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 발표는 관세 우려를 완화시켜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나 상승은 제한적일 것
ㅡ 현대차그룹이 210억 달러의 미국 투자계획을 밝혔다. 발표된 내용에는 기존에 이미 공개된 투자 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동차 주식에 반영된 관세 관련 우려를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가에 긍정적이나, 주가 상승의 지속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물류, 철강, 미래산업 및 외부협력 등에 210억 달러의 투자 발표
ㅡ 2025년 3월 24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백악관에서 미국에 2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90억 달러는 미국 자동차 공장에 대한 투자로 연간 12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고, 60억 달러는 부품 물류, 철강에 대한 투자, 60억 달러는 전기차 충전 등 미래산업 투자 및 대외협력 투자다.
■이번 발표의 상당 부분은 기존 투자 계획을 재확인하는 것
ㅡ 우선 90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 공장 투자는 신규 투자라기보다는 기존 투자계획의 재확인이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10월 HMGMA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 연간 30만대 규모)를 가동해 기존 미국 생산 능력 (연간 70만대 = 현대차 앨러배마 연간 36만대, 기아 조지아 연간 34만대)과 더불어 연간 1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었다. 이에 더해 HMGMA는 향후 연간 생산능력을 20만대 더 늘릴 예정이었으며, 어제 발표된 연간 120만대는 이를 포함한 투자 계획을 재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ㅡ 60억 달러의 부품, 물류, 철강 비즈니스 투자의 핵심은 철강이다. 현대제철의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58억 달러를 들여 루이지애나에 전기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투자 등은 HMGMA 건설에 맞춰 진행되는 것을 재확인하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ㅡ 60억 달러의 미래 산업 및 대외협력 투자도 Boston Dynamics, Nvidia, Supernal 등 기존에 진행해오던 투자 또는 협력을 재확인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트럼프에게 자랑거리를 만들어줬다는 점
ㅡ 이번 발표로 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KB증권은 판단한다. ㅡ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할 것이며, 미국에서 생산되는 것들은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라고 말해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이 관세 압박으로 자신이 얻어낸 성과임을 주장했다. 이는 관세 압박이 해외 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투자를 얻어내기 위한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뜻이므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자체가 관세 압박의 목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주가는 어떻게 될까?
ㅡ 이번 이벤트가 한국 자동차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나, 지속성은 약할 것으로 보인다.
ㅡ 관세 압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최근 주가에 이미 일부 반영되고 있었다. 4월 2일 상계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등 특정 산업에 대한 과세는 없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 (2025년 3월 24일 WSJ)가 있었고, KB증권 또한 관세 부과가 미국의 협상 카드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2025년 2월 10일 KB증권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 무서워도 똑바로 바라보자”). ㅡ 또한 재고 및 인센티브 증가, 자율주행 등 미래차 개발 경쟁의 어려움 등도 주가에 계속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