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아파트는 과연 안전자산일까? 초고가 부동산의 허와 실

부동산은 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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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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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아파트는 오랫동안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안전하다고 믿었던 초고가 아파트도 글로벌 위기 속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KB부동산이 미국 여러 대표 도시의 초고가 주택시장 사례를 통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부분을 짚어봅니다.

초고가 아파트, 부동산의 '절대 신화' 깨지다

프라임급(최상위) 부동산은 일반 주택보다 가격 안정성이 높고 희소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가치 상승이 보장된다는 평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몇 년 새 빚어진 미국 주택시장 사례를 살펴보면, 이런 신화에도 균열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초고가 부동산도 외부 경제적 충격에 따라 상당한 가격 변동을 보일 수 있고, 때로는 중저가 주택보다 더 큰 하락폭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은 "시장이 썰물이 되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미국 각 대표 지역의 초고가 부동산 시장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글로벌 초고가 아파트 즐비한 뉴욕 맨해튼

'뉴욕 맨해튼'의 펜트하우스가 '팬데믹'이 발생하자 콘도가격이 20~30% 떨어진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시장 중 하나로, 글로벌 초고가 주택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2010년대 초,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던 맨해튼의 고급 콘도 시장은 2016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교외로 이주하는 '엑소더스' 현상이 빚어진 것인데요. 이로 인해 맨해튼의 공실률이 급증했고 일부 초고가 콘도 가격은 20~30% 하락했습니다.

이후 팬데믹이 안정되고 많은 기업들이 오피스 복귀를 선언하면서 초고가 콘도 가격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초고가 부동산이 장기적으로는 회복력을 갖추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테크(Tech) 붐으로 호황기 보낸 샌프란시스코, 지금은?

23년 '샌프란시스코'의 '고급 주택시장'이 평균 12.9% 하락한 내용을 보여주는 기사다.

샌프란시스코 최고급 주택 시장의 변동성은 테크 산업의 경기 변동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2010년대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테크 기업들의 IPO와 스톡옵션으로 부를 축적한 30대 젊은 억만장자들이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면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이 곳 초고가 주택 가격은 연평균 8%씩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테크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원격 근무를 도입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Mansion Global에 따르면, 2023년 샌프란시스코 고급 주택 가격은 평균 12.9% 하락했습니다. 이 사례는 특정 산업에 의존한 초고가 부동산이 해당 산업의 쇠퇴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줍니다.

라틴아메리카 부호들의 '세컨드 홈', 플로리다 마이애미

'플로리다 마이애미' 해변과 '고급 주택'을 보여주고 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는 라틴아메리카 부호들의 '세컨드 홈' 시장으로 유명합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달러 강세로 라틴아메리카 통화 가치가 하락하자, 해외 구매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하게 돼 마이애미 고급 콘도 시장은 침체기를 맞았습니다.

흥미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이애미 초고가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호황을 맞았습니다. 뉴욕, 보스턴, 시카고 등 북부 도시에서 따뜻한 기후와 낮은 세금을 찾아 이주하는 부유층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호화 주택 많은 로스앤젤레스 부촌, 헐리우드

'LA' '비벌리힐즈'의 카일리 제너와 트래비스 스콧의 사례처럼 매각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연예계 거물들이 모여 사는 로스앤젤레스의 베벌리힐스, 벨에어, 홀름비힐스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 시장 중 하나입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로스앤젤레스의 초호화 주택 시장은 호황을 누렸습니다. 연예인, 테크 억만장자, 금융업계 거물들이 넓은 대저택을 찾으면서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로스앤젤레스의 초고가 주택 시장도 조정기에 들어갔습니다. 베벌리힐즈 주택을 팔기 위해 고군분투한 카일리 제너와 트래비스 스콧의 사례처럼 초고가 주택은 환금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초고가 주택은 필수재가 아니라 사치재에 가깝기 때문에 경기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요. 경기 호황기에는 더 빠르게 오르지만, 불황기에는 가격이 더 빠르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어떨까

미국의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초고가 부동산이 '절대적인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규제 리스크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동산 불평등과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고가 주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뉴욕이 '맨션세'를 도입한 것처럼, 한국도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세금 부담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초고가 주택 시장 사례를 통해 초고가 아파트가 반드시 안전자산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살펴봤습니다. 물론 한국의 강남 아파트처럼 희소성이 높은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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