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밍 트렌드의 부상

재미와 경험을 좇는 소비자들, 지금은 도파밍 시대 1화
시리즈 총 4화
2024.04.22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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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젊은 세대에서 자극적이거나 익살스러운 콘텐츠를 보고 ‘재미있다’, ‘흥미롭다’라고 말하는 대신 ‘도파민 돈다’, ‘도파민 터진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유행하는 등 도파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
 

  • 도파민은 과거 운동과 음식 등 주로 건강과 관련된 분야에서 쓰였으나 현재는 유튜브, 소셜 미디어, 숏폼(Short Form), 소설,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썸트렌드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도파민이란 단어 언급량은 2022년 1월 대비 약 15배 증가

[그림 1] 도파민 단어 언급량 추이(2022~23년)

2022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도파인 단어' '언급량'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자료: 썸트렌드

○ 도파밍(Dofarming)은 뇌 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과 게임 플레이어가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를 뜻하는 ‘파밍(Farming)’의 합성어로, 사람들이 재미와 즐거운 경험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사회 현상을 의미
 

  • 역사학자인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재미를 좇는 존재”라고 밝히며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즉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개념을 제시

     - 하위징아는 모든 문화 현상의 기원을 놀이로 바라보며, 인간의 뇌 활동 자체가 고도의 유희(遊戲)이고, 인간은 즐거운 놀이를 통해 인생관과 세계관을 표현하는 존재라고 정의

     - 대부분의 동물이 식욕이나 성욕 등에서 즐거움을 찾는 반면, 인간은 기본적인 욕구 충족뿐만 아니라 고도의 정신적 사고 작용을 놀이 또는 유희로 승화한다고 설파

     -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Free Play)』 저자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스티븐 나흐마 노비치(Stephen Nachmanovitch) 역시 글쓰기, 작곡, 회화 등의 모든 창조적 행동은 놀이의 다른 형태이며, 놀이는 독창적인 예술이 꽃피도록 하는 창조성의 뿌리라고 주장
  • 뇌과학 측면에서 인간은 어떤 놀이를 할 때 뇌의 쾌감 중추가 자극을 받아 도파민이 분비되며, 쾌감을 유지하기 위해 보상 회로(Reward Pathway)¹ 활동을 반복하려는 경향을 보임

     - 도파민은 동기 부여나 감정 조절 등과 관련된 기능을 수행하며, 도파민이 분비되면 쾌감, 행복감, 보상감과 같이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유발됨

     - 이러한 쾌감을 즐기기 위해 인간은 특정 행위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는 보상(Reward)과 강화(Reinforcement)라는 행동주의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²

     - 인간은 본능이 충족되면 즐거워지고, 즐거움은 보상이 되며, 보상은 다시 즐거움을 가져다줘 그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는 이론

○ 도파밍 트렌드가 부상하는 배경으로 △모바일 기기 보급에 따른 놀이 방식 변화 △시간 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 △재미를 대하는 인식 변화 등을 들 수 있음³
 

  • [①모바일 기기 보급에 따른 놀이 방식 변화] 주된 매체의 변화에 따라 글자로 생각을 전달하는 ‘문자 언어’에서 미디어로 생각을 전달하는 ‘영상 언어’로 발전하고, 놀이 방식이 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형태로 진화
     
     - 『많아지면 달라진다(Cognitive Surplus)』 저자인 뉴미디어 전문가 클레이 셔키(Clay Shirky)는 세상이 변화하는 이유를 “인간의 본성이 바뀐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단과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어떤 것이 생겨나면 그 집단의 행동 양식이 변화한다는 점을 강조

     - 전문가들은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 세대가 직관적이고 단순한 영상 등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문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성장함에 따라 글을 읽고 이해하는 정적인 활동보다 서사 없이 즉각적인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 감상을 선호한다고 진단

     - 구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40%는 점심 식사 장소를 찾을 때 구글이나 지도보다 사진과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이용

  •  [②시간 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 사람들은 가능하면 적은 노력으로 많은 행복을 누리고자하는 경제 원칙⁴에 따라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며, 이는 전 세계적 트렌드에 해당

     - 시장조사 기업인 트렌드모니터의 시간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현대인은 시간을 가장 큰 자원이며(82.4%), 시간을 곧 돈이라고 생각(77.7%)

     - 데이터 분석 기업인 와이즈앱의 조사에서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숏폼 플랫폼의 월평균 사용 시간이 46시간 29분으로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디즈니 등 OTT 플랫폼의 월평균 사용 시간 9시간 14분 대비 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남

     - 일본에서도 시간 대비 성능을 뜻하는 타임 퍼포먼스(Time Performance)⁵를 일본식 영어 발음으로 줄인 ‘타이파’가 2022년 올해의 신조어로 뽑힘. 숏폼이 영상 콘텐츠의 대세로 떠오르고 재생 속도를 1.2~2배 빠르게 소비하는 현상이 일반화됨

[그림 2] 숏폼과 OTT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

'숏폼'과 'OTT'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자료: 와이즈앱(2023년 8월)

  • [③재미를 대하는 인식 변화] 일과 놀이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단순히 여가 시간을 보내는 놀이가 주는 보상으로 인식되던 재미가 삶의 목표이자 풍요롭게 하는 필수 요건으로 진화

    - 미국에서는 삶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가 스트레스에 대한 반동으로 영감과 낙천주의에 대한 욕구에 기대 즐거움을 추구하는 ‘조이코노미(Joy-conomy)⁶ ’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더 재미있게 사는 법(How to have more fun in life)’에 대한 관심이 급증⁷

    - 국내에서는 열심히 일해서 월급을 많이 받는 삶보다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는 삶을 곧 성공이라고 여기며 일과 취미의 조화를 강조하는 ‘덕업일치(德業一致)’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

     - 입시 전문 교육업체인 진학사가 청년 4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직업 선택에 있어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이 전체의 7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남

[그림 3] ‘더 재미있게 사는 법’에 대한 관심 변화 추이

2012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더 재미있게 사는 법’에 대한 관심 변화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그림 4] 직업 선택에 있어 ‘재미’의 고려 정도

'직업 선택'에 있어 ‘재미’의 고려 정도를 나타낸 원형 차트이다.

자료: 진학사

¹ 쾌락을 느끼는 행동을 반복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의미

² 생물학적 관점에서 본 즐거움, Journal of Leisure Studies, Volume 23, Issue 3 (2004)

³ 김난도 외, 『트렌드 코리아 2024』, 미래의창, 2023

⁴ 합리적 인간은 경제 행위를 수행할 때 최소의 비용이나 희생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방향으로 행동하는데, 이러한 행동양식을 가리켜 ‘경제 원칙’ 혹은 ‘경제주의’라고 말함

⁵ 이나다 도요시,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映画を早送りで観る人たち ファスト映画・ネタバレ)』, 황미숙 옮김, 현대 지성, 2022. 빨리 감기로 보는 이유로 보고 싶거나 봐야 할 콘텐츠는 많은데 이를 경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들며 가성비를 뜻하는 코스파(Cost Performance) 시대에서 타이파 시대로 넘어왔다고 밝힘

⁶ 글로벌 종합 광고대행사인 원더맨 톰슨(Wunderman Thompson)이 즐거움(Joy)과 경제(Economy)를 합쳐 만든 신조어

⁷ Shân Osborn, “How Brands Can Cash in on the ‘Joyconomy’,” HudSpot Blog,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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