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는 우리 몸의 감각을 환기한다. 공기의 밀도나 햇빛의 강도, 색채의 질감 같은 미묘하고 사소한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할수록 계절의 변화가 더 빨리 읽힌다. 인상주의(Impressionism) 등장 전까지, 회화 예술은 신화, 역사, 종교 같은 고상한 주제를 이상화해 그리는 것이 정석이었다. 원근법에 기초한 밑그림과 명암법을 이용한 채색을 통해 얼마나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는지를 두고 완성도를 평가했다.
하지만 19세기 산업혁명은 당대 정치·사회·문화 전반을 흔들며 근원적으로 재편했고, 고아한 미술계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회화의 사실적이고 재현적인 묘사는 격동의 세기를 맞아 힘을 잃고 만다. 전통회화 기법과 주제에서 탈피해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19세기 말 프랑스 화단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어난다. 빛과 색채,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둔 근대 미술 운동, 인상주의의 태동이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화실을 벗어나 야외로 향했다.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햇살 아래 수시로 변화하는 풍경을 생생히 담아내기 위해서다. 그들은 대상의 형태와 색채가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미묘한 찰나를 포착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별다른 밑그림 없이 캔버스 위에 거칠고 빠른 붓 터치로 순간적인 인상을 그렸다. 명확한 형태보다 화가의 주관적인 느낌을 중요하게 여긴 대담한 묘사였다. 인물이 화면 밖으로 잘려 나가기도 하고, 사물의 고유색보다 자연광에 따라 더 밝게 칠했다.
오늘날에는 인상주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생동감과 자유로움, 따스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만, 당대에는 이런 파격적인 구성이나 색감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당시 평단은 내용도 없고 완성도도 떨어지는 ‘그림 같지 않은 그림’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