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원대 전기차 블랙 배지 스펙터. 벤틀리 컨티넨탈 GT 2대 값어치 할까?

롤스로이스가 브랜드 최초 전기차 스펙터의 고성능 모델이자 ‘다크’한 매력을 강조한 블랙 배지 스펙터를 공개했습니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롤스로이스의 2도어 전기차 스펙터의 성능을 한층 강화하고 어두운 내면을 강조한 모델로, 최고출력 659마력, 최대토크 109.6kg.m를 발휘하는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모델입니다.

스펙터는 브랜드 최초 전기차에 대한 우려의 시선과는 달리 2024년 롤스로이스에서 두 번째로 많은 주문을 기록한 모델이고,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롤스로이스였습니다. 스펙터에 고성능 파워트레인과 ‘다크’한 럭셔리 감각을 더한 블랙 배지 스펙터는 이러한 판매 고공행진에 더더욱 탄력을 붙여 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품고 출시한 4세대 벤틀리 컨티넨탈 GT 스피드와 비교하며 고성능 럭셔리 2도어 쿠페의 전동화 시대 대결 구도를 조망해 보겠습니다.  

1. 검정과 보라색으로 누아르 분위기 풍기는 베이퍼 바이올렛 외관 컬러. 아이스 블랙 보닛 컬러와 ‘웨이프트’ 라인 옵션 마련

롤스로이스는 블랙 배지 스펙터가 브랜드 내에서 가장 강력하고 대담한 모델이라고 소개합니다. 롤스로이스는 블랙 배지 스펙터에 검은색과 보라색이 조화를 이루는 베이퍼 바이올렛 외관 컬러를 처음 사용했는데요.

1980년대와 1990년대 클럽 문화의 네온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은 짙은 블랙-바이올렛 조합의 새로운 베이퍼 바이올렛 페인트 마감으로 글로벌 데뷔를 한 이면에는 전통적인 럭셔리 코드를 벗어나 과감하게 강력한 존재감을 강조하는 ‘블랙 배지’만의 매력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여느 롤스로이스와 마찬가지로 힘들이지 않고 주행하는 모델이지만 강렬함, 즉각성, 그리고 정확성을 가미해 럭셔리의 어두운 내면을 ‘누아르’풍으로 표면화하는 모델입니다. 또한 아이스 블랙 컬러 페인트로 보닛을 칠할 수 있는데요. 이는 44,000종의 브랜드 색상 팔레트와 짝을 이루며 대담한 대비를 만들어냅니다.

롤스로이스를 주문하면 비스포크 디자이너와 협력하여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스포크 색조를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웨이프트’ 코치라인을 더해 날렵한 차체 라인을 더욱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차체 하단 3분의 1 지점 측면에 선명한 가로 라인을 더해 당당한 디자인과 늘씬한 차체 비율을 미묘하게 강조하죠.

또한 블랙 배지 스펙터는 새로운 23인치 5스포크 단조 알루미늄 휠이 들어갑니다. 또한 그릴 조명 색상을 선택할 수 있어 퍼플, 찰스 블루, 샤르트뢰즈, 포지 옐로우, 터키석 색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2. 별빛 수놓은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와 무한대 기호로 드러낸 반항적인 성향. 특수 제조 공법으로 제작한 내장재

실내는 반항적인 성향과 대담한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 실내는 대시보드가 별빛처럼 은은한 조명으로 빛나는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와 블랙 배지를 상징하는 인피니티 로고(무한대 기호)로 남다른 매력을 강조했습니다.

실내에는 다양한 크기와 밝기의 별빛을 수놓았는데요. 5,500개 이상의 광원이 끝없는 깊이감을 선사하는 밤하늘을 형상화합니다. 무한한 힘을 상징하는 인피니티 엠블럼은 한때 블랙 배지의 넘치는 힘을 상징하며 운전자에게 더욱 짜릿한 주행성과 끝없는 주신감을 부여합니다. 

