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9일 달러당 엔화 환율은 장중 160엔을 터치하며 1990년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4월 26일 있었던 일본 BOJ의 금정위 결과가 예상보다 완화적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환율은 이후 152엔까지 급락했고, 현재는 155엔 내외에서 등락하며 변동성이 확대된 양상이다.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음에도 일본 저금리 유지에 대한 기대에 엔화는 약세를 지속 중이다. 실질실효환율 상으로도 현재 엔화는 상당한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 실효환율로 봤을 때 엔화는 약 29~37% 정도 저평가되어 있다.
미일 장기금리차 반영하면 달러/엔 환율 적정 수준은 147엔, 엔화 5% 저평가
달러/엔 환율이 과도하게 상승, 즉 엔화 약세가 심화된 주요 배경에는 미국의 고금리와 일본의 초저금리로 인한 양국의 금리차 확대가 주 요인이다. 미일 장기금리차와 달러/엔 환율의 회귀분석 (OLS)을 시행해 보면, 미일 장기금리차가 1%p 확대되면 엔화 환율은 14.6엔 상승한다.
이는 미일 금리차가 엔화 환율에 가장 중요한 변수임을 시사한다. 여기에 양국 간 상대적 구매력까지 감안한 실질 장기금리차를 반영하면 현재 엔화 환율의 적정 수준은 147엔으로 실제 환율인 155엔보다 8엔 정도 더 낮다. 즉 달러/엔 환율은 현재 오버슈팅 구간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되며, 여기에는 단기적인 수급 쏠림과 BOJ의 추가 긴축 기대 약화 등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엔화 약세 불가피, 하반기부터 완만한 엔화 강세 전환
단기적으로 일본 엔화는 달러당 150엔 초중반에서 등락하며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BOJ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 기대가 약하고, 반면 미국은 양호한 경제 전망과 연준 인하 지연으로 고금리 지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기적으로는 미일 장기금리차가 축소되고 단기적 쏠림 현상 완화됨에 따라 일본 엔화도 완만한 강세 전환이 예상된다.
미국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하고 BOJ가 연말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선다는 전제 하에 미일 장기금리차는 4분기 3.0~3.4%p로 현재 3.6~3.7%p에 비해 20bp~40bp 하락, 따라서 달러/엔 환율은 4분기 145엔 이하로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 10년물 금리차 전망, 점진적 축소
자료: Bloomberg, KB국민은행 자본시장사업그룹 전망
달러/엔 환율 전망, 하반기부터 완만한 하락
자료: Bloomberg, KB국민은행 자본시장사업그룹 전망
100엔/원 환율은 한국 원화의 일본 엔화 대비 상대적 강세에 당분간 하방
100엔 당 원화 환율은 1분기 평균 895원에서 3분기에는 875원으로 하락이 예상된다. 원화는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강세 압력이 누적되어 있으나, 엔화는 BOJ 추가 긴축 기대 약화에 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엔/원 환율의 반등이 예상되는데, 이는 BOJ의 연말 추가 금리인상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양국 간 통화정책의 차별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34년 만에 가장 약해진 일본 엔화, 실효환율로도 상당한 저평가
달러/엔 환율, 일본 BOJ의 완화적 기조에 장중 160엔 터치, 1990년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
환율 급등에 일본 외환당국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 그러나 당국의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에도 엔화 약세 지속 중
실질실효환율 (REER)로 평가한 일본 엔화 가치는 상당한 저평가, 엔화 약세 원인 진단 및 향후 전망
지난 4월 29일 달러당 엔화 환율은 장중 160엔을 터치하며 1990년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4월 26일 있었던 일본 BOJ의 금정위 결과가 예상보다 완화적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BOJ는 정책금리를 0.0~0.1%로 동결했고,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그 어떠한 단서도 제공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발언이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겼다.
총재는 통화정책의 목적은 환율 관리에 있는 것이 아니며, 엔화 약세가 기조적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기 전까지 엔저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물가상승률을 2%대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엔화 약세를 용인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엔화 환율은 160엔을 터치한 이후 다시 152엔까지 급락, 현재는 155엔 내외에서 등락하며 변동성이 확대된 양상이다. 아직까지는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가 공식 확인되진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당국이 대규모의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BOJ에서 매영업일 발표하는 ‘당좌예금 증감 요인과 금융조절’에서 당국의 환시 개입 여부를 반영하는 항목인 ‘재정 등 요인’이 변화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한 당국의 엔화 매수 규모는 약 8조엔 (517억 달러), 4월 29일과 5월 2일 총 두 차례에 걸쳐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엔화는 당국 개입에도 약세를 지속 중이다.
