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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빌딩 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습니다. 그나마 괜찮던 강남 꼬마빌딩도 공실이 늘며 거품이 빠지고 있는데요. KB부동산에서 경기침체, 고금리 이중고를 겪으며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는 꼬마빌딩 현실을 짚어봤습니다.
한파 덮친 꼬마빌딩... 서울 거래액 3년 새 반토막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았던 서울 꼬마빌딩 시장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상업용 부동산 전문업체인 부동산플래닛에 의뢰해 서울 지역 꼬마빌딩(연면적 3,300㎡ 미만 일반건축물)의 실거래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거래규모는 12조 4,000억원으로 3년 전 22억 3,000억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내려 앉았습니다.
대략 7층 이하의 중소규모의 건물로, 매매가격 50억원 전후의 상가나 상가주택, 업무용 건물을 뜻하는 꼬마빌딩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면서 적절한 자본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자산으로 자산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연예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꼬마빌딩을 매입한 사실이 연일 기사로 보도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계속되는 고금리에 내수 경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 그리고 이에 따른 자영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영원할 것만 같았던 서울 꼬마빌딩 인기도 사그라들고 있는 것인데요. 특히 최근 자영업 폐업자수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영업자들이 주로 임차하는 꼬마빌딩의 침체도 두드러지는 모양새입니다.
MZ 핫플에도 급매 속출… 똘똘한 한 채 현상도 나타나
성수, 홍대 등 인기 상권 지역에서도 급매가 속출하는가 하면, 경매시장에서도 매물이 쌓이면서 유찰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4층, 연면적 310㎡의 꼬마빌딩의 경우 2021년 31억 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23억원에 매매되면서 3년새 8억 6,000만원 하락 거래됐습니다.
또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위치한 4층짜리 연면적 496㎡ 규모 꼬마빌딩 역시 지난해 초만 해도 80억원에 거래가 됐었지만 지난 12월 33% 넘게 가격이 빠진 53억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졌습니다.
경매시장 역시 비슷해,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4층 규모 꼬마빌딩의 경우 첫 감정가는 64억 8,000만원이었지만 두 번 유찰 끝에 20억원 가까이 하락한 46억 7,820만원에 낙찰되었으며, 지난해 서울 명동 중심거리에 300억원에 달하는 꼬마빌딩 역시 두 차례나 유찰돼 넉달새 100억원 이상 낮아져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렇게 서울 꼬마빌딩 시장이 침체된 와중에서도 지난해 서울 꼬마빌딩 거래 중 강남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 비중은 해마다 늘어 2021년 10.8%에서 3년 새 16%까지 증가한 것인데요.
업계에서는 과거 자산가들이 여려 개의 꼬마빌딩을 샀다면 최근엔 꼬마빌딩 시장에도 아파트처럼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강남 빌딩에 집중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 지역별 양극화도 계속될 듯
그렇다면 앞으로의 꼬마빌딩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일각에서는 꼬마빌딩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금리 시대가 계속되는 한 투자상품으로 접근해 매수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 자영업자나 사옥이 필요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죠.
꼬마빌딩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의견도 많습니다. 고금리에 경기 회복이 더디게 되면 될수록 임대수익이 안정적이고 시세 상승이 가능한 강남 같은 핵심지를 찾는 자산가들은 느는 반면, 서울 외곽 지역 꼬마빌딩의 거래절벽 현상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또한, 꼬마빌딩 신축시장 역시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등으로 한동안 상황이 좋아지긴 어려워 보이고요.
이러한 상황속에서 꼬마빌딩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단순히 시세차익으로만 접근했다가는 높은 이자와 공실률 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수십억씩 손해를 보고 재매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핵심지의 급매, 경매 등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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