디지털 계기판은 롤스로이스 인포테인먼트 운영 체제 ‘스피릿’을 통해 맞춤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실내 표면은 매우 복잡하고 기술적인 마감 기술로 완성했는데요. 검은색 목재를 바탕으로 탄소섬유 층 사이에 고급 금속 소재 실을 다이아몬드 패턴으로 배치하는 수작업을 통해 제작했습니다.

이 특별한 내장재는 6겹의 옻칠로 덮어 광택을 살리고 작업자가 손으로 연마하여 마감함으로써 눈에 띄는 깊이감과 선명도를 살렸습니다. 

3. 제로백 4.2초! 최고출력 659마력, 최대토크 109.6kg.m! 항공기 엔진에서 영감 받은 주행 모드까지

블랙 배지 스펙터는 기본형 모델 2도어 전기차 스펙터의 고성능 버전답게 한층 강력한 힘과 성능을 자랑합니다. 최고출력은 659마력으로 기본형보다 74마력 높고, 최대토크는 109.6kg.m로 기본형보다 17.8kg.m 강력합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기록은 4.2초로 기본형보다 0.3초 빠릅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WLTP 기준 493km로 WLTP 기준 517km인 기본형(국내 인증 기준 398km)보다 24km 짧습니다. 

블랙 배지 스펙터에는 슈퍼마린 스핏파이어를 비롯한 롤스로이스의 멀린 엔진으로 구동하는 항공기에서 영감을 얻은 주행 모드가 들어가는데요. 인피니티 모드는 스티어링 휠에 자리잡은 무한대 로고 버튼을 눌러 활성화하며 659마력의 최고출력을 모두 쏟아낼 수 있는 주행 모드입니다.

또한 스피릿 모드는 스포츠카의 런치 컨트롤 모드와 유사합니다.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동시에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 차가 햅틱 반응과 계기판 메시지로 준비되었다는 신호를 보내면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최대 가속력으로 제로백 4.2초의 파괴력을 선보입니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스티어링 휠이 더 묵직하고 생생하게 반응하며, 개선된 서스펜션 댐퍼로 차체 제어력을 향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롤스로이스 특유의 ‘매직 카펫 라이드’ 승차감은 고스란히 유지했습니다.

4. 전동화 시대 접어든 럭셔리 2도어 쿠페 고성능 버전, 벤틀리 컨티넨탈 GT 스피드와 비교

자동차 업계가 전동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럭셔리 브랜드의 변화도 점입가경입니다. 롤스로이스가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스펙터를 내놓고 스펙터의 고성능 버전인 블랙 배지 스펙터를 선보이는 동안, 벤틀리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2도어 GT카인 컨티넨탈 GT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녹여냈는데요.

지난해 6월 공개한 신형 컨티넨탈 GT 스피드는 이전 모델의 MSB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68%의 요소를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특히 기존 V8 4.0L, W12 6.0L 엔진 대신 V8 4.0L 트윈터보 엔진에 25.9kWh 리튬이온 배터리와 190마력 전기모터를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도입해 최고출력 782마력을 발휘합니다.

럭셔리카 세계를 양분하는 벤틀리와 롤스로이스의 새로운 전동화 2도어 모델의 고성능 버전, 블랙 배지 스펙터와 컨티넨탈 GT 스피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두 모델은 브랜드의 대표적인 디자인 요소를 고스란히 간직하면서 새로운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품어냈는데요. 블랙 배지 고스트는 판테온 그릴과 그 좌우에 배치한 가로형 램프, 싹둑 자른 듯 편평한 전면부와 단순한 라인과 평면으로 구성한 차체 등 롤스로이스 고유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반면, 컨티넨탈 GT 스피드는 원형 헤드램프와 매시 그릴, 육감적인 곡선을 강조한 차체 라인, 근육질 리어 펜더와 같은 상반된 요소로 고유 디자인 방향성을 드러냅니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대담하고 호쾌한 감각으로, 컨티넨탈 GT 스피드는 세련되고 우아하며 육감적인 방식으로 럭셔리 감성을 물씬 풍깁니다. 

