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런던의 위상이 낮아지고 있는가?

시리즈 총 5화
20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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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브렉시트에서 시작된 영국 경제의 변화

[금융사 이전] 런던은 브렉시트로 ‘패스포팅(Passporting)’⁴ 권리를 상실하며 유럽연합(EU)의 단일 시장 접근 권한을 잃음. 이로 인해 금융사는 물론 파생상품 청산과 같은 금융 서비스도 프랑크푸르트, 파리, 암스테르담 등 해외로 이전하는 사례가 증가하며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가 약화되기 시작
 

  • JP모건은 2020년 유럽 본부를 런던에서 파리로 옮긴 뒤 직원 수를 2019년 대비 22배 증가한 550여 명까지 늘렸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도 2018년 런던에 있던 유럽 본부를 파리로 이전한 뒤 규모를 2016년 대비 6배 확장⁵

  • EU의 주요 금융당국 역시 2019년 EU은행위원회 본부를 시작으로 모두 런던을 떠나 파리로 이전

    - 언스트앤드영(EY)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21년 사이 7,600여 개의 전문직 일자리와 1조 3천억 유로 규모의 자산이 런던에서 유럽으로 이전

⁴ EU 권역에 있는 한 국가에서 설립 인가를 받으면 다른 국가에 지점 개설 시 별도 인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 제도

⁵ 《한국경제》 2023.5.1, “‘브렉시트’로 유럽 금융 수도 런던 쇠락… 파리 새 허브로 부상”

○ [경제 성장률 둔화] 브렉시트 이후 지속되는 경제 불확실성과 기업의 투자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영국은 경제 전반적으로 EU 평균 대비 저조한 성장세를 보임
 

  • 2019년 영국의 실질GDP 성장률은 1.6%로 독일(1.0%), 프랑스(2.1%) 등 유럽 주요국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으나 2020년 공식적인 EU 탈퇴와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며 -10.3%로 사상 최악의 침체를 경험

  • 팬데믹 이후 2021년 실질GDP 성장률은 과도한 하락분에 대한 기저 효과가 작용해 8.6%로 반등했으나, 2022년 다시 4.8%로 둔화되며 구조적 문제가 표면화되었고 2023년에도 0.3%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

    - 특히 2023년 4분기에는 -1.3%로 주요 7개국(G7) 중 최저치를 기록하며 기술적 경기 침체에 진입

  • 2016년에서 2024년 실질GDP 누적 성장률은 8.2%로 브렉시트 미실행 시나리오(13.4%) 성장률 대비 5.2%p 낮음.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1인당 GDP는 노동생산성 증가율 저하로 2016년 국민투표 이후 4% 증가하는 데 그치며 유로존(8%), 미국(15%)에 비해 부진

    - 브렉시트로 교역과 투자가 감소하고 노동시장이 침체된 것이 1인당 GDP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 영국의 총 수출입은 무역 장벽 증가와 공급망 이동으로 비교 대상 국가 대비 15%가량 적음

  • 영국과 EU 사이의 무역은 브렉시트 전인 2020년 12월에서 브렉시트 후인 2021년 11월 사이 13.6% 감소. 이는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기업의 투자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

국가별 GDP 성장률(%)

'국가별' 'GDP 성장률'을 정리한 그래프이다.

자료: <경제협력개발기구 경제 전망(OECD Economic Outlook)>(2024)

② 런던증권거래소의 하향세

○ 런던증권거래소는 브렉시트 충격의 장기화, 산업 구조적 취약성 등의 국가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과 상장 시장의 역동성 상실, 유동성 이탈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상장 기업 수와 시가총액, 거래량 등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옴
 

  • 2021년 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일평균 주식 거래 규모가 전월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며 런던을 제치고 유럽 최대 주식 거래 중심지에 등극하면서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런던의 위상 저하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 2022년 11월 프랑스 증시의 시가총액(2조 8,230억 달러)이 19년 만에 처음으로 영국 증시의 시가총액(2조 8,210억 달러)를 추월

  • 런던증권거래소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27개 기업이 신규 상장되었으나 142개 기업이 상장을 폐지하면서 18개월 연속 상장 기업 수가 감소

