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CLA 전기차, 2시리즈 그란쿠페보다 34% 비싸고 31% 무겁다

벤츠가 준중형 4도어 쿠페 CLA 3세대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신형 CLA는 디지털화, 전기화에 큰 노력을 기울인 모델입니다. 143개의 삼각별 패턴으로 구성한 전면부 그릴, 삼각별 디테일을 넣은 앞뒤 램프 등을 적용해 외관 디자인을 새롭게 가다듬었고, 실내에 MBUX 슈퍼 스크린을 담았습니다.

신형 CLA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은 내연기관 버전과 전기차 버전으로 나눠 출시하고, 전기차 모델의 경우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최대 792km에 이릅니다. 스타일과 파워트레인 면에서 큰 폭으로 변화한 신형 CLA의 디자인과 성능을 살펴보고, 한 발 앞서 공개한 경쟁 모델 BMW 2시리즈 그란쿠페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1. 길이 28mm, 휠베이스 60mm 확장. 142개 삼각별 패턴 조명으로 꾸민 신형 그릴. 공기저항계수 0.21 매끈한 차체 라인

신형 CLA는 모델 고유의 4도어 패스트백 쿠페 실루엣을 고스란히 유지했습니다. 차체 크기는 이전보다 한층 커졌습니다. 길이가 4,695mm에서 4,723mm로 28mm 늘어났고, 휠베이스는 2,730mm에서 2790mm로 60mm나 확장했습니다.

낮은 루프, 파워 돔이 솟아오른 보닛, 최대 19인치의 큰 휠 덕분에 역동적인 비율을 띱니다. 전기차 버전은 보닛 아래 101L의 프렁크(앞 트렁크)를 마련했습니다. 트렁크 기본 적재용량은 405L로 쿠페형 모델치고 나쁘지 않은 수준이죠. 

전기차 버전은 그릴에 142개의 삼각별 패턴을 배치했고, 중앙 로고와 그릴 내 삼각별 패턴에 조명이 들어옵니다. 삼각별 패턴 조명은 웰컴 및 굿바이 세리머니 기능으로 탑승자에게 만족감을 줍니다. 다만, 내연기관 모델은 라이데이터 그릴 테두리에만 조명이 들어옵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그래픽에도 삼각별을 형상화한 광원을 담았습니다.

최신 유행에 따라 앞뒤 램프를 좌우로 잇는 라이트 바를 배치해 실제보다 가로로 넓어 보입니다. 매끈한 차체 덕분에 공기저항계수(Cd)는 0.21에 불과합니다. 차체 옆면을 매끈하게 지켜주는 오토플러시 도어가 뛰어난 공기역학 성능에 한 몫했죠.

2. 10.25, 14, 14인치 스크린 세 개 연이은 MBUX 슈퍼스크린에 젊은 패션카 감각 가미. 최첨단 AI 가상 비서까지

실내는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14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로 구성한 MBUX 슈퍼스크린을 중심으로 꾸렸습니다. 스포티한 성향을 반영한 두툼한 센터콘솔은 모서리를 뭉뚝하게 처리했습니다.

배색을 강조한 도어 트림 구성, 원형 송풍구, 모서리를 둥글린 센터콘솔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젊고 감각적인 패션카 실내라는 주장이 강한 인테리어입니다. 쿠페형 차체와 잘 어우러지는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스포츠 시트가 들어갑니다. MBUX 슈퍼스크린이 들어가 실내 물리 버튼은 최소한만 남겨뒀죠. 

모든 CLA 모델에 대형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기본입니다. 앞유리 프레임에서 뒷유리 프레임까지 끊김 없이 이어진 일체형 유리 지붕 덕분에 낮은 루프라인에도 불구하고 헤드룸이 여유롭고 실내 쾌적감이 뛰어나죠.

글라스 루프는 250나노미터의 얇은 적외선 필름으로 코팅해 밝은 실내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적외선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였습니다. 신형 CLA에는 4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가는데요. 구글 Gemini 기반 MBUX 가상 비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3.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792km 250+부터 제로백 4.9초 350 4MATIC까지, 전기차 버전 추가

신형 CLA는 내연기관과 전기차 버전으로 나누어 운영합니다. 내연기관 모델은 직렬 4기통 1.5L 터보 엔진과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하고 1.3kWh 배터리를 포함하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했습니다.

전기차 버전은 두 모델로 나뉩니다. 85.0kWh 배터리팩을 품고 전기모터 1개로 뒷바퀴를 굴리는 최고출력 272마력, 제로백 6.7초,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792km인 250+ 위드 EQ 테크놀로지, 그리고 같은 용량의 배터리팩으로 전기모터 2개를 구동해 네 바퀴를 굴리는 최고출력 354마력, 제로백 4.9초,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771km인 350 4MATIC 위드 EQ 테크놀로지죠.

CLA 250+와 350 4MATIC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모두 320kW급 급속충전을 지원합니다. 전기모터와 구동 관련 장비는 비전 EQXX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벤츠 내부에서 직접 개발했으며, 장거리 주행 시 배터리에서 휠로 전해지는 에너지효율은 93%에 이릅니다.

CLA 전기차 모델에는 벤츠 최초로 에어사이드 히트 펌프가 기본으로 들어가서 배터리 및 전기 구동계 주변 폐열을 활용하여 보조 히터 가동에 필요한 전기 에너지의 3분의 1로 낮춰줍니다. 또한 회생제동과 마찰제동 여부와 관계없이 운전자에게 일관된 제동 감각을 전하는 원박스 브레이크 시스템이 들어가 제동 직관성이 뛰어나죠. 