주요 교역 상대국의 교역량과 물가 수준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 (REER) 상으로 현재 엔화는 상당한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 2024년 3월 엔화의 REER은 71pt로 기준점인 2020년 100pt를 기준으로 29% 저평가되어 있으며, 장기 평균치인 113pt를 기준으로는 37%나 저평가되어 있다.
최근 일본 엔화의 약세는 미 달러화의 강세와 큰 폭으로 벌어진 미국-일본의 장기금리차가 주 요인이겠으나, 실질실효환율 상으로도 상당한 저평가라는 점에서 미 달러화나 장기금리차 외에도 다른 요인이 엔화 약세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현재 달러/엔 환율의 적정 수준 추정을 통해 환율의 오버슈팅 여부를 판단해보고 그에 대한 원인을 진단함과 더불어, 앞으로 달러/엔 환율의 향방이 어떠할 지에 대해서 전망한다.
달러/엔 환율, 1990년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
자료: BIS
엔화는 실질질효환율 상으로 29~37% 저평가
자료: BIS
미일 장기금리차 반영하면 달러/엔 적정 수준은 150엔 이하
1988년 이후 미국과 일본의 10년물 금리차와 달러/엔 환율 추이는 매우 유사
금융위기 이전, 미일 장기 금리차 1%p 확대 시 달러/엔 7.9원 상승, 최고치는 135엔 기록
금융위기 이후부터 코로나 이전, 미일 장기금리차 확대는 달러/엔 환율 상승 폭 확대에 영향
2020년 1월 이후, 미일 장기 금리차는 엔화 환율에 높은 설명력, 1%p 금리차 확대 시 엔화 환율은 14.6엔 상승
달러/엔 환율이 과도하게 상승, 즉 엔화 약세가 심화된 주요 배경에는 미국의 고금리와 일본의 초저금리로 인한 양국의 금리차 확대가 주 요인이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집계된 1988년 이후 현재까지 미국과 일본의 10년물 금리차와 달러/엔 환율의 추이는 비교적 유사하다.
특히 2020년 1월 이후 현재까지 미일 장기금리차와 달러/엔 환율의 상관관계는 0.9677에 달한다. 이는 그만큼 코로나 이후로 미국과 일본의 10년물 금리차가 그대로 달러/엔 환율을 설명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00년 이후 기간을 세 구간으로 구분하여 미일 장기금리차와 달러/엔 환율의 회귀 분석 (OLS)을 시행해보았다.
첫 번째 기간은 2000년 1월부터 2009년 12월, 즉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까지 두 지표의 추세선을 그어보면 미일 금리차가 1%p 벌어질 때 달러/엔 환율은 7.9원 상승했다. 상수 값은 92.7엔이며, 금리차가 최대 벌어졌던 수준은 4.6%p 였고, 달러/엔 환율 최고치는 135엔이었다.
다만, 회귀식의 결정계수 (R²) 값이 작아 설명력은 높지 않았다.
두 번째 기간은 2010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로 약 10년 동안 기간이며, 미일 장기금리차 1%p 확대될 때 달러/엔 환율은 14.3원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로 상수 값은 74.17엔으로 낮았으나, 미일 금리차가 엔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 (기울기 14.3엔)은 더욱 커졌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최근인 2020년 1월부터 현재까지 4년 3개월 동안의 기간이다. 회귀식의 설명력은 매우 높았다 (결정계수 0.936). 미일 장기금리차가 1%p 확대되면 엔화 환율은 14.6엔 상승하여 이전 기간의 금리차 영향과 유사했다.