차체 크기는 블랙 배지 스펙터가 큽니다. 차체 길이 5,453mm로 컨티넨탈 GT 스피드보다 558mm나 길죠. 차체 높이 역시 블랙 배지 스펙터가 한층 높은데요. 배터리팩을 차체 하단에 깐 전기차답게 1,559mm로 컨티넨탈 GT 스피드보다 162mm나 높습니다. 

차체 무게는 102.0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품은 블랙 배지 스펙터가 더 묵직합니다. 2,975kg으로 V8 4.0L 트윈터보 엔진과 25.9kWh 배터리를 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컨티넨탈 GT 스피드보다 516kg 더 무겁죠. 

실내 디자인은 두 모델 모두 극도로 고급스럽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른데요. 블랙 배지 스펙터는 깊이 있는 어둠을 표현한 모델답게 어두운 톤의 색상을 중심으로 별빛을 표현한 5,500개 이상의 광원으로 특별한 매력을 표현합니다. 컨티넨탈 GT 스피드는 3개의 면을 로테이팅 방식으로 바꿀 수 있는 대시보드와 정교하고 섬세한 폭스바겐 그룹 고급차 특유의 매력을 잘 드러냅니다. 

두 모델의 럭셔리 감성은 물리 버튼과 다이얼과 같은 아날로그 요소를 디지털 시스템과 조화롭게 구성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데요.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신기술보다 장인정신을 담은 소재와 촉감에 주안점을 맞췄다는 점 역시 두 모델의 공통된 매력 요소입니다. 

두 모델은 파워트레인 구성이 완전히 다릅니다. 블랙 배지 고스트는 102.0kWh 배터리와 전기모터 2개를 조합해 네 바퀴를 굴리는 반면, 컨티넨탈 GT 스피드는 V8 4.0L 트윈터보 엔진과 25.9kWh 배터리, 그리고 전기모터를 결합해 네 바퀴를 굴립니다. 최고출력은 782마력에 이르는 컨티넨탈 GT 스피드가 블랙 배지 고스트보다 123마력 강력합니다.

순간적인 힘으로 묵직한 럭셔리카의 차체를 이끄는 데 필요한 최대토크는 블랙 배지 고스트가 109.6kg.m로 102.0kg.m인 컨티넨탈 GT 스피드를 약간 앞섭니다. 최고시속은 내연기관 엔진을 간직한 컨티넨탈 GT 스피드가 훨씬 높은데요. 시속 335km로 블랙 배지 고스트의 250km보다 시속 85km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제로백 가속 역시 컨티넨탈 GT 스피드가 압도적입니다. 3.2초로 블랙 배지 고스트보다 1초나 앞서죠. 다만, 고급차에 필수적인 정숙성과 진동 없이 안락한 승차감 면에선 전기차인 블랙 배지 스펙터가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롤스로이스 스펙터는 2023년 국내 시장에 출시에 기본 가격 6억2,200만 원에 판매 중인데요. 블랙 배지 스펙터는 미국 기준 49만달러(7억1,650만 원)로 한층 높은 가격에 판매합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출시한 신형 컨티넨탈 GT 스피드는 그 절반 수준인 3억4,610만 원에 판매 중입니다.

컨버터블 버전인 컨티넨탈 GTC 스피드도 3억8,020만 원에 불과(?)하죠. 10만 대 생산을 코앞에 둔 벤틀리 대표 인기 모델 컨티넨탈 GT와 롤스로이스 전기차 시대의 시작점인 스펙터, 그 고성능 모델은 생김새, 분위기, 파워트레인 구성, 성능, 매력 요소뿐만 아니라, 가격대까지 상당히 다른데요.

7억 원대부터 손에 넣을 수 있는 전기차 블랙 배지 고스트와 3억 원대 중반부터 구매할 수 있는 컨티넨탈 GT 스피드, 여러분의 선택은 어떤 모델인가요? 경제력이 뒷받침된다면, 선택은 가성비보다는 취향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