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장중 한때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했다. 7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갈아 치우는 모습이었다. 1990년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환율이 1,400원대에 도달한 시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기 3차례뿐이었다.
강한 미국 경제와 달러 강세, 그리고 이스라엘-이란 사태로 인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4월 19일 현재 장중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82원대를 기록 중).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4월 15일에는 5개월 만에 106대로 올랐다.
미국의 3월 소매 판매 증가율이 0.75%로 시장 전망치 0.3%를 두 배 이상 웃도는 등 미국 경제가 강한 상태임이 재확인 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중앙 은행의 금리 인하 횟수 전망도 3회에서, 지금은 1~2회로 낮아지면서 달러화가 강해 지는 모습이다.
달러화 강세는 전세계적 현상이지만 지난 4월 셋째주에는 원화 약세가 유독 두드러졌다. 이는 이스라엘–이란 사태등 중동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 특성상 원유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중동사태가 확전으로 치달으면 환율 추가 상승과 경제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이다.
물론 경상 수지 흑자, 외환 보유액, 단기 외채 규모 등 제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당국은 언제든지 개입할 수 있으며, 중동사태가 진정되면 원/달러 환율은 점차 안정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