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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보증금은 패스, 월세 1만원이면 오케이!
‘만원주택’은 전남 화순군이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인구 유입을 유도할 목적으로 청년, 신혼부부, 귀촌인에게 임대주택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1990년대 지어진 기존 부영 임대아파트를 리모델링 해, 초저가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데요. 벌써 시행된 지 3년차입니다.
올해 화순군에서 공급된 만원주택은 전용 50㎡ 100가구인데요. 임대 보증금 4,800만원은 전액 지원되며 월 임대료는 1만원입니다. 자격은 18세 이상 49세 이하인 청년 또는 공고일(2025년 4월 14일) 현재 혼인신고일 7년 이내 또는 3개월 이내 혼인 예정인 부부로 근로소득 6,000만원 이내여야 합니다. 임대 기간은 기본 2년, 최대 6년까지 거주할 수 있습니다.
화순군청이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4일까지 모집한 결과, 청년형 40가구에 458명이 접수해 11.4대 1로 마감됐습니다. 신혼부부 60호에는 40명이 신청했고 남은 20가구에 대해 5월 14일까지 추가 모집을 진행했습니다.
서울에도 ‘만원주택’ 등장
만원주택이 관심을 모으자 다른 지자체들도 저가 임대주택을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동작구는 서울주택도시공사와 협력해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으로 구성된 '신혼부부 만원주택'을 7가구 공급했는데요. 이 주택에는 100여명이 신청했습니다.
올해는 상도, 대방, 사당동에 ‘청년 맞춤형 만원주택’을 8가구 공급했는데요. 보증금 1,187만~4,221만원, 월 임대료는 15만~43만원입니다. 그런데 월 자부담 1만원을 제외한 차액은 동작구가 출자한 '대한민국동작'이 지원할 예정이라 입주자는 1만원만 내면 됩니다. 이 주택의 임대 기간은 최초 2년이며, 자격을 유지할 경우 최대 10년까지 살 수 있습니다. 신청은 5월 15일까지 받았고, 8월 8일 발표 예정입니다.
광진구도 청년, 신혼부부, 아동양육 등 주거빈곤가구를 대상으로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광진119주택’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주택은 화재나 강제퇴거, 가정폭력 등으로 갑자기 거처를 잃은 주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임시주택인데요. 최대 3개월이던 주거 기간을 최대 6개월로 늘리고 임대료는 광진구가 전액 부담, 입주민은 공과금과 관리비만 부담하면 됩니다.
인천광역시에서는 신혼부부 및 신생아 가구에 공급하는 ‘천원주택’이 나왔습니다. ‘아이(i) 플러스 집드림’ 사업인데요. 보증금 2,500만~3,000만원에 하루 임대료 1,000원, 한달 3만원으로 최대 6년까지 거주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미추홀구, 서구, 남동구, 계양구 연립주택(전용 65~85㎡)을 매입해 500가구를 공급했고, 3,681명이 신청, 7.3대 1로 마감됐습니다.
전남 여수시 청년임대주택은 임대료 없는 '0원주택'입니다. 여수시에서 전세 계약한 임대주택을 청년·신혼부부에게 최장 6년까지 보증금 없이 제공합니다. 지난 4월, 25가구 공급에 459명이 접수해 18.3대 1로 마감됐습니다.
이 밖에도 전북 전주시는 기존 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청년들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는 ‘청춘별채’를 공급했고, 나주시도 취업 청년 임대주택, 강원도 태백시는 월 임대료 만원의 영구임대주택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대상 주거 안정 정책, 개선 방안은?
이렇듯 여러 지자체가 청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주거 안정 대책을 내놓는 이유는 젊은 층이 오르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주거 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앞으로 공급 물량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지역별 공급 규모를 들여다 보니 1년에 10가구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물량이 적은 곳이 많았습니다. ‘광진119주택’은 현재 6가구가 운영되고 있고, 시범운영 중인 태백시 '2024 1만원 임대주택'은 4가구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태백시는 앞으로 최대 10가구까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나라의 예산인 재원이 과다 투입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동작구는 만원주택에 18억원을 들여 임대인과 전세 계약 및 보험에 가입하고 입주자에게 다시 빌려주는 방식으로 만원주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화순군도 48억원을 들여 관내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남도는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2,843억원을 투입해 2035년까지 전남 각 지역에 만원주택 1,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전라남도의회 모정환 의원은 기존 아파트를 매입해 저가에 빌려주는 정책이 아닌, 신축해 추진하는 방식은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소멸 위기와 청년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선 주거 대책뿐 아니라 투자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확충, 보육·교육환경 개선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금융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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