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금융기관의 기후 이니셔티브 탈퇴가 가속화되며 글로벌 ESG 투자의 전환 시기가 도래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AUM 11조 달러)은 1월 9일 넷제로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 (이하, NZAM) 탈퇴를 선언했으며, 이는 지난해 12월 미국 6대 은행의 넷제로 은행연합 (NZBA) 탈퇴에 이은 결정이다. 블랙록은 탈퇴 이유로 ESG 투자정책으로 인한 경영 혼란과 법적 조사를 언급했다. 특히 텍사스주 등 11개 공화당 주가 제기한 반독점법 위반 소송과 하원 법사위원회의 'ESG 담합' 조사가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NZAM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1월 13일 회원사 모니터링 중단과 함께 활동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다.
아직은 이러한 움직임이 금융권의 기후변화 대응을 포기하거나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영국 성공회 연금위원회의 애덤 매튜스 책임투자 최고책임자는 "기후 동맹은 공통의 프레임워크 구축 단계에서 유용했으나, 이제는 실질적인 자본 배분과 투자 결정의 영향력을 보여줄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블랙록을 포함한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탈퇴 이후에도 기존의 ESG 투자 전략과 넷제로 목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지속가능금융그룹의 벤 칼더콧 디렉터는 "이번 탈퇴가 포트폴리오 조정보다 실제 배출량 감축으로 초점이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