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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 팝업스토어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 최근 팝업이 임대료를 밀어 올리면서 토박이 상인들은 쫓겨나고 공실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탈성수 바람 분다는 성수동 현실 들여다봤습니다.
팝업의 성지가 된 성수
서울 성수동은 팝업스토어 성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 운영하다가 사라지는 오프라인 임시 매장을 뜻하는 말로, 인터넷 웹페이지에서 떴다가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서울 성수동에서는 매주 새로운 모습의 팝업스토어가 수십 개씩 생겼다 사라집니다. 패션이나 뷰티 업체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기관까지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습니다. 제품판매 및 홍보를 위한 팝업스토어부터 고객과 브랜드간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의 팝업스토어까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고요.
하지만 이러한 팝업스토어가 성수동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야기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몰려와 단기 고가의 임대료를 내면서 팝업스토어를 열기 시작하자 임대료가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임대료 상승의 그늘,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도
실제 업계에 따르면, 보통 팝업스토어의 시세는 일반 상가 임대료의 2~3배에 달한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성수동에서 가장 핫한 상권인 연무장길에서 50평 기준으로 임대료는 하루에 약 1,000만원 수준이라고 하고요.
특히 팝업스토어의 경우 평균 한달이나 그보다 더 짧게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가 임대차보호법을 받지 않아 임대료 상승 제한을 따를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게 천정부지로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일반 상인들은 결국 폐업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성수동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특히 성수동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제화업자들의 경우 임대료 부담에 성수동 안에서도 여러 번 가게를 옮기거나 아예 타지역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성수동 내 공실도 문제입니다. 임대인들도 단기간 큰 돈을 벌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임차로 더 선호하게 되면서 일부러 상가를 비어두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높은 임대료 탓에 공실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고요.
이외에도 팝업스토어 특성상 짧은 주기로 철거하고 인테리어가 바뀌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폐기물 문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탈성수 바람, 새로운 대안을 찾다?!
공장이 떠났던 자리에 카페와 맛집 등이 들어서며 MZ들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변했던 성수동이 팝업스토어의 영향으로 대기업 위주의 상권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독창적이면서도 다양한 매력을 가진 성수동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가로수길, 경리단길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고 있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탈성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임대료 상승에 따른 부담도 부담이지만 일주일에 팝업스토어만 수십 개가 열리는 탓에 팝업의 재미를 못 느끼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섭니다.
실제 대원미디어는 ‘짱구는 못말려’의 팝업스토어를 성수동이 아닌 잠실, 전주 한옥마을 등에서 개최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새로운 소주 브랜드 ‘새로’ 출시 1주년을 기념하는 팝업스토어를 대전과 대구, 부산에서 진행했고요. 백화점업계도 팝업스토어를 내부에서 진행하면서 성수동에서는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팝업 성지 성수동 상권의 현주소 살펴봤습니다. 팝업스토어로 흥했던 성수동이 팝업스토어로 인해 흔들리고 있습니다. 임대차보호법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지역 이탈)의 악순환을 막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임차인과 건물주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따라서 임대료 안정 협약이나 지역 공동체 운영 등 시장을 안정화 시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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