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어디로 갈지 고민이라면

2024.11.28

읽는시간 4

0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늦게 저무는 인천의 '정서진' 모습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선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해넘이, 해돋이를 보러 갈계획을 세우기에 바쁘다. ‘잔잔한 일몰과 함께 2024년을 마무리할지, 찬란한 일출을 바라보며 2025년 을사년을 시작할지’를 두고 고민이 뒤따른다.

그래서 찾아봤다. ‘해넘이는 서해, 해돋이는 동해’라는 ‘국룰’을 따르되, 북적이는 인파를 피해 고요히 온마음 다해 소원을 빌기에 적당한 명소를 추렸다. 덧붙여 이 계절이 선사하는 겨울왕국 버금가는 설경 스폿도 함께 알아두자.

비포 선셋, 서해안 일몰 명소

SNS 소장각, 인천 정서진&거잠포 선착장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이 강릉의 ‘정동진’ 이라면, 가장 늦게 저무는 데는 인천의 ‘정서진’이다.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서쪽으로 달리면 다다르는 육지 끝나루’ 라는 의미를 품은 정서진은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서 방향 34.5km 지점에 자리한다. 정서진의 가장 아름다운 일몰은 ‘노을종’ 한가운데 해가 걸릴 때 포착된다.

노을종은 매끈한 조약돌을 형상화한 조형물로, 가운데 종 모양으로 비워진 부분에 주황빛 노을이 번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경인 아라뱃길의 상징, 아라타워 전망대에 올라 영종대교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영종도의 거잠포 선착장은 ‘해 뜨고 지는 포구’로 유명하다. 지형 자체가 동쪽을 바라보고 있어 아침엔 일출을, 저녁엔 일몰을 즐길 수 있다. 상어 지느러미를 닮아 ‘샤크섬’이라는 매도랑 위로 붉은해가 떠오르는 일출 장관은 이곳을 상징하는 포토존이다.

붉은 낙조의 여운, 태안 꽃지해수욕장

하늘이 온통 붉게 타들어가는 안면도의 노을 명소로 꽃지 해수욕장을 추천한다. 예부터 백사장을 따라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 ‘꽃지’라는 예쁜 이름을 얻었다. 3.2km에 달하는 탁트인 해변은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떨어질때, 태양의 가장자리가 마치 오메가 글자처럼 보이는 ‘오메가 일몰’을 감상하기 더없이 좋다.

좀 더 극적인 장면을 보고 싶다면 적당한 ‘때’를 기다려야 한다. 해수욕장 가운데 우뚝 서있는 할미바위, 할아비 바위는 썰물이 되면 한 몸처럼 모래톱으로 연결돼 사람들의 발길을 허락한다. 거친 바위 사이로 세상을 부드럽게 감싸는 낙조의 여운은 감동 그 자체다.

동양화 같은 노을, 부안 솔섬

서해의 노을은 어딘가 마음이 아릿해지는 붉은빛의 향연이다. 격포 해수욕장, 변산 해수욕장과 함께 부안 솔섬은 서해안을 대표하는 노을 맛집이다.

솔섬은 변산면 도청리의 전북 특별자치도교육청 학생해양수련원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이자 변산 마실길 4코스 해넘이 솔섬길의 종착지다. 솔섬 뒤로 저무는 낙조를 배경으로, 섬 위로 삐죽이 솟은 소나무의 자태는 한층 뚜렷한 존재감을 발하며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동해의 일출 히든 스폿

고성 현지인의 해돋이 명소인 '청간정'의 모습이다.

묵호항의 역사와 함께해온 '묵호등대'에서 보는 일출모습이다.

고성 현지인의 해돋이 명소, 청간정

솔숲 오솔길을 지나 마주한 청간정은 탁트인 동해를 품은 정자로, 예부터 경치가 빼어나 관동팔경에 속한다. 마치 정자의 기둥이 커다란 액자 프레임처럼 바다와 해변을 담아내는데, 노이즈 캔슬링이라도 되는 듯 평화로운 무드가 인상적이다.

청간정은 고성 현지인의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일출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물론 정자 아래 말갛고 청정한 청간해변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일품이다. 정자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친필로 쓴 현판과 최규하 대통령이 적은 한시 명판도 걸려있다.