4. 프리미엄 준중형 4도어 쿠페 BMW 2시리즈 그란쿠페와 비교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는 전통적으로 중형 이상 차급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으나, 2010년대 전후로 여성 및 젊은 층을 겨냥하는 준중형급 모델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종래에는 벤츠 A-클래스, BMW 1시리즈, 아우디 A3 등 해치백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 시장은 쿠페, 세단, 4도어 쿠페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벤츠 CLS, 폭스바겐 CC를 필두로 시작된 4도어 쿠페 시장은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충족하는 차종으로서 BMW에서는 ‘그란쿠페’ 라인업으로 자리잡았는데요. 이제는 준중형 차급에서도 4도어 쿠페의 경쟁이 만만치 않습니다. CLS의 막내 동생 CLA와 최근 신형을 공개한 경쟁 모델 BMW 2시리즈 그란쿠페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신형이 나오면서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i 모델로 동시 출시하던 7시리즈 및 i7, 5시리즈 및 i5와는 달리, 2시리즈 그란쿠페는 내연기관 모델로 남았습니다. CLA는 기존 내연기관 라인업을 유지한 채 EQS, EQE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별도 모델을 내놓던 윗급 모델 전략과 달리 하나의 플랫폼 안에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모델을 아우르죠. 

CLA는 기존 모델의 상징적인 쿠페 라인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삼각별 디테일을 사용한 그릴과 램프 디자인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했습니다. 2시리즈는 키드니 그릴 크기가 작고 코로나 링은 링 형태를 벗어난 세로형 라인 조명으로 대체하면서 기존 브랜드 시그니처 디자인을 축소한 점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차체 비율이나 자세는 뒤로 팽팽히 당겨진 모습으로 긴장감을 주는 BMW의 고유 감각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CLA는 곡선을 살린 우아한 관능미를, 2시리즈 그란쿠페는 날을 세운 표면 처리와 각진 디테일을 중심으로 역동적 감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형 CLA는 길이가 28mm 늘어났는데요. 2시리즈 그란쿠페 역시 2세대로 거듭나면서 차체 길이를 20mm 확장했습니다. 두 모델을 비교하면 CLA가 더 큽니다. 4,723mm로 4,546mm인 2시리즈 그란쿠페보다 177mm 길죠. 차체 높이 역시 1,468mm로 CLA가 2시리즈 그란쿠페보다 23mm 더 높습니다.

신형 CLA 내연기관 모델의 차체 무게는 아직 알 수 없는데요. 전기차 버전은 250+가 2,055kg, 350 4MATIC이 2,135kg으로 2t이 넘는 묵직한 무게입니다. 반면, 220 그란쿠페는 1,565kg, M235 xDrive 그란쿠페는 1,623kg으로 비교적 가뿐한 무게를 자랑하죠. 

실내 분위기는 두 모델이 완전히 다른데요. CLA는 대시보드를 평평하게 처리하고 디지털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패널에 배치한 슈퍼스크린으로 하이테크 한 인상을 강조했습니다. 

2시리즈 그란쿠페는 입체적이고 비대칭적인 레이아웃으로 대시보드를 구성하고 상단에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얹은 형태로 구성했습니다. 특히 센터페시아를 운전자 쪽으로 살짝 틀어 운전자의 자동차(Driver’s car)라는 사실을 강조했죠. CLA는 센터페시아부터 센터터널까지 높다랗게 이어지는 형태로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 공간을 나누었는데요.

2시리즈 그란쿠페는 센터터널을 비교적 낮게 처리해 두 탑승 공간을 개방한 점이 다릅니다. CLA는 대시보드 좌우 끝에 배치한 원형 공조기 송풍구를 인테리어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활용한 반면, 2시리즈 그란쿠페는 공조기 송풍구가 시선을 덜 뺏도록 가느다란 라인으로 처리한 점도 두 모델 인테리어 디자인의 차이점입니다. 

국내 출시한 2시리즈 그란쿠페는 220과 M235 xDrive로 각각 최고출력 170마력, 300마력을 냅니다. 제로백 가속 시간은 220이 7.9초, M235 xDrive가 4.9초입니다. CLA 내연기관 모델은 최고출력이 188마력, 제로백이 7.6초로 220보다 힘과 가속력 면에서 한 발 앞섭니다. 

전기차 버전 25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최고출력 272마력, 제로백 6.7초로 220과 M235 xDrive의 중간 정도 제원 수치를 보여줍니다. 350 4MATIC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최고출력이 354마력, 제로백 가속 시간이 4.9초로 출력 면에선 M235 xDrive를 앞서지만, 제로백 수치는 동일합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신형 CLA는 미국 기준 내연기관 모델이 4만7,000달러(6,880만 원), 250+ 위드 EQ 테크놀로지 5만5,000달러(8,060만 원), 350 4MATIC 위드 EQ 테크놀로지 6만5,000달러(9,530만 원)로 예상되는데요. 미국 가격 기준 220이 4만2,775달러(5,980만 원), M235 xDrive가 5만675달러(7,08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대입니다.

성능 면에서 살짝 앞서긴 하지만, 엔트리급 모델이 900만 원 정도 비싸고 상위 모델은 2,500만 원 정도까지 벌어지죠. 4도어 쿠페는 실용성과 합리성 외에도 멋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차종인 만큼 일반적인 차종보다는 가격에 덜 예민한 게 사실인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작게는 15% 크게는 34%가량 높은 가격은 동급 모델로 보기 어려운 수준인 게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나란히 신형으로 거듭난 2시리즈 그란쿠페와 CLA 중 어떤 모델이 더 마음에 드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