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 부동산 시장에서 이 노래 제목에 어울리는 주인공을 찾는다면 상업용 부동산이 제격이지 않을까. 바쁜 일상에도 5층짜리 꼬마빌딩 건물주는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는 로망이다. 매일 출퇴근하는 일터인 우뚝 솟은 대형 오피스 빌딩주를 꿈꾸진 않는다. 언감생심(焉敢生心), 관심 밖이다.
그럼에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글로벌 경기와 기업 동향, 부동산 시장 투자 흐름과 연관이 깊어서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오피스 시장은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미국 상업용 부동산 업계는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20%에 육박한다. 뉴욕 맨해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빈 사무실이 늘면서 임대료가 떨어지고 가격이 대폭 하락한 매물이 등장했다.
높은 이자와 공실을 감당하지 못한 오피스 주인들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도 위험을 감지하고, 상업용 부동산 대출채권을 헐값에 넘기거나 부실채권을 매각해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오피스 임차 수요가 크게 줄었다. 재택근무 비중이 높아지고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어져 빈 사무실이 늘어났다.
국내 상황은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오피스 공실률은 낮은 수준이며 임대료는 오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오피스 신규 공급이 부족해 임대 수요가 탄탄하다.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의 ‘KB 상업용 부동산 투자지수’는 서울 소재 오피스 빌딩의 매매가격과 임대료, 수익률을 산출해 시장 추이를 파악할 수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서울 오피스 시장은 최근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 3분기 이후 주춤하던 ‘KB 서울 오피스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분기에 전기보다 2.9% 상승한 106.2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