가슴뻥 뚫리는 뷰, 속초 영금정

‘동해에서 밝은 해가 떠오르는 항구’란 뜻을 품은 속초 동명항은 빼어난 일출 명소다. 평소에도 일출을 보려고 찾는이들이 많지만, 연말연시가 되면 더욱 분주하다. 동명항 끝자락에 자리한 영금정은 속초 앞바다를 지척에 두고 장엄한 일출을 감상하는 뷰포인트다. 원래 영금정은 이일대바위를 가리켰다.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신령한 거문고 소리같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그 바위 위에 세워진 정자 역시 영금정이나 해돋이 정자라고 한다. 티끌한 점없이 맑은 겨울 하늘과 광대한 바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다 보면 일상의 시름과 걱정은 저만치 달아나고 만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한 해의 새출발을 다짐하기에 더없이 완벽한 장소다.

가장 극적인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묵호등대

묵호항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 논골담길 최고의 전망은 묵호등대 차지다. 논골담길은 묵호항을 터전으로 살아온 마을 주민의 일상과 추억을 새긴 담화로 가득한 동해시의 대표관광명소다. 산비탈을 깎아 만든 마을은 어디에서나 탁트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바람의 언덕과 묵호등대전망이 일품이다.

낮에는 두눈가득 청량하고 시원한 동해가, 밤에는 어른거리는 야경이, 그리고 새벽엔 어스름을 뚫고 밝아오는 여명이 감동적이다. 최근에는 묵호등대, 묵호항과 연결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뷰포인트로 인기가 높다. 높이 59m에 달하는 아찔한 스카이 워크와 해랑전망대는 가장 극적인 동해를 만나는 최적의 장소다.

환상의 설국 속으로

겨울 스키어가 즐겨 찾는 용평리조트의 스키장 '케이블카'의 모습이다.

백두대단의 고갯길 중 하나인 '만항재'의 모습으로 온통 눈으로 뒤덮여있는 모습이다.

케이블카 타고 정상까지

아무리 겨울산이 아름답다한들 산행경험이 부족한 초심자에게는 언감생심이다. 그럴 때는 케이블카를 타고 겨울 산을 밟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겨울 스키어가 즐겨찾는 용평리조트가 자리한 발왕산은 스키장 케이블카를 이용해 정상부근까지 단번에 오를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겨울 비경을 만날 수 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겨울왕국을 편안하게 감상하고, 편도 소요 시간도 20분 남짓으로 제법 길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 앞에서면 백두 대간의 장관이 펼쳐진다. 하얀 화선지 위에 힘있는 필체로 그린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에서 20분 남짓 오르면 산정상에 닿을 수 있다.

설악 케이블카는 해발700m 정상인 권금성 구간의 풍광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왕복 케이블카다. 동해와 울산바위, 토왕성 폭포 등 겨울산의 비경과 함께 맑은날에는 저 멀리 속초 시내와 동해까지 훤하게 조망할 수 있다. 참고로 티켓은 당일 현장 구매만 가능하다. 무주 덕유산과 완주 대둔산은 호남 지역의 내로라하는 눈꽃 여행지다.

초심자에게는 대둔산보다 덕유산이 수월하게 오르기 좋다. 덕유산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설천봉에 오른뒤 600m 트레킹후 최고봉인 향적봉에 닿을수 있다. 등산로가 제법 넓고 눈꽃터널을 이루고 있어 아이젠 같은 장비만 잘착용하면 누구나 겨울 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있다.

겨울산 드라이브, 만항재

지역 자체가 겨울왕국을 연상시키는 강원도. 그중 정선과 태백, 영월이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의 고갯길중 하나인 만항재는 눈꽃 명소로 알음알음 입소문을 탔다. ‘천상의 화원’이라는 별명처럼 봄부터 가을까지 갖가지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고, 겨울에는 앙상한 나무 위로 하얀 눈꽃이 가득펴 장관을 이룬다. 이곳의 매력은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자연이 선사하는 비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만항재는 국내에서 차로 오르는 가장 높은 도로다. 비록 까마득히 높은 구불구불한 산길이지만, 겨울철에는 수시로 제설 작업을해 운전하기 수월하다. 발아래 겹겹이 물결치는 우람한 능선을 감상하며 만항재 꼭대기에 가까울수록 창밖은 어느새 환상의 설국으로 변모한다. 함백산의 또 다른 설경 명소로 통하는 정암사도 함께 둘러보자.

이 콘텐츠의 원문은 GOLD&WISE에서 제공했습니다.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