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사이렌’ 켜진 스타벅스… ‘리브랜딩’으로 증시 데운다

202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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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CEO로 브라이언 니콜 선임
메뉴 30% 줄여 대기시간 단축
주문 의무화로 노숙자 문제 대응

주주환원 최우선 진행계획 밝혀
4월부터 주당순이익 개선 전망

미국 ‘스타벅스’는 최근 저조한 경영 실적을 나타내며 어두운 터널 속에 있다. 미국에서는 기록적인 추위로 몇몇 매장이 문을 닫았고, 중국 시장의 소비 둔화가 겹치며 ‘루이싱 커피’에 매출이 뒤처졌다. 중동 시장에서는 맥도날드와 더불어 ‘친(親)이스라엘’로 분류되는 미국 브랜드로 지목돼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이슬람 영향이 강한 말레이시아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버자야 푸드’는 지난 2023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2% 감소했다. 이에 스타벅스의 지난 1년 주가 수익률도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다행인 점은 터널 끝이 이제 보인다는 점이다. 올해 ‘서학개미’들이 눈여겨볼 만한 종목으로 판단된다.

◇‘치폴레 멕시칸 그릴’ 전 CEO를 새 수장에 ‘백 투 스타벅스’ = 지난해 9월 스타벅스는 미국의 멕시코 음식 체인점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CEO를 역임한 브라이언 니콜을 신임 CEO로 맞이했다. 브라이언 니콜 CEO의 부임 소식이 정해지자마자 스타벅스의 주가는 기대감에 하루 만에 약 15% 상승했다.

니콜 CEO는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CEO를 약 6년간 역임했던 베테랑이다. 새로운 CEO 부임 이후 스타벅스는 커피 기업의 본질에 집중하자는 취지로 ‘백 투 스타벅스(Back to Starbucks)’라는 전략을 내세워 스타벅스의 방향성과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스타벅스 본연의 가치로 돌아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메뉴 30% 줄여 대기시간 단축, 자국 내 마케팅 강화 = 니콜 CEO의 전략을 요약하면 △메뉴 간소화 및 대기 시간 단축 △신규 매장 확장보다 매장 재설계에 집중 △2025년 북미 직영 매장 가격 유지 등이다. 스타벅스는 메뉴 항목을 약 30% 축소해 복잡한 메뉴를 줄이고 사이렌 주문 알고리즘을 개선해 주문 대기시간을 4분 내로 단축할 계획이다.

또, 매장 내 인력 배치 및 매장 동선에도 변화를 주고 메뉴 추가 요금도 없앨 예정이다. 리워드 멤버십에 집중됐던 마케팅 또한 포괄적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매장 내 음료를 세라믹 머그잔에 제공하고, ‘셀프 서비스 컨디먼트 바’를 재도입해 고객이 우유, 설탕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인 1상품’ 의무, 노숙자 문제 해소 = 스타벅스는 1월부터 고객 매장 행동 지침을 재설정해 도입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이제 더 이상 스타벅스 공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타벅스 공간에 머물거나 화장실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제품 구매를 해야 한다.

또 외부 음주, 흡연 및 구걸 금지, 위협 및 폭력적 언어 사용이 금지되는 표지판도 포함된다. 스타벅스는 이미 무료 사용 정책으로 노숙자 문제를 안고 있었으며,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매장에서는 의자와 테이블을 모두 없애는 등 조치를 취했다.

예컨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위치한 카스트로 지점은 노숙자들의 절도도 이어져 ‘사고 다발 매장’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런 인식은 고객들이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매출 확대로 실적 ‘턴 어라운드’ 고개, 377개 신규 매장도 = 백 투 스타벅스 전략은 초기 단계이지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니콜 CEO는 직전 실적 발표에서 “턴 어라운드의 첫 분기만 지났지만, 백 투 스타벅스 전략을 빠르게 실행하고 있고,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레이첼 루게리 최고재무담당자(CFO)는 “매출 증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사업을 정상화하는 동안에도 주주환원을 제공하며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분기 스타벅스의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은 시장예상치를 각각 0.9%, 4.3% 상회했다. 스타벅스는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377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 매장 수는 총 4만576개(직영 53%, 라이선스 47%)를 달성했다. 미국과 중국의 매장은 전체의 61.0%(미국 1만7049개, 중국 7685개)를 차지했다.

미국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 가입자 수는 3460만 명 (90일 활성 멤버)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고, 최근 분기 기프트 카드 충전액은 총 35억 달러(약 5조400억 원)로 미국 기프트 카드 중 2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스타벅스 올해 ‘상저하고’ 실적 전망 = 스타벅스는 신규 CEO 부임과 전략 수행 과정 등을 고려해 올해 실적 전망을 숫자로 제시하는 대신 향후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1∼3월 (2025년 2분기 회계연도) EPS는 계절성, 구조조정, 투자 증가 영향으로 최저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4∼9월부터 점진적으로 EPS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 비용 증가, 비유제품 우유 무료화, 마케팅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단기적인 마진 압박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영 최적화와 브랜드 강화 효과가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당 정책은 지속할 것으로 발표했다.

사업 정상화 과정에서도 주주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배당 지급을 통해 예측 가능한 자본 환원을 지속할 계획으로 밝혔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투자자 신뢰를 유지하고,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주주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방침이다.

한편, 스타벅스와 한국 스타벅스(SCK컴퍼니)는 엄연히 다른 회사다. 스타벅스 본사는 한국 스타벅스의 경영권을 갖고 있지 않으며,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콘텐츠는 '문화일보'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유중호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 선임연구원

미국 및 선진국 주식에 대해 분석하고, 모델 포트폴리오를 운용합니다.

유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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