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감산결정과 국제유가 추이

2023년 09월 20일 경제 이슈 분석
시리즈 총 4화
2023.09.20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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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내용 요약

  •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으로 원유 공급 리스크 확대
  • 여름 이후 오름세를 보여왔던 국제유가는 감산소식에 급등하며 90달러 (브렌트유 기준) 돌파
  • 미국의 원유 비축량이 크게 감소한 점도 국제유가 상승 리스크로 작용
  • 사우디, 러-우 전쟁 이후 국제 원유시장에서의 높아진 가격 결정력을 행사한 것으로 해석
  • 사우디産 원유로 가공하는 상품가치가 오른 점도 사우디의 가격 결정력 확대에 작용

감산 연장과 미국 전략비축유 축소로 국제유가 상승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

  •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9월까지로 예정되어 있던 1mb/d (Million Barrel Per Day) 감산 조치를 12월까지로 3개월 연장, 9mb/d씩 생산하겠다고 발표
    *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2022년 10월 발표된 OPEC+ 그룹 차원의 감산 일환으로 2022년 9월 11mb/d에서 오늘 10.5mb/d 줄어든 상황
    * 2023년 4월 발표된 OPEC+ 9개국 (러시아 포함)의 1.7mb/d 자발적 감산 일환으로 2023년 5월에는 10.0mb/d까지 감산
    * 2023년 6월 추가적인 감산 결정으로 7월부터 생산량을 9.0mb/d로 축소
  • 이어 러시아는 0.3mb/d 수출 감축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
  • 사우디는 감산을 연장하면서 매달 결정을 검토할 것이며 필요할 경우, 생산량 늘릴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생산량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
    * 중국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연내 공급을 늘려 가격 하락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

OPEC 회원국별, 원유 생산비중

2023년 9월, 'OPEC 회원국별, 원유 생산비중'을 나타내는 그래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으로 '원유 공급 리스크 확대'.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으로 10년 만에 가장 긴축적인 원유 시장이 여건이 형성되면서 주요 국제유가가 일제히 급등

  • 국제유가는 지난해 고점 이후 40% 하락한 뒤 최근 두 달 새 20% 가량 상승한 가운데, 두 국가의 갑작스러운 감산 연장 발표로 오름세가 가속
    * 9월 5일 배럴당 90달러를 넘긴 브렌트유는 수요 약화를 경고하는 여러 신호로 인해 반등을 일시 중단하는 듯했으나, 이내 오름세로 전환
    * 9월 18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94.4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서부텍사스유 (WTI)도 배럴당 91.43달러로 연내 최고치를 경신하며 마감
  • OPEC+는 지난해부터 감산을 통해 원유가격 상승을 노렸으나, 중국의 수요 둔화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로 여름까지 하락세를 보여온 상황
  • 여기에 미국의 연착륙 기대와 중국의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도 유가의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

여름 이후 오름세 보이던 국체유가에 추가 상승 압력

2023년 9월, 여름 이후 오름세를 보여왔던 '국제유가'는 '감산소식'에 '급등'하며 90달러 (브렌트유 기준) 돌파.

자료: Bloomberg, KB국민은행

한편 미국의 원유 비축량이 크게 감소한 점도 국제유가 추가 상승요인으로 작용

  •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높은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Strategic Petroleum Reserve, SPR) 1억 8천만 배럴 사용
  • 미국의 원유 비축량은 지난 3월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감소 속도가 빨라져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5년 평균치를 하회 
    * 현재 전략비축유 재고는 2010년 최고점의 절반을 하회하는 수준
    * 글로벌 역외재고 (부유식 역외 저장량, Floating Storage) 추정치도 하락
  • 게다가 미국의 생산량이 2020년 봄 최고치보다 0.6mb/d 낮은 상황이고, EIA는 셰일오일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 상황은 악화될 우려
    * 미국 셰일 사업자의 우선순위가 생산량 증가에서 주주가치 제고로 전환
    * 지난해부터 미국 에너지 회사는 새로운 유정을 탐사 및 시추하기보다는 기존 유정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에 중점을 둔 상황
  • 연착륙 기대가 확대로 원유 수요 증가에 무게가 실리며, 유가상승 요인으로 작용

미국 전략비축유 재고 추이

2023년 9월, '미국 전략비축유 재고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 '미국의 원유 비축량'은 지난 '3월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감소 속도가 빨라져'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5년 평균치를 하회'.

자료: Bloomberg, KB국민은행

사우디는 높아진 가격 결정력을 배경으로 감산 연장을 단행

러-우 전쟁 이후 사우디産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가격 결정력 상승

  • 브렌트유와 WTI 가격이 9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사우디의 대표적인 석유 등급인 아랍 라이트 (Arab Light)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육박
    * 9월 15일 기준 아랍 라이트 가격은 배럴당 거의 97.84달러로 마감
  • 아랍 라이트는 지난 40여 년 동안 2008년, 2012년과 2014년, 그리고 2022년 등 몇 차례에만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
  • 주요 국제유가와 아랍 라이트 가격 간의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우디 원유시장에서의 높은 가격 결정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
  • 프리미엄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9월 초 사우디는 미국 판매분에 대해서는 배럴당 7.25달러 육박하는 프리미엄 부과
    * 지난 35년 동안 프리미엄은 센트 수준이었고, 아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에서는 마이너스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産 원유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사우디産 원유에 대한 미국 및 유럽 고객의 의존도가 높아진 점을 이용한 것으로 해석

사우디, 미국·유럽에 사상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부과

9월 초 '사우디'는 '미국 판매분'에 대해서는 '배럴당 7.25달러' 육박하는 '프리미엄' 부과.

자료: Bloomberg, KB국민은행

사우디産 원유 가공으로 생산하는 제품의 가치가 오른 점과 정유업체의 사우디産 선호 역시 사우디의 가격 결정력 확대 요인으로 작용

  • 세계적으로 정제원유 공급이 부족해진 가운데 상품수요가 늘어나며 정제마진 (원유가격과 휘발유, 경유 및 기타 석유제품 가격차이)이 급증
    * 사우디는 매달 일반 정유공장이 사우디産 원유를 가공함으로써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의 가치인 GPW (Gross Product Worth)를 계산
    * GPW가 높을수록 판매자는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해지는데, 2022년 중반부터 사우디産 원유의 배럴당 GPW가 급등
  • 또한 그동안 계속되어 온 사우디의 감산으로 글로벌 정유업체가 사우디産 원유에 굶주려 있다는 점이 반영되면서 사우디의 가격 결정력이 점차 확대
    * 정유업체는 가장 어려운 탄화수소 분자를 분해할 수 있는 초현대적 설비를 갖춘 많은 정유사와 디젤 생산 등에 있어 사우디産 원유를 선호
    * 미국産 셰일오일이 석유화학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것과는 대조적

사우디産 원유의 총생산가치 급증

2022년 중반부터 '사우디産 원유의 배럴당 GPW'가 '급등'.

자료: Bloomberg,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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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조은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

경제 분석을 통해 금융 시장을 예측하고, 고객과 함께 소통합니다.

장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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