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TACO'에 열받은 트럼프…주식·채권↓달러↑

2025.05.29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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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켓워치] 'TACO'에 열받은 트럼프…주식·채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8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재료의 부재 속에 자산별로 방향성이 엇갈렸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약세로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이 커진 데다 전날 급등에 따른 피로감도 투자심리를 억제했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더 비중 있게 다뤄진 점도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4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크게 밀리면서 수익률곡선은 다소 가팔라졌다.(베어 스티프닝)

미국 달러화 가치는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 기대감에 10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대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과 이란 핵 협상 결렬 우려가 부각되며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시 마감 후 발표된 미국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의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올해 1분기 엔비디아의 매출은 441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96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완만하게 웃돌았다.

이같은 소식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른바 '타코(TACO) 트레이딩'이란 표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TACO는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준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TF) 칼럼니스트가 만든 풍자적 단어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타코 트레이딩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건 불쾌한 질문"이라며 그것은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4.95포인트(0.58%) 내린 42,098.7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99포인트(0.56%) 떨어진 5,888.55, 나스닥종합지수는 98.23포인트(0.51%) 밀린 19,100.92에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이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이날 장 마감 후 공개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경계심 속에 매도 우위로 대응했다.

장 마감 후 공개된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적절히 웃돌았다.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96달러, 매출은 441억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돈 수치다.

이같은 소식에 엔비디아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 안팎으로 튀어 올랐다.

예상치를 크게 웃돌지 못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제재에도 엔비디아가 선방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장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설계 회사들을 상대로 중국에 제품을 팔지 못하게 행정명령을 내렸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주요 반도체 관련주가 이 소식으로 급락하지는 않았으나 투자심리를 억제하는 재료인 것은 분명했다.

UB뱅크의 톰 하인린 선임 투자 전략가는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고 기업이익이 흑자를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은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라며 "엔비디아는 기업이 투자를 가속화했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5월 FOMC 의사록도 낙관론을 지지하는 재료는 되지 못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기존보다 더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연준 실무진은 경기침체에 무게를 두는 듯한 경제전망을 제출한 점도 확인됐다.

위원들은 "성장과 고용에 대한 전망이 약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위원회는 어려운 상충관계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 실무진은 "실물 활동에 대한 위험은 하방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판단하며 "경기침체에 들어설 가능성이 거의 기본 전망만큼이나 크다"고 평가했다.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소재와 에너지, 유틸리티는 1% 이상 내렸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보합권에서 등락이 엇갈렸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뚜렷한 방향성은 피하는 분위기였다.

미국 의류업체 애버크롬비앤피치는 예상을 웃돈 1분기 호실적에 주가가 14% 급등했다. 개장 전 거래에선 27%까지 상승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올해 조정 EPS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약보합을 기록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집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타코(TACO) 트레이딩'이란 표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TACO는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준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TF) 칼럼니스트가 만든 풍자적 단어다.

트럼프는 '월가에서 회자되는 타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그건 불쾌한 질문"이라며 "그것은 협상이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7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75.6%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과 대동소이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35포인트(1.85%) 오른 19.31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4.50bp 상승한 4.479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9920%로 같은 기간 2.6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9780%로 3.80bp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46.8bp에서 48.7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금리는 뉴욕 거래가 본격화하기 직전 일중 저점을 찍고 반등에 나섰다. 유럽 거래까지 일본 국채(JGB) 40년물 입찰 부진 재료를 소화한 뒤로는 5년물 입찰에 대한 경계감이 오후 장 초반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는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4.5% 및 5.0% 레벨을 살짝 넘어서기도 했다. 10년물 금리는 4.5040%에서, 30년물 금리는 5.0100%에서 각각 일중 고점을 찍었다.

오후 1시 실시된 5년물 입찰 결과가 호조를 나타내자 중장기물 수익률은 장 후반까지 완만하게 상승폭을 축소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단기물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5년물 입찰에는 강력한 해외 수요가 유입된 가운데 시장 예상보다 소폭 낮게 수익률이 결정됐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700억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071%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3.995%에 비해 7.6p 높아졌다.

응찰률은 2.39배로 전달 2.41배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40배도 밑돌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0.4bp 하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해외투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78.4%로 전달에 비해 14.4%포인트 급등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크레딧사이츠(CreditSights Inc.)의 재커리 그리피스 투자등급 및 거시경제 전략 헤드는 "견조한 입찰로 보인다"면서 최근 미 국채 해외 수요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대규모 자금 이탈이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날은 7년물 440억달러어치 입찰이 예정돼 있다.

이날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선 AT&T를 비롯한 7개 기업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번 주 들어 발행액은 167억달러로, 시장 참가자들의 한주 예상치(약 200억달러)에 좀 더 근접했다.

