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청주는 흔히 일본식 사케를 가리킨다. 약 주는 넓은 의미로 쓰여 술을 높여 부르거나 전통주의 맑은 술을 가리키거나, 약재를 넣은 술을 말할 때 사용한다. 하지만 100여 년 전만 해도 우리 전통주의 맑은 술은 모두‘청주’로 불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청주가 108번, 약주는 52번 등장한다. <실록>에서 청주는 맑은 술을, 약주는 신하가 임금에게 권하는 약용 술이나 임금이 하사하는 술을 가리켰다.
오랜 세월 빚어 온 우리 전통주 중에서도 약주, 즉 청주는 귀하고 중요한 술이었다. 한국 전통주연구소 소장 박록담은 “청주는 우리 전통주의 근간”이라고 표현했다. 청주는 하늘에 바치는 술이었다. 왕실에서 종묘사직을 위해, 사대 부가에서 돌아가신 선조를 위해 마련했다. 제사상에 올리는 술인만큼 깨끗하고 향긋하게 빚는 게 관건이었다. 방향(芳香) 을 위해 두 번 이상, 많게는 다섯 번에 걸쳐 술을 빚기도 했다.
귀한 찹쌀과 한 달에 거쳐 완성한 누룩, 깨끗한 물로 빚 은 청주는 제사 후 음복할 때나, 집안에 손님이 찾아올 때 음미할 수 있었다. 양반가에서도 높은 어른이나 남성만 즐기고 여성은 청주를 뜨고 남은 탁주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을 만큼 귀하고 특별한 술이 청주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