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사회의 생존 전략, 자녀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필쌤, 우리 아이 경제교육을 부탁해 16화
25.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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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쌤 김경필 프로필이다. 김경필의 짠테크 가계부 2024 등 재테크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 겸 경제 칼럼니스트. 국어, 수학보다 경제교육이 어려운 부모님을 위해 필쌤이 우리아이 경제교육 방법을 알려준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빈부격차와 계층 간 갈등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부자와 서민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복지 제도를 통해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효과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제성장률도 낮아지면서, ‘초저성장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이런 환경 속에서 자본주의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흐름이 바로 ‘초양극화’입니다. 그렇다면 초양극화란 무엇이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리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경쟁력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그 해답을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필쌤 김경필 15화 대표이미지로 양극화 사회의 생존 전략, 자녀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가 적혀있다.

양극화 뜻

극단으로 치닫는 ‘초양극화’ 사회

고등학교 수학 평균점수가 70점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70점대에 고르게 분포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점수를 들여다보면, 100점을 받은 학생들도 있고 20~30점에 머무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평균점수 70점은 더 이상 '평균적인 학생'의 점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통계에서 자주 언급되는 정규분포는 점점 사라지고, 극단적인 점수대가 늘어나는 현상을 ‘양극화’라고 부릅니다. 이 현상은 교육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가구의 평균 소득이 450만원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이 금액을 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고소득층의 수입이 워낙 높다 보니, 평균값이 높아지는 것이죠. 그래서 평균값만으로는 집단의 실질적인 모습을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이를 ‘평균의 실종’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최근 통계에서는 평균값보다 ‘중위값' 또는 ‘중앙값’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위값이 훨씬 현실을 잘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 중위값: 순서대로 자료를 나열했을 때, 정확히 가운데 위치한 값


이 모든 현상의 배경에는 양극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최근에는 양극화가 아니라 ‘초양극화’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쓸까요? 그만큼 격차가 과거보다 훨씬 더 극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소득, 자산, 소비 트렌드까지 모든 것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격차가 벌어지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양극화 원인

소득이 높을수록 소비는 줄고, 자산은 쌓인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바로 양극화입니다. 그렇다면 그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한 사람은 한 달에 300만원을 벌고, 또 다른 사람은 3,000만원을 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두 사람의 소득이 똑같이 10%씩 증가한다면, 전자는 30만원이 늘고, 후자는 300만원이 늘어납니다. 이렇게 늘어난 소득을 두 사람을 어떻게 쓸까요?
 
한 달에 300만원 버는 사람은 소득이 늘어나면 평소 필요했지만 미뤄뒀던 지출에 그 돈을 쓸 가능성이 큽니다. 생활에 여유가 많지 않을수록,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반면, 이미 충분한 소득을 버는 사람의 경우 소득이 늘어난다고 해도 그만큼 소비가 늘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식사를 더 많이 하거나 옷을 더 자주 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늘어난 소득을 소비보다는 저축을 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런 경향을 경제학에서는 ‘한계소비성향’이라고 합니다.

📌 한계소비성향이란?

한계소비성향(MPC, Marginal Propensity to Consume)은 소득이 늘어날 때 그중 얼마를 소비에 사용하는지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이 비율은 낮아집니다.

📌 한계저축성향이란?

한계저축성향(MPS, Marginal Propensity to Save)은 소득이 늘어날 때 그중 얼마를 저축하는지 나타내는 비율을 뜻합니다. 소득이 높을수록 이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소득이 많을수록 더 비싼 옷을 사거나 고급 식사를 즐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아무리 소비를 해도 다 쓰지 못하고 남는 돈, 즉 ‘잉여소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남는 돈은 고가의 명품이나 고급차와 같은 하이엔드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영향은 부동산과 금융자산에서 나타납니다. 고소득층이 사는 집의 가격이 오르고, 그들이 투자하는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자산 시장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통계청이 발표한 5분위 가구 소득 자료를 보면, 가구를 소득 순으로 5등분 했을 때 상위와 하위 간 소득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24년 4/4분기 소득 5분위별 가계소득

분위 월평균 소득
1분위(하위 20%)
121만 3,000원
2분위
291만원
3분위
440만 6,000원
4분위
634만 2,000원
5분위(상위 20%)
1,119만 9,000원
전체 평균
521만 5,000원
※ 출처: 통계청, 2024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2024년 가구 소득을 20% 단위로 나눈 5분위 통계를 보면, 가장 소득이 높은 상위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19만 9,000원, 가장 낮은 1분위 가구는 121만 3,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위 소득에는 정부의 각종 지원금도 포함되어 있지만 소득 격차는 여전히 크며, 몇 년 전 6~7배 수준이던 격차는 약 9.2배까지 벌어졌습니다.

한 사람은 큰 돼지 저금통 위에 앉아있고, 한 사람은 작은 돼지 저금통을 손에 들고 있다.

