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전쟁 본격화 한국도 사정권에 들어서나

2025.02.27

주식 차트를 배경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위치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본격화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휘두르는 ‘관세 칼날’이 한국 자동차로까지 확산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4일(현지 시각) 백 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수입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도 4월 2일 쯤”이라고 답했다.

물론 이 날짜가 관세 적용 시점인지, 아니면 구체적 관세 부과 계획 발표인지 아직은 확실 하지않다. 지난 2월 19일(현지 시각)에는 ‘한 달 이내에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반도체, 의약품도 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으며, 세율은 25% 고세율까지 거론 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모든 수입 자동차에 세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할지, 상호 관세 측면에서 무역 상대 국가별로 관세를 차등 부과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3월 19일이나 4월 2일 이내 어떤결정을 내리든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의 대한(對韓) 적자가 2024년 기준 거의 50조원에 달하는 등 한미간 무역 불균형이 가장 큰 수입 품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트럼프는 동맹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도 관세 부과에 예외를 두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 협정에 따라 전기차를 포함한 한국산 승용차와 대부분 품목에 대해 2016년부터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를 관세 부과의 첫 번째 이유로 언급하는 만큼, 한국산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미국은 오는 4월 1일까지, 빠르면 그 이전에 무역 실태를 조사해 무역 상대국별 ‘상호 관세’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주요 수입 품목에 대한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부가가치세(VAT) 등 미국에는 없지만, 한국에 있는 특정 조세제도를 감안할때 한국을 관세 부과 대상국에 포함하는 빌미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한국산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어떤 형태로든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 업계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이처럼 트럼프가 대선 전부터 예고한 관세전쟁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되었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보편관세 부과에 이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한 상호관세부과(4월2일 또는 그 이전 예정)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었다는 내용이 1면에 실려있는 '뉴욕 타임즈' 신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보편 관세 부과를 지속적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으로의 펜타닐 불법 유입, 불법 이민자 등을 비난하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보편 관세(해당국가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동일 세율적용)를,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물론 멕시코와 캐나다는 한달간 관세 부과가 유예된 반면, 중국과는 합의하지 못하면서 2월 4일에 미국이 먼저 관세를 부과하자 10일에는 중국도 바로 이어 보복관세를 적용 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산 석탄, 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농기계·대형차·픽업트럭에 10%를 더 부과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10일에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상호 관세’란 교역 대상국이 미국 수출품에 부과하는 세율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미국 수입품에 부과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의 ‘상호 관세’ 예고로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는 미국 수출 품목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효자 상품이다. 어떤식으로 관세를 부과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대비 25% 증가한 557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트럼프가 예고한 철강,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 국내 철강 업계 역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 철강시장 규모는 연간 1억t으로, 수입 2,000만t 중 한국철강은 293만t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멕시코에 TV 생산 공장을 보유한 삼성전자, LG전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에 25% 관세를 유예한 상황이나 향후 고율관세 우려를 고려하면, 미국 직접 생산 혹은 베트남 및 제3국(인도네시아 등)을 통한 우회 수출로 생산 전략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막이 올랐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 보편관세 부과에 이어 모든국가를 대상으로한 상호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한편,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의 상당수 품목에 대해 관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향후 어떤형태로 상호관세를 부과할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것이다.

예를 들어 무역불균형이 심한 품목에 대해서는 상호관세 부과가 시행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도 관세전쟁 후폭풍으로 업종별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조선, 방산, 로봇, 소프트웨어 등 관세전쟁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업종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자동차 대미 수출입 추이

2020년 부터 2024년까지 '자동차' 대미 '수출입' 추이를 그래프로 정리했다.

자료: 한국무역협회, KB증권

※ 위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임상국

KB증권 투자컨설팅부 부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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