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있는 PBR의 다른 말은 ‘청산가치’다. 저 PBR 기업이 속출하는 지금, 무작정 싼 것은 매력이 아니다. ‘청산가치를 방어’하고 있고, 유동성 리스크에 맞서 ‘생존의심이 적은’ 기업에 주목한다.
■PBR의 사전적 의미와 한국주식들의 상황 책에 있는 PBR의 뜻은 ‘이 기업이 청산됐을 때 투자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다. 이 관점에서 보면, 떨어진 이유가 이성이든 감성이든, PBR 1배 미만이 됐다는 뜻은 ‘이대로는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다’라는 걱정이 반영된 것이다. 지금 한국 주식 (KS+KQ) 중 PBR 1배 미만 기업이 69%를 차지한다. 금융위기 때는 80%에 달했다. 심지어 청산가치의 절반만큼도 평가를 못 받는 PBR 0.5배 미만 기업이 41%인데, 금융위기 때는 47%였다.
■싸다는 것은 매력이 아니다. 지켜냈다는 것이 매력이다 이성을 갖고 우선적으로 지켜볼 기업들은 PBR 0.5배 또는 PBR 1배를 지켜내는, ‘청산가치를 방어하는’ 기업들이다. 금융위기 후 저점을 탈출할 때 종목별 PBR대가 어떻게 변했는지 돌아보면 (하단 표), 폭락에도 PBR 0.5배와 1배를 지켜냈던 기업들이 PBR대가 올라가는 비율이 높다. 그리고 이들은 PBR대가 두 단계 이상 뛰어넘는 경우도 많다. 반면 0.5배 미만은 상승을 주도했다고 할 수 있는 두 단계 이상 상승이 가장 적었다. 위기가 지나가면 가장 먼저 재평가 받는 기업들은 위기의 순간에도 ‘청산가치의 최소 절반’이라는 마지노선을 지켜냈던 주식인 것이다. 위기가 와서 싸졌다는 것 자체는 매력이 아니고, 위기에서도 지켜냈다는 것이 매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