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동업 계약서 작성,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업할 때 꼭 알아야 하는 법률 정보
2024.04.11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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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업을 망설이고 계신 분
  • 동업자와 사업을 하고 계신 분
  • 동업자와의 갈등으로 고민이 되시는 분
👨🏻‍🦱👩🏻 우리 같이 사업할래? 
 
친구나 지인과 동업해 보자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나누지만, 사실 누군가와 동업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원래 친한 사이였는데 동업했다가 서로 원수가 됐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사업을 함께 하다 보면, 서로 의견이 달라 갈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갈등이 악화되면 분쟁으로 번지기도 하는데, 이를 미리 방지하려면 구체적인 동업 계약서를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동업 계약서에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부터 동업의 법적 성격까지 모두 알려드릴게요. 

실제 사례로 살펴보는

동업 시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 13. 선고 2021가단5009367 판결[대여금] 참조

* 사용된 이름은 가명임을 밝힙니다.

박지현(A, 가명) 씨는 지난 해 입시전문학원의 운영권을 넘겨받았습니다. 학원을 사고 나니 사업 자금이 빠듯해 친구인 윤성식(B, 가명) 씨와 동업하고, 추가 자금으로 학원 인테리어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빠르게 인테리어를 마무리하기 위해 성식 씨에게 1억 5,000만원을 미리 받았습니다.

둘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동업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동업계약서
A와 B는 상호 간에 다음과 같이 입시 학원 사업에 관한 동업계약을 체결한다.
 
제1조(목적)

본 동업계약은 A와 B가 공동으로 출자하여 입시학원을 운영하고, 수익 정산을 정하는데 목적을 둔다.
 
제3조(출자)
① A는 본 사업에 대하여 3억원을 현금출자하며, B는 1억 5,000만원을 현금출자 하기로 한다.
② 출자 통장은 A의 통장으로 하기로 한다.
 
제5조(수익분배)
① 당사자 쌍방은 학원의 경영에 따른 수익을 매월 총 매출액에 따라 분배하기로 하되, B는 매월 28일 330만원을 고정수익으로 분배한다.
② 당사자 쌍방은 본조에도 불구하고 학원의 월별 매출액이 최소 8,000만 원에 미치지 아니하는 경우 수익금을 배분하지 아니하고 전액을 학원의 운영경비로 사용할 수 있다.
 
제6조(업무의 분류)
① 학원 운영에 필요한 업무권한은 원칙적으로 A가 담당하되, 필요시 상호 협의를 하여 조정할 수 있다.

성식 씨(B)는 동업 계약서를 쓰기 직전 지현 씨(A)의 계좌로 1억 5,000만원을 송금했습니다. 덕분에 인테리어는 잘 마무리됐고, 학원은 3개월이 지나자 안정적으로 운영됐습니다. 그러다 성식 씨는 지현 씨가 이자를 주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곧바로 성식 씨는 지현 씨에게 세 달 치 이자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지현 씨는 아직 학원 수익으로는 운영비용을 내기에도 빠듯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이에 성식 씨는 지현 씨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성식 씨의 주장은 이러합니다. 지현 씨가 학원 리모델링 자금이 부족하다며 성식 씨에게 1억 5,000만원을 빌려줄 것을 요청했고, 성식 씨는 지현 씨에게 매달 28일에 이자 33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줬습니다. 다만, 지현 씨의 요청에 따라 금전소비 대차 계약서(차용증)를 쓰지 않고 형식적으로 동업 계약서를 썼으니, 지현 씨가 성식 씨에게 지급하지 않은 원금과 이자 등을 줘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지현 씨의 주장은 다릅니다. 지현 씨는 성식 씨로부터 1억 5,000만원을 빌린 사실이 없다고 했습니다. 성식 씨가 준 돈 1억 5,000만원은 동업계약에 따라 성식 씨가 동업 자금으로 출자(자금을 내는 일)한 금액으로, 반환할 대여금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법원판결

법원은 윤성식 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기각한 이유로는 ① 윤성식은 박지현에게 1억 5,000만 원을 대여해 줬다고 주장하나, 이를 대여금이라고 입증할 만한 차용증 등 객관적인 서류는 존재하지 않는 점 ② 박지현과 윤성식 사이에는 박지현이 윤성식과 학원을 동업하기로 하고, 윤성식이 1억 5,000만원을 동업 자금으로 출자하기로 하는 내용의 동업 계약서가 작성되었을 뿐, 동업 계약서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점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동업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분쟁 양상 중 하나입니다. 동업 계약에 따라 출자한 재산이 대여금이었다고 주장하며, 대여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만약, 지현 씨와 성식 씨가 동업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말로만 동업에 관한 약정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어쩌면 성식 씨가 지급한 1억 5,000만원이 대여금으로 판단됐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분쟁을 예방하려면 구체적인 동업 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동업 계약서에 꼭 넣어야 할 ‘핵심 체크리스트’

그렇다면 동업 계약서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요?

체크리스트

공동사업 내용 및 목적

동업의 핵심인 공동사업 내용과 목적이 정확히 담겨야 합니다.