오후 2시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영향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리 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고용이 둔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가운데 실무진(staff)이 경기침체에 무게를 두는 듯한 경제전망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실무진은 "실물 활동에 대한 위험은 하방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판단했으며, "경제가 경기침체(recession)에 들어설 가능성이 거의 기본 전망만큼이나 크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물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폭을 46bp 남짓으로, 전날보다 1bp 정도 낮춰 반영했다. 연내 25bp씩 두 번의 금리 인하가 확실하지 않다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4분께 연준이 오는 7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 75.6%에서 77.6%로 높여서 반영했다. 연말까지 연내 한번 인하에 그칠 가능성은 전장 26.2%에서 30.0%로 높아졌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4.903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가 144.330엔보다 0.573엔(0.40%)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5.076엔까지 오르며 145엔 선을 웃돌기도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2894달러로 전장 대비 0.00415달러(0.366%) 하락했다.

마로스 세프코비치 유럽연합(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미국과 항공, 반도체, 철강, 중요 광물 관련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프코비치 위원은 "세계 최대 교역국인 두 나라가 무역과 투자를 위한 최적의 틀을 찾아야 한다고 확신한다"면서 "궁극적으로 균형 잡힌 형상 결과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 외신에 따르면 EU는 역내 주요 기업에 상세한 미국 투자 계획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협상 지렛대로 삼기 위해서다.

달러인덱스는 99.913으로 전장 대비 0.321포인트(0.322%)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뉴욕장에서 내내 강세 압력을 받았다.

코페이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칼 샤모타는 "주말 유럽에 대한 관세 위협이 빠르게 완화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하고, 미국 경제 성장 궤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감소, 이것이 달러를 강세로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UBS글로벌 자산운용의 울리케 호프만 부르차르디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무역 상황은 실용주의가 결국 대립보다 우세할 것이라는 우리의 기본 입장과 일치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시장의 불안 조짐에 대응해 더욱 강경한 관세 정책을 완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시장의 관심을 끈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회의에서 "거의 모든(almost all)" 참가자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적일 수 있다는 위험에 대해 언급했다.

의사록은 "참가자들은 보다 장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일부(some)는 인플레이션이 오랜 기간 위원회의 목표를 웃돌았기 때문에 기대가 특히 민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기술했다.

참가자들은 더 나아가 "성장과 고용에 대한 전망이 약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위원회는 어려운 상충관계(difficult tradeoff)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인덱스는 이러한 내용의 FOMC 의사록을 소화하며 100 턱밑까지 올라섰다.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1.3837캐나다달러로 전장 대비 0.0016캐나다달러(0.116%) 올랐다.

시장 참여자는 오는 30일 발표하는 캐나다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나이트브릿지FX닷컴의 라힘 마다브지 사장은 "모든 시선이 금요일에 발표할 캐나다의 GDP 데이터에 쏠려 있다"면서 "캐나다 중앙은행이 정책을 결정할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달러-멕시코페소 환율은 19.4129페소로 전장 대비 0.1502페소(0.780%) 급등했다.

멕시코중앙은행은 이날 올해 멕시코의 GDP 성장률을 기존 0.6%(올해 2월 전망치)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은 1.8%에서 0.9%로 떨어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따라 멕시코 경제의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929위안으로 전장보다 0.0013위안(0.018%) 올랐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95달러(1.56%) 오른 배럴당 61.8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0.81달러(1.26%) 상승한 64.90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3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유가는 장 내내 오름세를 이어갔다. WTI는 한때 2.7% 남짓 급등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불장난하고 있다"는 경고를 내놓음에 따라 러시아 에너지 산업을 겨냥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됐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을 저지하기 위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군사 행동에 나설 위험도 부상했다. 이와 관련, 지난 27일 뉴욕타임스(NYT)는 중동 순방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로 설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13∼16일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이란의 핵 물질 농축 시설 등을 직접 공습하겠다는 의중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미국 정보당국 역시 이스라엘의 공격 준비 태세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핵 협상이 결렬될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12월 합의한 전체 원유 생산량 수준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6년 말까지 하루 약 200만 배럴의 감산이 유지된다.

다만 과거 자발적 감산에 참여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8개 주요 OPEC+ 회원국은 감산 물량을 단계적으로 되돌리는(증산) 과정 중에 있으며, 시장의 관심은 오는 31일 열리는 이들의 화상 회의에 쏠려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오는 7월 증산폭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다.

수요 측면에서는 여름철 여행 수요와 중동 지역의 냉방 전력 수요 증가가 유가 상승 재료로 꼽힌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전략가는 "올해 1분기 원유 시장은 공급 과잉 전망과 달리 거의 균형을 이뤘다"며 "수요 증가와 8개국의 일부 물량 복원 가능성이 맞물려, 유가는 향후 몇 달간 배럴당 60~70달러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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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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