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방향성 없는 등락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경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당장 중요한 변수는 5월 물가지표와 6월 FOMC 결과이지만, 궁극적으로 시장이 넘어야 하는 것은 경기 둔화다. 수요 둔화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기업들은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하거나 신규 고용 계획을 축소 및 중단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단기적으로 불확실한 요인들이 해소돼도 증시의 추세 반등을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증시 추가 하락 시 선방할 수 있는 업종을 고민해 볼 만한 시점이다.
■과거 하락장의 선방 업종들, 핵심은 낮은 멀티플보다 중기 이익 전망 상향
현재 S&P 500은 전고점 대비 14% 낮은 수준으로, 추가 하락 시 하락장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하락장에서는 어떤 업종이 상대적으로 선방했을까? IT버블 하락장과 금융위기 하락장 두 사례를 중심으로 업종별 성과와 특징을 살펴봤다. 두 사례의 수익률 선방 업종들은 공통적으로 이익 성장 전망 측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각 하락장 진입 이전 (조정장 기간 중)에 위기 다음 해 (2002년과 2009년) EPS 컨센서스가 많이 상향 (또는 덜 하향)된 업종일수록 상대 수익률이 높았다. 두 사례 모두 경기 침체를 겪었기 때문에, 실적 타격이 적거나 빠른 회복이 기대되는 업종의 투자 매력이 부각된 것이다. IT버블 하락장에서는 가정/개인용품, 헬스케어장비/서비스, 음식료/담배 업종이, 금융위기 하락장에서는 제약/생명과학, 음식료/담배, 음식료/유통 업종이 수익률 상위권에 있다.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이익 증가율의 변동성이 작은 필수소비, 헬스케어 등 방어 업종이 많이 포함돼 있다. 참고로, 두 사례에서 하락장 진입 이전 밸류에이션 멀티플 하락 강도는 업종별 수익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락장의 업종 선별에서 ‘얼마나 싸졌는지’보다 ‘얼마나 펀더멘털이 안정적인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