  • ① 엄격한 상장 요건(과도하게 제한적 지배구조 및 관련 규정)

    -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가 경직되어 대주주·이사회·정부 등 특정 이해 관계자에 의해 과도하게 통제되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상장 규정으로 인해 혁신 기업 유치가 어려움

  • ② 상장 기업에 대한 낮은 가치 평가 및 상장 후 실적 저조

    - 영국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비율)⁶은 2024년 11월 약 11.4배로 S&P 500 지수의 22.1배에 비해 크게 낮음. 이는 같은 기업이라도 런던에 상장하면 낮은 가치로 평가받는다는 의미

⁶ 기업의 주식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며,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얼마나 높게 형성되어 있는가를 나타냄

  • ③ 사모펀드 발달로 인한 거래 감소

    - 사모펀드는 비상장 기업 투자나 상장 기업을 비상장화를 통해 거래소의 상장 기업 수를 줄이고, 장기적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추어 주식 거래 빈도가 낮음. 이로 인해 주식 거래량이 줄면서 전체 유동성이 낮아지고 투자자들이 원하는 시점에 거래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하여 거래소의 경쟁력 저하 유발

  • ④ 국내 투자자의 배당주 위주 투자 성향 및 연기금의 영국 내 주식 투자 감소

    - 장기 보유 전략에 기반한 배당주 중심 투자가 증가하면 주식시장의 거래 빈도가 낮아짐. 또한 배당을 하지 않거나 배당률이 낮은 스타트업·기술 기업에 대한 관심이 낮으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거래 유동성이 떨어져 시장 전체의 거래량이 감소

    -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는 경우 기관 투자자의 신뢰가 저하하고, 해외 투자자 사이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서 가치가 떨어져 거래량이 감소

  • ⑤ 전통 산업 중심의 시장경제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 부족

    - 영국 증시는 금융, 에너지, 소비재, 부동산 등 전통 산업 중심으로 형성되어 신성장, 혁신 기업이 부족하고 이에 대한 투자 환경이 취약. 이는 시장의 활력 및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 적다는 의미로 투자자의 관심과 거래량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

③ 글로벌 금융 허브를 향한 경쟁 심화

[아시아, 중동 금융시장의 성장] 아시아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홍콩, 싱가포르 등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위상이 강화하며 런던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약화

 

  • 국제금융센터지수에서 홍콩과 싱가포르가 금융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런던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양상

    - 홍콩은 2023.9월 741점으로 4위에서 2024년 9월 749점으로 3위로 한 단계 상승. 싱가포르는 2023년 9월 742점으로 3위에서 2024년 9월 홍콩에 밀려 4위로 하락했지만 지수는 747로 증가

  • 두바이도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면서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금융 허브로 부상 중

[부동의 1위 미국 뉴욕] 뉴욕은 우월적인 자본시장 규모와 유동성, 규제 환경의 유연성, 달러 패권의 구조적 이점에 기반한 글로벌 경제 영향력 등을 앞세워 세계 최고 금융 허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짐

 

  •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모두 미국에 상장

  •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전 세계 시가총액 절반을 차지하며 2위 런던증권거래소와 격차를 확대. 2023년 나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중 55%가 해외 기업이며 상장 비중이 40%에 육박

    - 뉴욕증권거래소가 안정적으로 세계 최고 금융센터 지위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광범위한 투자자 풀과 풍부한 유동성을 갖춘 자본 밀집 ▲낮은 밸류에이션의 사업 초기 적자 기업에 대한 높은 기업 가치 부여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수천억 달러의 인프라 투자 예고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⁷ 등 빅테크 기업의 급성장 등이 존재

⁷ 2023년 상반기 미국 증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7개의 빅테크기업을 일컫는 말로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닷컴, 알파벳, 테슬라가 이에 해당

국제금융센터지수(2023.9월) 산업별 순위

'국제금융센터지수' 산업별 순위를 국가 기준으로 나열한 표이다.

자료: 지옌, 중국종합개발연구원

국제금융센터지수(2024.9월) 산업별 순위

'국제금융센터지수' 산업별 순위를 국가 기준으로 나열한 표이다.

자료: 지옌, 중국종합개발연구원

전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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