레벨이 지속 하락한 데 따라 저가 매수세가 얼마나 강하게 나올지, 그리고 수출 업체 네고 물량이 낮아진 레벨에서 출회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달러-원은 지난 24일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9.10원 하락한 1,36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23일 밤 1,363.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3.2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75.60원) 대비 8.90원 내린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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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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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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