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기까지 상업 운전…한전, UAE 원전 투자 수익 본격화
2016년 1.7조 투자…합작사 지분 18% 보유
전력 판매·배당 수익 구간 진입…추가 수주 '기대감'도
(세종=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국전력공사[015760]가 올해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운영과 투자에 따른 수익을 본격화한다.
작년 9월 '마지막' 4호기까지 상업 운전에 들어가며 1~4호기 모두 전력 생산에 돌입했다. 발전소 운영수익과 더불어 지분투자에 따른 배당이익이 발생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역대 최대'를 경신한 해외사업 투자회수액 기록을 올해 또 한 번 새로 쓸지 주목됐다.
[출처:한전]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UAE 바라카 원전 사업과 관련해 건설뿐 아니라 운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특히 운영 사업은 작년부터 향후 60년간, 즉 오는 2084년까지 지속되는 '장기 먹거리'다.
한전이 UAE의 원전 운영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지난 2016년 10월이다. 당시 UAE는 원전 건설 이후 운영·관리에 대한 고민이 컸다. 바라카 원전이 아랍 지역 최초의 원전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전에 SOS를 쳤고, 한전이 '오케이'를 하며 협력이 성사됐다. 한전은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추후 추가 원전 수주에도 도움이 될 걸로 판단했다고 한다.
협력 방식은 지분 투자를 통해 합작법인의 주요 주주사가 되는 것이었다. 사실상 공동 운영이지만 지분율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전 몫은 18%고 나머지 82%는 사업주인 에미리츠원자력공사(ENEC)가 보유하고 있다.
지분 투자 금액은 약 12억2천만 달러, 한화로 약 1조7천억원가량이다. 건설비용을 포함한 전체 사업비의 약 5% 안팎으로 알려진다.
구체적으로 한전은 현지 사업법인 ENEC 커머셜(옛 바라카 원 컴퍼니)과 운영법인 ENEC 오퍼레이션(옛 나와 에너지 컴퍼니)에 각각 18%씩 지분 투자를 했다. 전자는 바라카 원전의 개발과 재원 조달, 건설 및 전력 판매를 담당하고, 후자는 원전 및 관련 시설의 운전 유지보수 등 운영을 수행하는 곳이다.
한전은 보유 지분이 18%밖에 되지 않지만, 두 법인을 회계상 공동기업으로 분류한다. ENEC가 원전의 주요 운영과 관련해 한전의 동의를 받는 만큼, 사실상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이유다. 양사는 ENEC 브랜드화를 위해 작년 11월 사명을 현재의 것으로 바꿨다.
[출처:한전]
작년 9월 4호기가 상업 운전을 시작하며 한전이 운영·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2012년 7월 최초로 콘크리트 타설을 한 지 12년 만에 4호기 모두가 상업 운전에 착수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 UAE 원전의 가동률은 87%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78%) 대비 10%포인트(p)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력을 팔아 얻는 판매 수익 외에 영업활동 호조에 따른 배당 수익도 기대됐다. 한전은 2016년 지분투자 당시 60년간 예상되는 매출액을 494억 달러로, 배당금은 132억 달러로 예상했다.
한전 측은 현재 운영 수익에 대해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전의 올해 해외사업 매출과 투자회수액이 대폭 늘어날지도 주목됐다.
한전은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매출 3조원, 투자회수액 3천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새로 썼다. 전년 대비 매출 20%, 투자회수액은 126.4% 증가한 수치다. 투자회수액 중 2천900억원 이상이 배당이었다.
특히 한전은 UAE 당국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추후 바라카 5, 6호기 등에 대한 추가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향후 60년 동안 안정적으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추후 바라카 원전 5, 6호기 사업을 수주하는 데도 상당히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하에 18% 지분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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