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내가 떠나면 내 짝이 받을 수 있을까?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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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부부 중 한 명이 먼저 떠난다면, 최소한 홀로 남겨져 심리적으로 힘들어할 배우자를 위해 경제적인 부담은 덜어 줘야 한다. 그래서 평생 생활비인 연금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크게 연금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으로 나뉘지만 세부적으로는 더 많은 종류의 연금이 있다. 그 중에서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고 있고 은퇴 후 주요 소득원인 국민연금의 유족연금을 다뤄보려 한다.

내가 받는 노령연금, 배우자가 받을 수 있을까?

각종 지폐와 동전으로 가득한 배경에 '노년의 부부' 모형이 자리잡고 있다.

아무리 금슬이 좋은 부부라도 한 날 한 시에 세상을 떠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태어나는 건 순서가 있지만, 죽음에는 순서가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종영한 화제의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재미있게 봤다. 남자 주인공은 불치병으로 한고비 넘긴 아내를 향해 울면서 “네가 이렇게 죽으면 난 아무것도 안하고 매일 울고 술 만땅 마시고 길바닥에서 자고 아주 막 살 거라고.”라며 절절히 말한다. 이렇듯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건 인간이 겪는 가장 큰 슬픔이고 고통이다.

최소한 홀로 남겨져 심리적으로 힘들어할 배우자를 위해 경제적인 부담은 덜어 줘야 한다. 그래서 평생 생활비인 연금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크게 연금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으로 나뉘지만 세부적으로는 더 많은 종류의 연금이 있다. 그 중에서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고 있고 은퇴 후 주요 소득원인 국민연금의 유족연금을 다뤄보려 한다.

유족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노령연금*/장애연금 수급자가 사망한 경우, 그 유족의 생활보장을 위해 지급되는 연금이다. 가입 기간과 중복 가입 등에 따라 유족연금의 사례가 다양하나, 노령연금 수령 중 사망으로 인해 배우자가 받게 되는 유족연금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연금 수령시기에 받는 국민연금의 정식 명칭은 노령연금이다.

1. 매월 받고 있는 노령연금, 내가 사망하면 배우자가 받을 수 있나?

그렇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면 수급 연령에 따라 노령연금을 받는다. 노령연금을 받다가 사망하면 배우자가 최우선적으로 유족연금을 받게 된다. 이때 배우자는 법률상 배우자 뿐만 아니라 사실혼 배우자도 해당된다.

유족연금을 받고 있는 배우자가 재혼을 하거나 사망하면, 유족연금 수급권은 소멸된다. 배우자가 없다면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 순으로 유족연금 수급권이 주어진다.

[표1] 유족의 범위 및 조건

순 위 조 건
1순위 배우자(사실혼 배우자 포함)
2순위 자녀(25세 미만이거나 장애등급 2급이상 또는 장애인복지법상 심한 장애인)
3순위 부모(60세 이상이거나 장애등급 2급이상 또는 장애인복지법상 심한 장애인)
4순위 손자녀(19세 미만이거나 장애등급 2급이상 또는 장애인복지법상 심한 장애인)
5순위 조부모(60세 이상이거나 장애등급 2급이상 또는 장애인복지법상 심한 장애인)


*부모 및 조부모의 유족연금은 수급 연령에 따라 최대 65세까지 상향조정

 

유족연금 수령조건은 어떻게 될까?

동전 위에 사람 모형을 두고 주변에 시계가 위치해 있다. '가입기간'에 따른 돈의 액수 차이를 설명하는 모습이다.

2. 배우자가 국민연금을 가입한 적이 없는데, 내가 사망하면 생전에 받던 노령연금을 배우자가 모두 받을 수 있나?

아니다. 배우자가 국민연금을 가입한 적이 없다면, 본인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유족연금 비율이 달라진다. 가입기간 10년 미만은 기본연금의 40%,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기본연금의 50%, 20년 이상은 기본연금의 60%를 유족연금으로 지급한다.

여기서 기본연금이란 사망 전에 받고 있는 연금이 아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상관없이 20년동안 가입했다는 가정하에 환산한 연금액이다. 덧붙여 연기연금(노령연금 수급권자가 지급시기를 연기하는 것) 신청으로 인한 연금 증액분은 기본연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배우자, 자녀, 부모가 있으면 부양가족연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표2] 유족연금 수령조건

가입기간 연 금 액
10년 미만 기본연금 40% +부양가족연금
10년 이상~20년 미만 기본연금 50% +부양가족연금
20년 이상 기본연금 60% +부양가족연금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둘 다 받을 수 있을까?

각종 돈과 계산기 등이 위치해있다. '연금'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3. 부부가 각각 노령연금을 받던 중 한 사람이 먼저 사망한 경우, 남아있는 배우자가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을 둘 다 받을 수 있을까?

아니다. 본인의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중 유리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한 사람에게 두 가지 이상의 급여가 발생하는 경우, 한 가지만 선택할 수 있는 규정[국민연금 ‘중복급여조정’] 때문이다. 가령 유족연금을 선택하는 경우, 본인이 받던 노령연금은 중단된다. 반면 노령연금을 선택하는 경우, 본인 연금에 유족연금 30%를 더하여 지급한다.

[참고 사례]

- 본인과 배우자가 각각 노령연금 수령 중에 배우자 사망
※ 가입기간 20년 이상으로 유족연금은 기본연금의 60% 수령을 가정

구 분 본인
노령연금
배우자
노령연금
유족연금 본인 노령연금
+유족연금의 30%
사례 1 100만원 100만원 60만원 118만원
사례 2 100만원 250만원 150만원 145만원


사례 1은 본인 노령연금에 유족연금의 30%를 더한 금액이 유리하고, 사례 2는 유족연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함

한편 유족연금은 수급권이 발생한 때로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청구일부터 역산해서 5년 이내 미지급분이 있는 경우, 소급하여 한번에 지급한다. 만약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또한 유족연금은 노령연금과 달리 비과세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 않아 노후에 세금 걱정을 덜 수 있다.

평생 해로한 부부라도 인생의 황혼기에는 한 사람을 먼저 떠나 보내게 된다. 유족연금이 남겨진 내 짝의 생활비를 대신할 수는 있지만 마음 한 켠에 자리한 상실감까지는 채우지는 못한다. 하지만 생전에 두 사람이 켜켜이 쌓아놓은 소중한 추억이 많다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어제는 히스토리(History), 내일은 수수께끼(Mystery), 그리고 오늘은 선물(Present)이라고 한다. 선물로 받은 오늘! 내 짝을 위해 예쁜 수국 한송이를 마음 담아 건네 보련다.

조옥순

KB골든라이프센터장

오랜 기간 축적한 금융 지식과 상담 노하우로 은퇴 설계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조옥순

금융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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