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나 내리나…평균의 오류 들춰보니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올해 들어 집값은 올랐을까. 내렸을까.
전국 평균으로는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지역별로 보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 한쪽은 급등세 못지 않은 오름세를 보이는가 하면, 다른 한 쪽은 정반대다.
이 같은 평균이 가져오는 착시 현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월별 '전국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 가격은 올해 들어 누적 기준 0.16% 하락했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각각 0.10%, 0.06% 하락했으나 3월에는 0.01% 오르다 4월 들어 다시 0.02% 하락했다. 월평균 등락률은 0.05%로 1%에도 못 미쳤다. 거의 보합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전국 주택가격은 1년간 0.13% 올랐다. 월평균 등락률은 0.10%로 올해보다는 높았으나 직전년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한 2022년과 2023년에는 연간 주택가격이 각각 4.68%, 3.56% 하락했으며, 당시 월평균 등락률도 각각 0.43%, 0.41%에 달한다. 확실히 2022년~2023년 집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집값은 0.13% 오른 이후 올해 0.16% 하락하면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것만 보면 부동산 가격이 안정을 찾은 듯 보인다.
◇ 서울-지방 양극화 흐름 뚜렷…"안정과 거리 멀어"
정말로 부동산 가격은 안정을 찾은 걸까.
대답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주택시장의 뚜렷한 흐름 중 하나는 양극화였다.
서울과 지방, 넓게는 수도권과 지방이 완전히 반대의 흐름을 보이면서 이를 합친 주택 가격은 변동 폭이 작은 모습을 보였으나 지역별로 나눠보면 편차가 뚜렷했다.
얼마나 차이가 날까.
2023년 12월 이후 올해 4월까지 1년 4개월 동안 전국의 주택 가격은 0.03%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1.55% 올랐고, 지방의 주택 가격은 1.50% 하락했다. 거의 비슷한 폭만큼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서울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서울은 같은 기간 4.21%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대구는 5.26% 하락했으며 세종시는 6.30% 떨어졌다. 1년 4개월 동안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이었으며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세종이었다.
해당 기간 오름세를 보인 곳은 서울(+4.21%)과 경기도(+0.23%), 강원도(+0.65%), 전북(+0.24%) 등 4곳이 전부였으며 가장 많이 오른 서울과 그외 지역과의 격차도 컸다.
하락 폭도 세종과 대구는 5% 이상이었지만, 인천(-0.22%), 울산(-0.14%), 충북(-0.10%) 등은 하락세를 보였으나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 같은 지역도 편차 커…서초 10%↑Vs 도봉 0.38%↑
서울 내에서도 격차가 컸다.
1년 4개월 동안 서울은 평균 4.21% 오르는 동안 성동구(+9.49%), 서초구(+10.12%), 강남구(+9.39%), 송파구(+9.38%) 등은 서울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서울 내에서도 도봉구(+0.38%)는 0.5%에 못 미치는 상승률을 기록해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서구(+1.69%), 구로구(+1.66%), 금천구(+1.08%), 관악구(+1.08%)도 1%대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도 해당 기간 평균 0.23% 오르며 낮은 상승률을 보였으나, 경기도 내에서도 과천시(+9.74%)는 강남 못지않은 상승률을 보였다. 분당구(+4.57%), 영통구(+4.64%)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수도권의 가격이 지방과 달리 오른다는 뉴스가 오르내리는 동안 정작 수도권 내에서도 안성시(-3.70%), 평택시(-3.65%), 이천시(-3.14%), 일산동구(-2.03%), 일산서구(-2.68%) 등은 내림세를 보였다.
지방도 같은 기간 평균 1.50% 하락했으나, 부산의 해운대구(-5.35%), 대구 북구(-5.91%), 대구 달서구(-6.09%), 대구 달성군(-6.96%), 세종시(-6.30%), 경남 거제시(-9.03%) 등은 5%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지방 내에서도 같은 기간 뚜렷한 오름세를 보인 곳이 있다.
전북 전주(+3.03%), 전북 덕진구(+3.32%), 경북 영주시(+4.14%), 영천시(+4.25%), 상주시(+5.53%), 경남 진주시(+3.75%) 등은 3% 이상 올랐다.
양극화는 서울 내에서도, 지방 내에서도 일어난 셈이다.
◇ 정책 운용 까다로워져…"수요자 선택 제한에 양극화 심화"
이러한 양극화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정책 효과의 차별화, 지역 소멸 등과 같은 이슈로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주택 가격을 단순 평균화할 경우 평균의 오류에 빠져 잘못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책 운용을 더욱 어렵게 한다.
지방의 주택 가격이 1.5% 하락했으나, 지방 내에서도 경남 거제시가 9% 이상 하락하는 동안, 경북 상주시는 5% 이상 올라 둘 간의 격차는 14%p 이상에 달했다.
수도권에서도 주택 가격이 1.55% 올랐다고는 하지만, 서초구나 과천시가 9~10% 이상 오르는 동안 경기도 평택시나 이천시는 3% 이상 하락하면서 편차는 13%p 이상에 달했다.
수도권에 마냥 공급이 부족하니 공급을 확대하기도, 지방에 가격이 하락하니 수요 완화 대책을 내기도 쉽지 않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를 넘어, 서울 내에서도 강남 3구와 그 외곽 등으로 양극화가 커지는 추세"라며 "주식에서 우량주에 투자하듯 안정성과 성장성에 투자하는 경향과 비슷한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자산가치의 상승이 느린 곳보다 한 개의 프리미엄 자산에 올인하는 똘똘한 한 채, 상급지로 갈아타기 전략 등이 최근의 추세"라며 "지금은 경기도 좋지 않아 차기 정부가 누가되더라도 수요자의 선택이 제한돼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부동산원]
[출처: 한국부동산원]
[출처: 한국부동산원]
[출처: 한국부동산원]
[출처: 한국부동산원]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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