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역사는 반복...헤치기

역사는 반복된다? ‘부동산 10년 주기설’ 파헤치기

우리들의 집이슈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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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부동산 10년 주기설’이라는 얘기 들어 보셨나요? 지난 몇 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한 부동산 시장이 올해는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현재 상황이 2010년대 초반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부동산 시장은 10년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걸까요? KB부동산이 알아봤습니다.

‘부동산 10년 주기설’, 역사는 반복된다?

2023년 1월 기준으로 '부동산 10년 주기설은 사실'인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현황'을 나타낸 차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만 4년에 걸쳐 하락세를 보인 뒤, 올해 처음으로 다시 '하락'을 기록했다.

위 그래프는 KB부동산이 발표한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 19년간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을 나타낸 것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만 4년에 걸쳐 하락세를 보인 뒤, 올해 처음으로 다시 하락을 기록했는데요. 이 기간 동안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먼저 하락기 이전에는 장기간 이어진 집값 급등세가 나타납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에는 서울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2006년에는 24.11%가 상승하며 전례 없는 상승률을 보였는데요. 올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은 물론, 2014년부터 작년까지 8년에 걸쳐 집값은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즉 장기간 이어진 집값 급등에 피로감을 느껴 집값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죠.

또한 집값 상승세로 인해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가 시장을 압박한 것도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7년에는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제도’, ‘부동산담보대출(LTV·DTI) 등 부동산 규제들이 대거 도입되거나 확대됐는데요. 최근 부동산 시장에 나타난 상황과 동일하죠. 이전 정부에서는 총 26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분양가 상한제 확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부동산 규제가 이뤄졌습니다.

강남불패는 어디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0% 폭락

2023년 1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나타낸 그래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은마아파트와 개포주공3단지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0% 폭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얼마나 하락했을까요? KB국민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8년 7월 대비 2012년 7월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4.88%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서울 중에서도 강남구의 하락률은 6.72%를 보이며 강남불패의 명성도 끝난 것처럼 보였는데요. 실제로 도곡동에 위치한 ‘은마’의 전용면적 77㎡는 2012년 12월, 7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당시 신고가(11억3,00만원, 2007년 1월) 대비 30% 하락했습니다. 또한 같은 해 3월, 지금은 재건축을 통해 새 아파트로 변모한 ‘개포주공3단지’의 전용면적 36㎡는 5억4,500만원에 거래되면서 당시 최고가(7억4,500만원) 대비 27% 하락한 금액으로 거래됐습니다.

결국 현재 부동산 시장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게 된다면, 앞으로 서울 아파트의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거래절벽’부터 가파른 ‘금리 인상’까지… 하락 폭 더 커질 우려도 충분

2023년 1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 현황'을 나타낸 그래프. 올해 '부동산 시장'은 '거래절벽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냄.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 1,983건으로 거래량이 2012년에 비해 1/4 수준이다.

실제로 이번 부동산 하락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보다 하락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거래절벽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불황기에 서울 아파트 거래가 가장 적은 시기는 2012년으로 4만1,079건이 거래됐는데요. 하지만 올해 거래량은 단 1만1,983건으로 약 1/4 수준에 불과합니다. 거래량이 적어 시장이 축소되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셈이죠.

2023년 1월 기준으로 '기준 금리 상승량'을 나타낸 차트. '기준 금리'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면서 11년만에 최고를 '경신'했다.

또한 피부로 느껴지는 금리 인상의 체감 속도 역시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위기 이후 기준 금리는 2009년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2% 수준까지 내려갔는데요. 이후 2년4개월에 걸쳐 금리가 3.25%까지 상승하며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릅니다. 제로금리 수준(0.5%)에 머물러 있었던 기준 금리는 단 1년 사이에 2.75% 상승했는데요. 실제로 작년 8월, 기준 금리가 0.75%로 상승한 이후, 올해 11월에는 3.25%를 기록하면서 1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또한 한국은행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는 4.52%로, 2013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16%로 전달보다 0.12%포인트 올랐습니다. 이는 2013년 1 (4.17%) 이후 9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 외에도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 아파트 청약 시장에도 극심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것도 하락 요인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2022년 10월 기준 수도권 미분양은 7,813가구로 한 달 새 55.9%(2,801가구) 늘어 지방 증가율(21.9%)을 크게 앞섰는데요. 주택시장은 심리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가파른 미분양 증가세는 아파트 구매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부동산 업계에서 들려오는 ‘부동산 10년 주기설’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미묘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데요. 지난 과거도 부동산 침체기를 잘 이겨냈듯이 현 시장도 하루 빨리 안정화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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