자산 시장 양극화 원인

초저성장이 투자 양극화를 만든다

경제성장률은 한 나라의 GDP(국내총생산)가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국민의 실질소득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한 나라일수록 경제성장률은 높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이미 상위권에 있는 학생은 성적을 더 올리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이

대한민국 경제성장률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로 2010년 6.5% 달성 이후 하락 흐름을 보이다 2020년 -0.7%를 찍고, 가장 최근인 2024년 2%를 유지했다.를

자료: 통계청, 단위: %

최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성장이 둔화되면,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시중에 풀린 자금이 두 가지 극단적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위험을 회피하고 안전한 자산에만 투자하려는 흐름, 다른 하나는 높은 수익만을 노리고 매우 투기적인 자산에 몰리는 흐름입니다.


그러나 경제가 활력을 얻으려면, 누군가는 가게를 열고 창업에 도전하는 실질적인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이런 투자가 있어야 상권도 살아나고, 고용도 늘어나며, 경제가 선순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성장세가 낮은 상황에서는 ‘미들 리스크, 미들 리턴’ 영역의 투자는 외면받고, 안전하거나(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위험하지만 큰 수익을 노리는(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투자만 남게 됩니다.


실제로 최근 금, 달러, 미국 주식 등이 지속적으로 오른 것은 당장 수익률이 낮더라도 미래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 때문입니다. 반대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한 것은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투기적 자금이 몰린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생산적인 투자가 줄고, 양극단의 투자만 살아남는 흐름이 반복되며, 자산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됩니다.

소비 트렌드 양극화

MZ 소비 양극화, 절약과 프리미엄

요즘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소비 패턴 중 하나는 바로 ‘소비 트렌드의 양극화’입니다. 최근에는 1,000원짜리 상품 전문매장에서 생필품은 물론, 화장품까지 구입하는 젊은 세대가 많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언뜻 보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절약을 실천하는 소비습관처럼 보이지만, 일부는 명품을 사기 위해 다른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모습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식사는 컵라면으로 간단히 해결하면서도, 디저트는 2~3만원짜리 고급 카페에서 즐기는 식입니다. 이처럼 절약과 프리미엄 소비가 공존하는 소비 양극화는 이제 일상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풍경만 봐도 변화가 보입니다. 이탈리아 셰프가 직접 만든 생면 파스타를 3~4만 원에 먹기 위해 줄을 서는 반면, 한편에서는 9,000원짜리 집밥 백반집도 손님들로 붐빕니다. 반면, 과거 가장 대중적이었던 돈가스, 설렁탕, 곰탕처럼 1만~1.5만원대 식당들은 오히려 점심시간에도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이제는 ‘확실한 고급 이미지’이거나 ‘뛰어난 가성비’라는 명확한 콘셉트가 없으면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과거에는 ‘1등만이 살아남는다’는 경쟁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뚜렷한 캐릭터와 고유한 색깔’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된 셈입니다.

양극화 해답 찾기

경제성장률을 회복해야 한다

2000년대 이후 세계는 금융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큰 충격을 겪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은 막대한 유동성 공급, 이른바 ‘돈 풀기’에 나섰고, 그 결과 금리는 제로에 가까워졌습니다. 경제를 일시적으로 진정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여파로 장기 저성장과 초저금리 시대를 피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도 뒤따랐습니다.


물론 과거처럼 7~8%대의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4~5%의 경제성장률은 반드시 회복되어야 합니다. 금리가 4~5% 수준이어도 경기 위축을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경제 체력을 갖추게 되면, 양극화 문제는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핵심은, 누구든지 사업을 시작하면 최소한의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세상, 그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양극화 시대 자녀 교육 방법

평균보다 ‘고유함’이 경쟁력이다

양극화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변화하려면 교육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산업화와 고성장기에 맞춰, 모든 학생이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교육을 해왔습니다. 당시에는 그런 교육 방식이 산업화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효과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획일적인 교육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초양극화 시대에는 애매한 중간 포지션으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이는 자녀들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공부에 재능이 있다면 그 길을 밀어주는 것이 맞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부라는 보편적인 목표에만 매몰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는 ‘무엇이 돈이 되는 일인가’를 먼저 정해놓고 아이를 거기에 맞추는 방식보다는, 아이 스스로 좋아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키워가며, 그것이 결국 직업과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돕는 교육이 더 필요합니다.


🎓🎓🎓


소비, 자산, 트렌드 등 모든 것이 양극화되는 시대, 우리 자녀들의 미래 직업 역시 양극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녀를 단순히 생계형 경제활동을 하는 사회인으로 키우기보다는, 자아실현형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부모의 역할 중 하나입니다.

이 콘텐츠는 2025년 6월 4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오직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개인적인 자문 또는 홍보 목적의 콘텐츠가 아닙니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개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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