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미국 증시는 빅테크 7종목(Magnificent 7: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테슬라)이 강세를 주도했다. 연초 이후 미국 연방준 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와 인공지능(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맞물리면서 성장주(기술주)에 유리한 투자 여건이 조성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주요 투자은행이 경기 침체 전망을 철회하는 등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준의 통화 긴축이 장기화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국채 발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더해지면서 국채금리가 예상 밖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의 조정으로 이어졌다.
성장주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는 이런 조정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먼저 투자 여건 측면에서 연준의 통화 정책에 대한 전망부터 살펴봐야 한다. 물론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경제로 인해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시장은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여전히 낮게 예상한다.
그동안 제롬 파월 의장은 수차례 데이터에 의거해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하는 물가지표와 고용지표가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지표인 미국 근원물가지수(Core Inflation: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그동안 견조한 모습을 이어온 고용지표도 둔화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최근 증시 조정으로 성장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빅테크 7종목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37배에서 34.3배 수준으로 약 7% 하락했다. 특히 빅테크 7종목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여전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는 성장주의 투자 매력을 한층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 중국 부동산 리스크 등으로 변동성을 보일 수는 있겠지만, 이런 조정을 글로벌 성장주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 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