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시장의 패러다임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 과거 서울 부동산 시장을 관통하던 ‘하나의 거대한 물결’은 사라지고, 이제는 각 지역이 독립적 동인에 의해 움직이는 ‘지역 분절화(Segmentation) 현상’이 뚜렷해졌다. 강남과 비강남 시장은 더 이상 동조화 흐름을 보이지 않으며, 각개전투 식으로 움직이는 복수의 시장으로 분해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주택 시장은 이른바 ‘공간적 확산’ 또는 ‘전이 현상’의 법칙을 충실히 따랐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주변 지역으로 온기가 퍼져 나가는 구조였다. 강남은 시장의 흐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안테나이자 풍향계로 기능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강남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도 비강남은 치솟는, 시세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나타난다. 지역별로 ‘따로따로’ 움직이는 이 시세 흐름은 과거의 통계적 경험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매우 생경한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