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뽑기’ 자체가 놀이가 된다? MZ의 랜덤놀이

랜덤(Random)은 무작위성을 의미하는 단어로 다양한 당첨 이벤트에서 '랜덤'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한정된 선택지 안에서 무작위로 하나만 뽑는 '랜덤'은 이제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낯설지 않은 개념입니다. MZ세대는 이 랜덤 뽑기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넘어 놀이로까지 확장시켜 즐기고 있어요.

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대비 2024년 4분기 랜덤 키워드 언급량은 65%가량 증가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랜덤’을 검색하면 실제로 다양한 랜덤 관련 게시물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랜덤 뽑기를 통해 캐릭터 굿즈나 포토카드를 뽑는 식으로 소비할 뿐 아니라 입고 쓰고 먹고 즐기는 모든 것에서 '랜덤'이라는 키워드를 활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트렌드 미디어 ‘캐릿’에 따르면 랜덤놀이 트렌드는 MZ세대가 불안을 해소하는 새로운 방식과 맞닿아 있다고 말합니다. 캐릿은 현시대를 뚜렷한 메가 트렌드가 정답이던 시대를 지나, 취향과 관심이 세분화되는 초개인화 시대로 정의합니다. 

이러한 초개인화 시대에 수많은 선택지 중 최선을 골라야 한다는 압박감과 불안 등을 직면하게 됐고, 이를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로 랜덤놀이가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취업처럼 부담감이 높은 카테고리가 아니라 여행이나 카페 메뉴 등 중요도가 낮은 카테고리에서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는 '감당 가능한 범위의 일탈'로 여기는 것이죠. 

'랜덤뽑기'는 랜덤놀이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입니다. 방식도 다양한데요. 삼립의 포켓몬 빵은 수집욕구를 자극해 인기를 끈 대표적 사례입니다. 포켓몬 띠부실 종류 전체를 모으고 자랑하는 것이 인기를 끌면서 띠부실이 빵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네이버 웹툰 ‘가비지타임’과 ‘GS25’가 함께 출시한 콜라보 쿠키의 띠부실이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요. 쿠키를 구매할 수 있는 지점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띠부실을 교환 혹은 거래하자는 거래 글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랜덤놀이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는 바로 '여행'입니다. 지도에 볼펜을 던지거나 랜덤으로 뽑힌 숫자와 같은 우편번호를 가진 지역으로 여행을 가는 식입니다. 다양한 응용 버전이 있지만 포인트는 여행지를 미리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대비 2024년 4분기 랜덤여행 키워드 언급량은 약 20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시행착오를 이겨낸 성장 서사에 열광하고, 번거로운 일도 굳이 도전해보는 MZ세대의 새로운 경향성이 랜덤 여행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관심도가 폭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차별화된 경험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니즈도 영향을 미쳤죠.

헝가리 저비용 항공사 '위즈에어(Wizz Air)'는 2018년부터 'Let's Get Lost'라는 이벤트 항공편을 운행하고 있는데요. 해당 항공편의 특징은 비행기 착륙 전까지 도착지의 날씨, 준비물 정도를 제외하고 목적지는 일절 알려주지 않는 랜덤 여행이죠. 이 때문에 승무원이 목적지를 말하는 순간을 촬영하고자 하는 승객들이 정말 많은데요. 그 덕인지 SNS에서도 해당 항공편을 이용한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그 외에도 다양한 랜덤놀이가 인기입니다.

랜덤필터

SNS 내 사진 필터를 랜덤으로 골라 영상으로 촬영하는 형태는 이미 많이 아실텐데요. 여기서 나아가 네컷 사진 포토 프레임까지 랜덤뽑기로 고르는 식으로까지 발전했습니다. 

랜덤티셔츠

다 같은 디자인으로 만들던 단체 티셔츠도 이제는 '랜덤'이 인기입니다. 티셔츠에 들어갈 문구나 디자인을 각자 종이에 적어 뽑은 뒤 그대로 티셔츠를 만드는 형식인데요. 커머스 플랫폼에 제작을 맡기거나 직접 무지 티셔츠에 그리는 형태입니다. 

랜덤방배정, 랜덤잠옷

랜덤 여행과 이어지는 다른 랜덤놀이 형태도 있습니다. 랜덤 방 배정과 랜덤 잠옷 선물인데요. MT를 가거나 친구들끼리 놀러 갔을 때 방 배정을 랜덤으로 정하고, 랜덤 잠옷을 선물하는 식입니다.

랜덤자판기

이 외에도 음료가 랜덤으로 나오는 자판기 등도 인기를 끌며 생활 속 랜덤에 대한 관심사가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오늘은 일상의 소소한 요소를 랜덤으로 결정해 색다른 재미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