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을 처분한 연령층 중 2030세대가 무려 12만명에 달했다는 조사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집값 하락과 고금리 여파 때문이란 분석인데요.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주택시장 트렌드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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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택을 처분한 연령층 중 2030세대가 무려 12만명에 달했다는 조사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집값 하락과 고금리 여파 때문이란 분석인데요.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주택시장 트렌드를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유주택자 22만명 늘어날 동안 2030 유주택자 12만명 줄어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주택을 소유한 개인은 1,530만9,000명으로 전년(1,508만9,000명)보다 22만명(1.5%) 증가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30세 미만과 30대(30~39세) 주택소유자 수는 각각 27만4,000명, 30대는 154만1,000명으로, 2021년 대비 각각 1만7,000명과 10만6,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9세 이하에서만 12만3,000명이 급감한 것입니다.
연령대별 주택 소유자 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에 30세 미만 주택 소유자는 25만1,000명이었는데 2020년 26만5,000명, 2021년 29만1,000명으로 2년 새 4만명 늘었지만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30대는 2020년, 2021년 16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50만명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이렇게 2030세대의 주택 소유가 지난해부터 줄어든 이유는 고금리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한국은행 기준 금리가 2021년 말 1%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부터 3%대를 넘어 현재 3.5%까지 치솟으면서 이른바 영끌로 집을 샀던 2030세대가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다시 팔았다는 것이죠.
주택 소유 비중 남성 줄고 여성 늘어
또한 여성 주택 소유자의 비중이 늘어난 것도 눈 여겨 볼만 합니다. 성별로 따졌을 때 남성 828만1,000명(54.1%), 여성 702만9,000명(45.9%)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전년도와 비교해 여성은 0.3%포인트 늘어나고, 남성은 0.3%포인트 줄었습니다.
특히 여성 소유자 비중이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는데요. △2019년 44만7,000명 △2020년 45만2,000명 △2021년 45만6,000명 △2022년 45만9,000명으로 3년 새 1만2,000명이 늘었습니다. 머지않아 여성이 남성을 추월해 주택시장의 큰 손으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택 소유자를 연령별로 보면 50대 주택 소유자(25.2%)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 외 60대(22.1%), 40대(21.7%) 70대(11.7%), 30대(10.1%), 30대 미만(1.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5060세대의 주택 소유 비중이 전체의 47.3%를 차지해 여전히 부동산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파트 선호도 여전히 높아... 전북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주택 소유자 늘어
2022년 11월 1일 기준 총 주택 1,915만6,000호 중 개인이 소유한 주택은 1,643만2,000호(85.8%)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2021년 1,624만2,000호에 비해 19만호(1.2%)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한 개인이 소유한 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61.7%(1,013만4000호)로 나타났는데요. 2021년 992만4,000호에 비해 21만호(2.1%) 증가한 것으로, 개인의 아파트 선호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인이 소유한 주택 중 단독으로 소유한 주택은 1,424만2,000호(86.7%)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인이 공동으로 소유한 주택은 202만5,000호(12.3%)으로 나타났으며, 3인 이상이 공동으로 소유한 주택은 16.4만호(1.0%)에 불과했습니다. 전년도과 비교해 단독으로 소유한 주택은 14만5,000호(1.0%), 공동 소유 주택은 4만4,000호(2.1%) 증가해 공동 소유 주택의 증가율이 더 컸는데요. 특히 아파트의 공동 소유 비중이 14.5%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시도별 개인소유 주택 현황을 보면 17개 시도 중 전북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1년 전보다 주택 소유자가 늘었습니다. 이 중 전년 대비 개인 소유 주택수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세종으로 11.1%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으며, 강원(2.1%), 경기(1.8%), 제주(1.7%), 인천(1.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주택 자산가액 3억1,500만원… 작년 대비 6.100만원 하락
소유 주택의 자산가액별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2023년 1월 1일 주택공시가격 기준)은 3억1,5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3억7,600만원) 대비 6,100만원 정도 하락한 금액입니다. 고금리에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평균 주택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10분위(상위 10%)의 2021년 평균 주택 자산가액이 14억8,4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2억1,600만원으로 2억6,800만원 하락한 반면 1분위(하위 10%)의 주택 자산가액은 3,000만원으로 전년과 동일했습니다.
가구당 가액별 비중 변화를 보면 3억원 이하가 2021년 60.2%였지만 지난해에는 67.0%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3억원 초과~6억 이하는 같은 기간 23.0%에서 20.7%, 6억 초과~12억 이하는 11.9%에서 9.0%로, 12억 초과는 5.0%에서 3.2%로 각각 낮아졌습니다. 이 역시 부동산침체로 인해 3억원 이상의 주택가격이 낮아지면서 3억원 이하 주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금까지 ‘2022년 주택소유통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개인 주택 소유 현황 및 소유 주택 자산가액 등을 살펴봤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해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출을 끌어 모아 집을 샀던 2030세대의 주택 소유 감소세가 가팔랐으며, 평균 주택가격 역시 전년도 대비 6.000만원 이상 하락했다는 점인데요.
집값 하락 고금리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진 만큼 내년에 발표될 2023 주택소유통계도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예상되는데요. 자산을 늘리기보단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가 된 만큼 냉철한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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