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적 가정 아냐"…금융당국, 3월 산불피해 지급금 보험 킥스서 제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지난 3월 발생한 국내 대형 산불 피해로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금융당국이 이를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산출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30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3월 발생한 산불 사고에 대해 자연재해로 인한 지급금을 기초가정위험액 산출 대상에서 제외하는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했다.
기초가정위험액은 보험사 킥스 산출 항목 중 운영 위험액을 구성하는 요소로, 보험사는 생명보험계약 및 장기손해보험 계약으로 익스포저를 측정한다.
위험률 등 보험 요소로 인한 발생손해액을 대상으로 1년간 실제 지급금에서 예상 지급금을 차감해 산출한다.
보험금의 예상 지급액을 낙관적으로 추정할 경우 실제 지급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 손실을 내부통제 부실 관점에서 측정하는 것이다.
예상 지급액을 낙관적으로 가정할 경우 실제 지급액과의 차이가 벌어져 운영리스크가 증가하는 구조인 셈이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판결로 인한 보험금 지급 등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기초가정에 포함하지 않은 지급금을 실제 지급금에 포함해야 한다.
다만, 지난 3월 발생한 국내 대형 산불은 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됐다.
지난 산불이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로 손실이 발생한 것인 만큼, 보험사들이 이를 낙관적으로 가정해 실제 지급금이 예상 지급금을 초과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금융당국은 판단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올해 3월 발생한 산불 중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선포된 특별재난지역에서 발생한 사고 지급금을 올해 1분기 킥스 산출 과정에서 제외할 수 있게 된다.
운영위험액이 시장위험액, 신용위험액,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등 다른 요구자본 항목에 비해 규모가 작은 만큼 산불 피해의 기초가정위험액 제외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1분기 킥스 부담이 큰 보험사 입장에서는 킥스 하락을 조금이라도 방어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산불 피해와 관련해 화재보험, 재물보험, 자동차보험 등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들의 킥스 산출에 영향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초가정위험액은 보험사가 가정을 낙관적으로 하는 것에 대한 페널티 적인 성격으로 실제 차이를 조정하는 것인데, 이번 산불 피해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이번 3월 발생한 산불에 한해 제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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