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60대 중반 여성 고객 A씨는 소득원이던 상가 건물을 처분하고 100억원 정도를 금융상품으로 운용 중인데, 최근 시장 상황에 맞도록 자산 재조정(리밸런싱)을 요청했다.
A씨는 임대 사업을 하는 동안 스트레스가 심했던 터라 부동산 재투자에 관한 생각은 없다. 부동산 매각 전에는 주로 증권사 상품에 투자했지만 손실을 보면서 대부분 정리했고, 현재는 폐쇄형 사모펀드만 남아 있다.
A씨는 안정적이면서 생활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구조로 자산 재조정을 원했다. 현재 포트폴리오 목표 수익은 5% 수준이다.
A씨는 현재 정기예금 40억원을 보유해 전체 자산 중 비중을 40%로 가져가고 있었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높은 편이었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다만 올해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에서는 채권과 주식 투자 비중을 높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체 포트폴리오 위험이 많이 증가하지 않는 범위에서 투자 수익을 올려볼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리밸런싱을 제안해본다. 정기예금을 20억원 줄이고 주가연계증권(ELS) 역시 10억원 낮추는 것이다. 그 대신 해당 자금을 글로벌 주식형 펀드, 장기 국채 및 우량채 펀드에 각각 10억원, 20억원 늘리는 방향이다.
ELS는 기초자산을 주가지수로 하며 최초 기준가격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상환 조건에 충족하는 시점에 제시한 수익을 운용 기간에 적용해 지급한다. 반면 주가지수가 내려간 수준에 따라 상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만기에 주가지수 하락률만큼 손실이 확정되는 구조다.
정기적으로 매월 수익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고객 요구가 충족될 수 있겠지만 안정성을 고려한 리밸런싱을 생각한다면 ELS가 조기 상환되는 시점의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글로벌 주식형 펀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금리 인하 시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가 상승할 것이고 시장 변동성을 고려했을 때 특정 지역보다 글로벌 시장에 투자를 추천한다. 다만 세계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고 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돼 경기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그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
성장주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고 이미 상승이 진행돼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기 때문에 변동성 관리를 위해선 시장과 섹터를 분산하고 분할 매수 전략을 활용하면 좋다.
또 정기예금 비중을 절반으로 축소하고 그 비중만큼 장기 국채나 장기 우량 채권에 투자하기를 권유한다. 이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내려갔고, 기준금리 하락도 진행된다면 만기 때마다 더 낮아진 금리로 재예치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물론 기준금리와 달리 시장금리는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변동성 때문에 폭과 속도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도 채권 금리가 하락할 때 채권 가격이 오르는 큰 방향성은 변할 수 없다.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면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데 채권 만기가 길수록 변동성이 크고, 가격 변동성이 높을수록 더 큰 수익을 노릴 수 있으므로 장기 채권을 추천한다. 10년물 이상 국채나 장기 우량 등급 채권으로 운용하는 펀드를 고려해보면 된다. 시기적으로 변동성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고 중도 환매 수수료도 없다. 즉 중도 해지 시 중도 해지 이율로 변경되는 정기예금보다 유동성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정기예금도 일부 유지하는 이유는 여전히 시장 변동성에 따라 대응할 자금을 대비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향후 경기 성장률, 물가, 금리 상황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는데, 예상보다 큰 가격 조정이 있다면 좋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때 채권을 정리해 주식을 추가 매수하기에는 채권 상황이 좋기 때문에 위험성 대비 수익을 고려하면 채권 상태를 유지하고 다른 자금을 활용하는 게 낫다.
또 보유 중인 10년 확정금리 달러 연금보험은 주로 채권으로 운용되고 있어 중도해지 시 채권 운용 성과로 손익이 확정된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운용 수익이 발생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10년간 확정할 수 있는 상품이라 해도 상황에 따라 10년 유지하기보다 중도 해지가 운용 기간 환산 수익 측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도 늘 생각해야 한다. 본인에게 적합한 좋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어도 수시로 검토하고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수정해 나간다면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