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타격 적은 日…엔 환율 1000원 시대"

202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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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엔 환율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초 불과 100엔당 800원대에 머물던 환율이 꾸준히 올라 올해 1000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엔화 환율 추세를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원화와 엔화 가치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목할 키워드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관세 민감도’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국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부과되지만 관세에 대한 국가 대응에는 차이가 있다. 유럽과 일본은 트럼프 관세에 대응할 수단을 비교적 넉넉하게 보유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이기 때문에 관세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최근 관세 이슈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강세이지만 원화는 약세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 키워드는 ‘트럼프 리스크’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정책과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해임 논의 등이 미국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에 균열을 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의 위상에 금이 갔으니 달러를 대체할 자산으로 일본 엔화가 주목을 받는 것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최근 투기 세력(비상업 부문)의 엔화 순매수 포지션 규모는 17만2000건으로 역대 최대다. 시장은 미래에 엔화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에 베팅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한국과 일본, ‘양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차별화’다. 한국과 일본의 금리차 축소, 즉 ‘한일 통화정책 차별화’가 엔화 환율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현재 각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주력하고 있고, 여전히 트럼프 발언 하나하나의 시장 영향력은 막강하다.

한국 기준금리는 성장 둔화로 인해 인하가 전망되는 반면 일본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추가 인상될 수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미뤄 보면 앞으로 엔화 환율 1000원대의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이 콘텐츠는 '한국경제'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한국 경제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결과와 최근 경제 이슈 정보를 빠르게 전달합니다.

이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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