 

출자 및 출자의무

동업은 2명 이상이 금전이나 그 밖의 재산 또는 노무 등을 출자해 이루어집니다. 누가, 어떤 방법으로, 언제까지 출자할 것인지, 출자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이행을 강제할 것인지 등을 포함해 작성해야합니다.

 

각자 역할 및 의무

공동사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동업자별로 각자 맡기로 한 역할을 정하고, 각자 역할에 따라 수행한 업무에 대해 서로 설명할 의무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수익분배 및 손실부담

분쟁은 동업에 따른 공동사업이 너무 잘 되거나 혹은 너무 잘 안 될 때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동업계약서에 수익분배 관련 내용 및 손실 분담에 대한 내용을 미리 정하고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의사결정 방법

의사 결정을 할 때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세부적인 방법을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동업종료에 관한 규정

동업할 때는 함께 사업을 잘 운영하는 것은 물론, 관계를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동업 종료 절차, 종료 시 잔여재산 분배 방법 등 동업관계 종료에 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이밖에도 동업 관계의 존속기간, 조합 재산의 범위, 조합원 지위 양도, 탈퇴 및 제명, 비밀유지의무, 경업(경쟁업체에서 근무)금지 등 동업자들 간 논의된 내용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동업 시 갈등이 생기거나, 다른 이슈가 생길 경우 동업계약을 종료할 수 있습니다. 동업 관계에서 빠져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동업 관계를 정리하려면

동업 관계의 존속기간(유지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 동업자 전원에게 탈퇴 의사를 표시하면 동업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데요.

 

동업의 존속기간이 정해져 있더라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탈퇴가 가능합니다.

*부득이한 사유: 조합 재산 상태의 악화나 영업 부진 등으로 조합의 목적 달성이 매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객관적 사정이 있는 경우, 조합 당사자 간의 불화 대립으로 신뢰 관계가 파괴됨으로써 조합업무의 원만한 운영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 등을 의미

탈퇴 절차

1. 탈퇴 의사표시

탈퇴를 원하는 동업자는 탈퇴 의사를 표시합니다.

 

2. 재산 반환 청구

탈퇴 시 동업자는 조합의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지분 비율 계산

탈퇴자의 지분 비율은 출자한 자산 가액이 아니라 조합 내부의 손익 분배 비율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예를 들어, 동업자 A와 B가 각각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A가 탈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A는 탈퇴 당시 조합의 손익 분배 비율에 따라 자신의 50%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받게 됩니다. 만약 손익 분배 비율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면 출자 자산 가액의 비율로 반환이 이뤄집니다.

💡 동업 계약의 법적 성격 알아보기

동업이란 2명 이상이 금전이나 그 밖의 재산 또는 노무 등을 출자해 공동사업을 경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동업 계약에는 민법 제703조부터 제724조까지의 조합에 관한 규정이 적용됩니다.

 

1. 조합의 재산관계, 공유와 합유의 차이

조합의 재산은 기본적으로 각 조합원들이 출자한 재산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조합의 ‘합유’에 속합니다. ‘합유’란 법률 규정이나 계약에 따라 받는 사람(수인)이 조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하는 공동소유의 한 형태인데요.

 

‘합유’ 관계에서 합유물의 보존행위는 조합원 각자가 할 수 있지만, 합유물을 처분하거나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조합원 전원 동의가 필요합니다. 조합이 있는 동안에는 합유물의 분할 청구도 불가능합니다.

 

자신의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공유’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합유는 본인 지분에 대한 처분이 제한되고, 공동사업이 종료될 때까지 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2. 조합의 대내관계(조합 내부의 업무집행)

조합에서는 조합의 업무집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업무집행자를 선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업무집행자를 따로 정해 놓지 않거나 별도의 약정이 없는 경우에는 업무집행시 출자액과 관계없이 조합원 과반수로 결정해야 합니다.

 

다만 일상적으로 반복해서 진행되는 의사결정, 통상 사무의 경우에는 각 조합원이 할 수 있습니다.

 

3. 조합의 대외관계(제3자와의 법률행위)

조합은 법인격이 없어서 독립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조합이 대외적으로 법률행위를 하려면 원칙적으로 조합원 전원의 이름으로 해야 하지만, 거래 편의를 위해 대리제도가 활용되곤 합니다.

 

민법 제709조는 조합의 업무를 집행하는 조합원은 그 업무집행의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업을 시작할 때 서로를 향한 신뢰나 상호 이익도 중요하지만, 동업 시 발생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기반한 명확하고 상세한 동업 계약서 작성이 필요하다는 것 을 기억하세요.

3줄 요약

  • 동업을 위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동업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동업 관계 탈퇴 시 조합의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법적으로 동업 계약은 조합으로 정의되며, 이에 대한 규정이 적용됩니다.

해당 콘텐츠는 2024년 4월 11일에 발행되었습니다. 발행일 이후 변경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오직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개인적인 자문 또는 홍보 목적의 콘텐츠가 아닙니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개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법무법인 고구려 변호사

임지연

금융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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