미일 금리차가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된 시점은 2023년 10월로 당시 엔화 환율은 150엔을 상회했다. 최근에도 양국의 장기금리차는 3.8%p까지 확대된 바 있으며, 달러/엔 환율은 장중 160엔까지 상승했다. 높은 상관관계를 감안하면 미일 장기금리차는 엔화 환율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격차와 달러/엔 환율 추이
자료: Bloomberg
미일 장기금리차와 달러/엔 환율의 회귀분석 (OLS)
자료: Bloomberg 주: 추적 기간 ① ’00.1~’09.12 / ② ’10.1~’19.12 / ③ ’20.1~’24.3
환율 적정 수준 가늠 위해 미일 장기금리차와 양국 간 상대적 구매력 (물가상승률차)를 반영
현재 달러/엔 환율은 오버슈팅 구간에 진입, 원인은 단기적인 수급 쏠림과 저금리 지속 기대
미일 장기금리차를 반영한 달러/엔 환율의 적정 수준은 150엔 이하
향후 미일 금리차는 축소 전망, 미국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기대와 일본의 4분기 금리인상 전망
하반기 미일 장기금리 격차는 3.0~3.4%p로 현재보다 20bp에서 최대 60bp 축소
달러/엔 환율의 적정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미일 장기금리차 외에도 양국 간의 상대적인 구매력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는 환율이 두 국가의 상대적 물가 수준을 반영하여 결정된다는 구매력 평가설 (Purchasing Power Parity)에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국 물가상승률은 완만하게 낮아지고 있는 반면, 일본 물가상승률은 2%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엔화의 구매력이 미 달러보다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미일 장기금리차와 상대적 구매력 (물가상승률차), 즉 실질 장기금리차를 반영한 모형 (Real Interest Rate Parity)으로 달러/엔 환율의 적정 수준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실질 장기금리차를 반영한 달러/엔 환율의 적정 수준은 147엔으로 현물환인 155엔보다 8엔 낮은 수준이며, 적정 수준의 3표준편차 상단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현재 달러/엔 환율은 오버슈팅 구간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환율은 이론적 영향 외에 단기적으로는 수급과 심리 등에 변동하는데, 최근 엔화 오버슈팅에는 우에다 총재의 엔화 약세 용인 발언 등 일본 저금리 지속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엔 환율 결정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미일 장기금리차가 1%p 좁혀질 경우 달러/엔 환율이 14엔 정도 하락하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하면 연말에는 현재 달러/엔 환율 155엔 수준에서 8~9엔 정도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미국에서 연내 금리인하가 더 지연되고 일본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못한다면 당초 전망보다 높은 환율이 예상되나, 그럼에도 현재 환율보다 금리차를 반영하는 150엔 이하가 적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차는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 (9월 시작, 연 2회 인하)과 일본 BOJ에서 4분기에 한 차례 (0.10%p)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배경이다.
연준이 9월에 첫 금리인하를 시작하게 되고, 이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가 장단기 모두 하락한다면 하반기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4%를 하회, 연초에 기록한 4.0~4.2%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다.
일본 BOJ가 4분기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보다 약 10~15bp 정도 상승하게 되어 0.9~1.0% 수준에서 등락하게 된다. 이로써 양국 10년물 금리차는 3.0~3.4%p로 현재 3.6~3.7%p에 비해 20bp~70bp 하락할 것이다.
엔/원 환율 (100엔 당)은 원화의 상대적 강세에 3분기까지 하락, 연말 양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에 4분기부터 반등 전망
단기적으로 일본 엔화는 달러당 150엔 중반대에서 등락하며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일본 BOJ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약하다는 점에서 일본 장기금리의 유의미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예상 시점이 올해 9월이고 미국 성장 전망도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에서 미국 장기금리의 하락은 제한적이다.
이에 미일 장기금리차도 당분간은 현 수준 (3.6~3.7%p)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재 달러/엔 환율이 수급과 심리 등 단기적인 요인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오버슈팅도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5월 달러/엔 환율은 150~158엔 사이에서 등락하고 평균 환율은 154엔으로 전망한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미일 장기금리차의 축소와 단기적 쏠림 현상이 완화되며, 달러/엔 환율도 완만하게 하락할 전망이다. 엔화 환율 하락 전망의 전제 조건은 미국 연준의 9월 금리인하 시작 (연말까지 두 차례)과 일본 BOJ의 연말 추가 금리인상 (한 차례)이다.
KB국민은행의 기본 시나리오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가시화되는 3분기부터 달러/엔 환율이 평균 152엔으로 하락하고, BOJ 추가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지는 4분기에는 평균 145엔까지 추가 하락을 전망한다. 다만 올해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가 개시되지 않고 (연말까지 동결) BOJ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미일 장기금리차의 축소도 어려우며, 따라서 달러/엔 환율은 연말까지도 150엔대에 머물 전망이다.
한편 엔/원 환율은 한국 원화의 일본 엔화 대비 상대적 강세에 당분간 하방이 예상된다. 100엔 당 원화 환율은 1분기 평균 895원에서 3분기에는 평균 875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향후 원화는 한국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등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완만한 강세 전환이 예상되나, 엔화는 BOJ의 추가 긴축 기대 약화 등으로 인해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엔/원 환율의 반등이 예상되는데, 이는 BOJ의 연말 추가 금리인상 (한 차례)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한 차례)로 인해 양국 간 통화정책의 차별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본 자료는 경제 및 금융 여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제공 목적으로 작성, 배포되는 조사분석 자료이며 오직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KB국민은행 이외의 독자 혹은 고객의 투자 상담이나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와 관련된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으며, 고객의 최종적인 투자 결정은 고객의 판단 및 책임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본 자료에서 제시된 어떠한 예측이나 전망도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당행 직원은 투자 권유 또는 투자 관련 고객 상담 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당행 규정 업무 프로세스를 준수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본 자료의 지적 재산권은 KB국민은행에 있으므로 당행의 사전 동의 없이 본 자료의 무단 배포 및 복제는 금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