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도 않는 아파트 커뮤니티시설 관리비 내야 하나요?

최근 주택시장이 삶의 질을 중시하는 트렌드로 변화하면서 단지 내에서 특별한 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아파트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파트 관리비 부담이 늘면서 커뮤니티 시설 사용료 부과를 놓고 단지내에서 갈등을 빚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 인천시 중구 운남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의 경우 분양 당시 수영장을 갖춘 아파트로 주목받았으나 시설 개장 후 입주민들 사이에서 고가의 관리비 문제로 현재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 내 수영장을 운영하게 되면 수도요금, 전기요금, 청소비, 안전요원 고용비 등이 발생해 통상 월 관리비로 2~4만원 정도 내야 합니다. 사용하지 않은 입주민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죠.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도 골프연습장과 수영장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다는 점이 부각되며 분양때부터 인기를 끌었으나 입주 후 커뮤티니 시설 유지비가 나온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500가구 남짓한 중소단지였기 때문에 각 세대별로 부담하는 관리비가 컸던 게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관리비는 공용관리비(일반관리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수선유지비, 위탁관리수수료 등), 개별사용료(난방비, 급탕비, 가스사용료, 전기료, 수도료, 정화조 오물 수수료, 생활 폐기물 수수료, 입주자 대표 회의 운영비, 건물보험료, 선거관리위원회 운영비 등), 장기수선충당금 월부과액을 합한 금액입니다.

이 중 커뮤니티 시설 사용료는 단지에 따라 공용관리비에 속할 수도 있고, 개별사용료에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입주민들이 시설을 사용할 때마다 이용료를 받는 방식이라면 개별사용료에 포함됩니다. 반면 커뮤니티 시설 사용과 상관없이 전 세대가 나눠 내는 방식을 도입한 단지라면 공용관리비에 속할 것입니다. 문제는 커뮤니티 시설 사용료가 공용관리비에 포함이 됐을 때입니다.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지 않은 세대들까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하니 불만이 커지는 것이죠.

특히 최근 아파트 관리비가 1년새 13% 넘게 상승하자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 관련 분쟁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공동주택 평균 관리비(10월 30일까지 입력된 단지 기준)는 ㎡당 2722원이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2399원/㎡) 대비 13.5% 오른 것인데요.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가 포함된 공용관리비가 ㎡당 1188원에서 1234원으로 46원 올랐습니다.

늘어나는 관리비 부담에 커뮤니티 시설 유지비 부과 갈등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뾰족한 해결방법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부 단지에서는 공용관리비로 부과하되 일부 시설들은 이용자에게 개별적으로 사용료를 부과하는 등 절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를 지을 때 커뮤니티 시설을 단지 규모, 운영비 수준 등에 맞게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분양 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이긴 하나 실제 대단지가 아닌 중소단지의 경우 가구당 부담해야 할 금액이 커져 결국 운영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운영 중단 후 남은 시설은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고요.

커뮤니티 시설을 외부에 개방∙공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파트 내 커뮤니티 시설을 외부 입주민들도 이용하게 되면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어섭니다. 실제 인천시 중구 중산동 ‘영종하늘도시 우미린’의 경우 단지 내 실내 수영장을 외부에 유료로 개방해 관리비를 절감한 바 있다고 하네요.

최근 분양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트렌드로 변화하면서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은 아파트 선택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굳이 외부에 나가지 않아도 단지 내에서 여가는 물론, 운동, 교육 등을 단지 내에서 다 해결할 수 있어 높은 입주 만족도로 지역 내 대장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총 3410가구 규모의 ‘반포자이’입니다. 반포자이 커뮤니티 시설 자이안센터는 대단지 규모에 걸맞게 연면적 9240㎡로 국내 최대급 커뮤니티 시설을 자랑하는데요. 골프연습장과 수영장을 비롯해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독서실, 클럽하우스, 게스트룸, 키즈룸, 실버룸 등이 마련돼 있어 높은 입주민 만족도를 자랑하는가 하면, 이 단지의 시세도 지역을 리딩하며 승승장구 중입니다.

아무리 좋은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잘 활용되지 않고 적자가 누적된다면 결과적으로 입주 만족도가 떨어지고 아파트의 가치 하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지 지지 않도록 건설사들은 커뮤니티 시설 도입 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한 커뮤니티 시설이 무엇인지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해 보이며, 입주자들 역시 관리비가 아깝지 않도록 커뮤니티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