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사려는 실수요자들은 당분간 관망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거래량이 줄고 '선행지수'격인 실거래가 잠정 지수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출 규제로 매수심리가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수도권 아파트의 실거래가 잠정 지수는 전달 대비 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의 하락 폭(-0.47%)이 가장 컸고, 인천(-0.08%)과 경기도(-0.04%) 역시 약세를 보였다. 9월 아파트 실거래가 실제 통계는 11월 15일 공표될 예정이다. 아파트 시장의 조정 조짐은 거래량이 확 꺾이면서 이미 나타났다. 서울지역의 경우 7월 아파트 거래량은 8,985건으로 올들어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한 달을 앞두고 8월에는 6,270건으로 떨어졌다. 7월에 비하면 약 70%에 불과한 거래량이다. 거래량은 수요자들의 심리를 드러낸다.
반면 지방의 경우 9월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전달 대비 0.11%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부산(-0.43%)과 대전(-0.21%), 세종(-0.76%)은 내림세를 보였으나 대구(0.09%), 광주(0.74%), 울산(0.6%)은 상승세였다.
지방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대출 규제보다 기준금리 인하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지방 미분양이 전국의 80%가량이나 되는 데다 주택시장 핵심 수요층인 젊은 인구의 유출 등으로 급격한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바닥을 다지면서 매물을 소화하는 과정을 더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올들어 단기 급등한 만큼 조정이 불가피하나 지난해처럼 급격한 조정은 아니라 완만한 조정 가능성을 내다본다.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의 경우 인하 국면인데다 공급부족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2021년 10월 고점 대비 10~20% 정도로 낮은 매물을 선별적으로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지방은 타이밍을 너무 재기보다는 가격 메리트를 보고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손품과 다리품을 팔아 최대한 매입가를 낮추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