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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리즘

Thatcherism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영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추진했던 사회·경제 정책을 통칭하는 말. 공기업 민영화, 재정지출 삭감, 규제 완화와 경쟁 촉진 등을 포함한다. 민간의 자율적 경제활동을 중시하는 통화주의에 입각해 강력한 경제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에 영국식 신자유주의의 핵심 이념으로 꼽힌다. 대처리즘의 주요 정책인 민영화는 당시로선 획기적이었다. 사회주의 국가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국영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가 영국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실업자가 160만명에 달하고 이자율과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영국병’에 시달리고 있던 영국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대처는 작은 정부, 시장경제 및 경쟁주의,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전격 단행했다.

특히 수송 에너지 통신 철강 조선 등 영국의 기반을 이루는 산업이 국영화됐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 가스 전기 통신 수도 석탄 철강 항공 자동차 등 대부분의 국영기업을 민영화했다. 취임 첫해였던 1979년 국영기업에서 일하는 영국의 노동자 수는 200만명이었지만 민영화를 거친 1988년에는 절반인 100만명으로 줄었다. 국영기업의 생산량도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의 10분의 1에서 6%로 감소했다. 대처의 강도 높은 공기업 구조조정을 거친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는 정비사들의 파업이 크게 줄어 ‘정시에 출발할 수 없는 항공사’라는 오명을 벗기도 했다.

공기업 민영화로 대표되는 이 대처리즘은 우파 진영에선 영국병을 치유하고 영국을 다시 번영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영화가 재정수입 증대, 노조 약화, 경영 효율성 향상, 자본시장 발전 등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대처 이후 1997년 집권한 노동당 정부가 10년 동안 연 3%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영국의 경제성장 신화를 이룩한 것도 사실상 대처리즘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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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

Anonymous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인터넷 해커들의 집단. `익명'이라는 뜻의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전세계에 점조직으로 있으며 회원은 3,000명정도로 추정된다. 컴퓨터 해킹을 투쟁수단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행동주의자들로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는 사회나 국가 등 특정 대상에 대해 공격을 가하는 핵티비스트(hacktivist:hacking+activist)로 간주된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4챈(4chan)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어나니머스는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사기 행각을 벌이는 블랙 해커(black hacker)와 달리 표현의 자유, 사회 정의를 추구하며 부패와 폭력에 저항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로고와 상징은 ‘가이 포크스 가면’이다. 가이 포크스는 1605년 11월 영국 왕실의 가톨릭·청교도 탄압에 항의해 의회 건물을 폭파하려다 실패한 인물이다. 그가 처형된 뒤 사람들은 그를 ‘왕실에 저항한 혁명가’로 추앙하며 11월 5일을 ‘가이 포크스 데이’로 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다.

그의 얘기를 다룬 소설과 영화 ‘브이 포 벤데타’가 인기를 끌면서 그는 독재자를 상대로 싸우는 저항의 아이콘이 됐다. 어나니머스도 2008년 그의 가면을 상징으로 채택했다.

어나니머스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0년 말 미국 정부 외교 기밀문서를 폭로한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선언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기부금 결제를 막은 마스타카드, 비자, 페이팔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도 감행했다.

2010년에는 이란 국민에 가해지는 지독한 정보 검열에 분개해 이란 정부의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시도하였고 2011년 아랍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자 어나니머스는 아랍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튀니지, 이집트 등 독재국가 정부 사이트를 공격해 마비시켰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해 어나니머스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100인'중 하나로 선정했다.

2011년에는 소니사의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를 집중 공격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4월 북한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가입자 1만 5천여 명의 신상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2015년에는 파리 테러의 주범인 IS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트위터 계정 10만여 개와 웹사이트 149개를 막아 버렸다. IS대원들의 IP를 추적해 주소를 공개하기도 했고 세계 일곱 곳에 대한 IS의 테러 계획까지 까발려 추가 범죄를 막았다.

어나니머스는 2021년 6월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게 ‘경고 영상’을 보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머스크가 잇단 비트코인 관련 글로 시세 급등락을 부추기면서 많은 사람의 인생을 파괴했다”며 “암호화폐 시세 장난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테슬라의 수입원이 자동차보다 암호화폐와 정부 보조금이라는 직격탄까지 날렸다.

특정 개인을 상대로 한 어나니머스의 선전포고는 매우 이례적이다. 머스크의 언행이 개인 차원을 넘어 세계 경제와 소비자를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는 어나니머스의 영향력이 정치·사회뿐 아니라 자본 영역으로 넓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