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잦은 하나증권 WM…"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중"

2025.05.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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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잦은 하나증권 WM…"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중"

수사정보 유출로 지점 압수수색…랩어카운트서 대규모 손실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지난해부터 하나증권의 WM(자산관리) 그룹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하나증권이 책무구조도 도입 등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초대형 IB 인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하나증권 모 지점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 지점의 전 지점장이 수사정보를 피의자에 흘려준 혐의다.

경찰은 한 위성통신 안테나 제조사가 지난 2021년 미국 테크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내부정보가 불공정거래에 활용됐는지 수사 중이다. 경찰은 증권사 계좌거래내역을 확보하고자 금융영장을 발부받았고, 하나증권은 금융실명법에 따라 금융거래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하나증권 전 지점장이 수사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사는 금융거래정보와 관련해 수사보안을 지켜야 한다.

경찰은 이 지점의 현 지점장도 수사정보를 유출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고, 지난달에도 하나증권 본사와 해당 지점, 현 지점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은 수사정보 유출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에게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며, 혐의 등이 확정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조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에도 하나증권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같은 달 5일, 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하나증권 클럽원WM센터가 판매한 하나자산배분알파 랩어카운트 가입자 80여 명이 500억 원대 손실을 봤다.

랩아카운트란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투자자 맞춤형으로 운용하는 계좌다. 당시 커진 증시 변동성 때문에 옵션 양매도 전략으로 운용되는 상품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 상품은 주가지수가 콜·풋옵션 가격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안정적 이익을 제공하나, 범위를 이탈하면 큰 손실을 낸다.

하나증권 일부 고객은 운용역이 시장 상황 등에 안일하게 대응하면서 큰 손실로 이어졌다고 주장했고, 법무법인을 선임해 소송전에 나섰다.

홈플러스나 온플랫폼 사건은 하나증권에 직접적 책임은 없으나 역시 지점에서 발생한 일이다.

하나증권이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을 예견하지 못한 채 리테일 창구를 통해 홈플러스 단기물 2천억 원어치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함께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경영진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달에는 하나증권 클럽원센터를 통해 미국 인공지능 챗봇 스타트업인 온플랫폼에 투자한 이들이 투자를 주도한 밴처캐피탈 2곳에 손실보전 소송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참여 출자자가 댄 자금은 3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상당수가 생활·노후자금을 납입해 반발이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형 IB 인가의 정량적 기준인 자기자본 4조 원을 진작에 충족한 하나증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통제 등 질적 기준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책무구조도를 시범운영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 중이다. 책무구조도란 금융사가 주요 업무 책임자를 사전에 명확하게 지정하고,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책무구조도를 시범 운영 중"이라며 "책무구조도상 책임은 (정보유출 혐의를 받는) 지점장까지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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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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