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국산 저당 수제 팥 브랜드 ‘소적두’를 운영하고 있는 한승엽 대표입니다.
읽는시간 4분
사업성공을 위한 차별화 전략
아이템 선정부터 신중하게!
A. 안녕하세요, 국산 저당 수제 팥 브랜드 ‘소적두’를 운영하고 있는 한승엽 대표입니다.
A. 저는 1993년부터 외식 사업을 해왔고, 2010년도에 카페를 운영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카페라고 하면 대부분 커피를 파는 곳이었지요. 커피를 파는 카페가 건물마다 하나씩 생길 때여서, 커피 시장에 뛰어든다면 경쟁이 너무 치열할 것 같았죠. 그래서 전 남들과 크게 경쟁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어요.
그때 생각이 난 게, ‘이천 쌀밥집’이었어요. 매장에서 벼를 직접 도정해서 밥을 지어주는 곳이 있는데요. 이런 농산물 식당은 성업 중인데, 카페는 대부분 공산품이 들어와서 간단히 조제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었죠. 그걸 보고 ‘카페에서도 직접 농산물을 만들어서 고객들이 신선하게 먹을 수 있게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매장에서 직접 팥을 삶아서 팥빙수, 단팥죽 등을 만드는 카페로 시작했습니다.
A. 리스크가 적은 아이템이라서요. 예전에 스테이크 집을 할 땐 광우병이 생겼고, 스시 뷔페를 할 땐 여름에 신경 쓸 게 많더라고요. 사업은 매일 매출이 나서 생계를 이어 나가야 하는 것인데, 아이템과 연관된 리스크를 최소화하자는 생각이었죠.
외부 리스크가 적은 아이템 중 하나가 곡물이었어요. 곡물 중에서 쌀은 공급량은 많고 소비량이 떨어지는 중이었기 때문에 아직 공급이 많이 되지 않은 잡곡을 하면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2010년 당시 잡곡의 국내 자급률이 13%로 낮았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팥을 수제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찐맛집으로 등극하기까지
'소적두'만의 마케팅 비결!
A. 현재 시장에서 어떤 상품들이 선점하고 있고, 어떤 시장에 유통이 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일 것 같아요. 제가 팥 시장을 분석했을 땐, 95% 이상이 중국산 팥이었고 당도가 60~70% 선인 고당도 팥 제품이 대부분이었죠. 팥이 잘 쉬고 변질이 빠르기 때문에 대체로 깡통 팥, 중국산 팥이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었어요.
이런 분석을 토대로, 저는 국산 팥을 바로 삶아서 절반의 당도로 차별성을 주었어요. 다른 회사의 강점을 따라가기보단, 작은 업체에서 정성으로 만드는 수제 느낌을 살려 우리의 단점이 강점이 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짠 것이죠.
A. 사업 초반엔 압구정의 작은 카페로 시작했습니다. 고객님들이 매장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어요. 초반엔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기도 했고, 남들보다 한 시간 더 영업하기도 했죠.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는 것이 나만의 경쟁력을 만들어주기도 하더라고요.
그뿐만 아니라 메뉴 개발도 열심히 했어요. 여름철에는 팥빙수라는 주력 메뉴가 있었지만, 겨울철에는 팥빙수 소비가 낮아지기 때문에 단팥죽, 수수부꾸미 같은 계절 메뉴를 새롭게 선보여 팥을 활용한 디저트를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A. 까다로운 고객이 많기 때문입니다. 큰 회사들이 강남 지역에 1호점을 내는 이유가 까다로운 고객에게 응대하는 법을 배우고 나면 그 후에 CS가 매우 수월해지기 때문이에요. 처음엔 굉장히 힘들지만, 까다로운 고객들의 피드백을 받고 개선하여 충분히 검증되면 브랜드 자체의 생존력이 강해질 수 있죠.
우리가 가진 장점, 디테일에서 찾으세요
A. 대기업과는 경쟁을 안 하는 게 좋죠. (웃음) '소적두'는 대기업 회사의 팥 제품과는 경쟁이 될 수 없는 구조예요. 작은 기업이니까요. 하지만 국내산 팥, 수제 팥이라면 '소적두'가 더 많이 검색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팥뿐만 아니라 고구마 앙금, 베이커리 등 운영하는 사업의 범위가 넓다면, '소적두'는 한 가지 종류의 앙금을 생산하면서 당도, 국산 품종 등 운영 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전쟁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대기업과 넓은 벌판에서 마주하면 힘들겠지만, 좁은 협곡에서 전략적으로 어려움을 헤쳐간다면 작은 기업의 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셈이죠. 저희의 전략은 대기업을 뛰어넘겠다는 것이 아닌, 우리가 더 잘할 수 있고 강점이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거예요.
A. 아무래도 제품이죠. 팥 자체가 냉장으로 보관해야 하고, 택배 과정에서 손상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콜드 체인을 형성해야 했어요. 그래서 한 달 동안 얼려서 냉기를 충분히 가진 아이스팩만 사용해서 상품의 신선도를 관리했습니다. 팥은 온도에 민감해서 온도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예비 창업자분들도 아이템의 특성을 꼼꼼히 파악한 뒤,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린 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B2B로의 사업 확장,
이렇게 해보세요!
A. 가장 큰 차이점은 물량입니다. 도매에 해당하는 B2B는 물량이 많아야 해요. 그래서 생산 설비도 잘 갖춰야 하고, 많은 물량을 판매하니 그에 따라 원가도 저렴해져야 하죠.
반면 소매에 해당하는 B2C는 물량이 적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적은 물량을 판매하니 원가가 오르게 되고, 따라서 고객이 가격과 품질 모두에 만족하게끔 해야 하죠. ‘이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은 합리적이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말이에요.
소적두는 팥의 품질뿐 아니라 제품 포장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요. 좋은 품질의 팥이 예쁘게 포장되어 있으니, 고객의 구매 경험이 긍정적이에요. 즉, B2C는 고객과 대면해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것인 만큼 제품이 어떻게 보일지도 중요해요. 브랜드 만족도와 연관되어 있으니까요.
A. B2B로 확장을 준비한다면 기업고객과 개인고객 모두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전략이 있어야 해요. 도매로 판매하는 기업고객은 주기적으로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시설이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반면 소매로 판매하는 개인고객은 비정기적으로 매장을 방문하기 때문에 고객이 어떤 순간에 구매를 원하는지 잘 알아차려야 해요. 여름에 팥빙수를 먹으러 오거나, 겨울에 어머니께 단팥죽을 사드리는 순간을 잘 알고 있어야 고객 니즈에 대응할 수 있죠.
처음부터 B2B 사업을 하기 전에 소매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소매로 판매할 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매장 근처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려고 한다는 거예요. 매장 인근 몇 km 안에서만 제품을 팔기보다, 택배/온라인 쪽 채널까지 확장하며 판매 범위를 차근차근 늘려보세요. 그 이후에 장비와 설비를 갖추고 도매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 그릇을 잘 만드는 사람이 열 그릇도 잘 만들잖아요. (웃음)
예비 창업자를 위한 한 마디
A. 사업의 영역은 버라이어티하니, 내가 계획한 것들을 하나씩 이루어 가는 과정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사업이라는 것은 계획하고, 준비하고, 행동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련의 과정이에요. 이 과정 자체를 즐기고 감당할 준비를 충분히 하셨다면 굉장히 매력적이고 재밌는 일이 될 거예요. 여러 방면으로 내 계획을 검토해서 즐기며 일할 수 있길 바랍니다.
금융을 쉽게, KB의 생각으로 금융이 가까워집니다.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