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됐던 관세전쟁, 환율·금리에 이미 반영

202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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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약 100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 공약으로 제시한 세 가지 정책 기조인 불법이민 차단, 무역정책 회귀, ‘바이든 지우기’ 등과 관련한 행정명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대해 관세율도 높였다. 지난 10일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등 관련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상호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품목에 고율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높다. 해외 언론에서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이나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일부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 대상국이 중국에서 다수의 무역 상대국으로 확대됐다는 점은 다르지만 우리는 트럼프 집권 1기에도 관세 부과와 무역 갈등을 경험한 바 있다. 2018년 3월 트럼프의 관세 부과 당시에도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장기금리는 상승했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장기금리는 하락하고, Fed의 금리 인상도 12월 종료됐다. 원·달러 환율도 1070원에서 1130원대까지 상승한 후 정체 흐름을 보였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와 달러화 지수도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과 물가 등 경제지표가 양호하고, 이에 따라 Fed가 상반기에 금리 동결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서다. 미국 장기금리는 연 4.5%대에 머물러 있다. 원·달러 환율도 1450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로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관세 부과는 결국 미국 수요를 약화하고 고용과 물가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장에서도 이런 경제 및 시장 영향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장기금리와 달러의 상방 압력이 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상반기까지는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1300원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 콘텐츠는 '한국경제'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이코노미스트

매일, 매주, 매월, 분기별 환율 정보와 함께 국제외환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합니다.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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