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1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2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과 달러화 가치도 함께 미끄러지면서 '트리플 약세'가 연출됐다.
미 국채 20년물 입찰 부진이 시장을 뒤흔들었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오후 장 들어 20년물 국채 입찰 소식이 전해지자 즉시 하락 반전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알파벳을 제외하면 모두 부진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물의 급락 속에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수익률곡선은 크게 가팔라졌다.(베어 스티프닝)
미국 재정적자 우려 속에 치러진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부진한 수요가 확인되자 장기물의 약세가 심화했다.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시장이 주목해 온 4.5%, 5% 레벨을 완연히 웃돌게 됐다.
달러화 가치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미국이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통화가치에 절상 압력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에 99대 중반으로 굴러떨어졌다. 20년물 국채 입찰 부진도 달러 약세에 일조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늘었다는 소식에 2거래일 연속 내렸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오름세를 보이다가 장중 하락 반전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60억달러 규모 입찰에서 20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5.047%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810%에 비해 23.7bp 높아진 것으로,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1.2bp 웃돌았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높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이날 주요 인사의 발언이나 경제지표는 나오지 않았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16.80포인트(1.91%) 급락한 41,860.4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5.85포인트(1.61%) 내려앉은 5,844.61, 나스닥종합지수는 270.07포인트(1.41%) 밀린 18,872.64에 장을 마쳤다.
평온하게 흘러가던 증시에 충격파를 낳은 것은 오후 1시 진행된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의 결과였다.
미국 재무부가 160억달러 규모로 진행한 20년물 입찰에서 발행금리는 5.047%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810%와 비교해 23.7bp 급등한 수치이자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금리 또한 1.2bp 웃돌았다.
20년물 입찰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쿠폰금리 국채 입찰이었다. 그런 만큼 신용 강등 여파가 나타날 것인지 월가가 주목하던 이벤트였다.
블리크리파이낸셜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년물 국채는 유동성이 다소 부족하고 미아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만기 놀이터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도 "최근 국채금리가 다시 불안정해졌기 때문에 시장이 주목했다"고 말했다.
스파르탈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20년물 국채 입찰 후 "우리는 가라앉고 있는 것 같다"며 "관세와 예산 싸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국채금리가 이렇게 급등하면 주식에는 힘든 역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년물 입찰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감세 법안과 맞물려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공화당 감세안에 대한 우려로 다시 5% 선 위로 올라섰다.
자크투자운용의 브라이언 멀버리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문제는 얼마나 많은 성장을 이룰지, 또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부채를 지원하기 위해 어떤 수입원을 확보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며 "지금 상황은 미국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합쳐 주식에 부담을 주기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 보면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주저앉았다. 금융과 의료건강, 부동산은 2% 이상 급락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알파벳을 제외하면 모두 떨어졌다. 메타를 제외하면 모두 2% 안팎으로 하락했다.
구글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구글 글라스를 선보이면서 AI 현실화 기대감에 주가가 3% 가까이 올랐다.
미국 최대 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HSBC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490달러에서 270달러까지 내린 여파로 주가가 6% 하락했다.
미국 대형 소매 업체 타깃이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5% 넘게 밀렸다.
사이버보안 기업 팔로알토는 1분기 매출 및 이익은 양호한 수준을 보였으나 매출총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주가가 7% 내려앉았다.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는 일부 고가 운동화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4% 이상 떨어졌다.
미국 정유회사 필립스66은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이사회 의석 2개를 확보할 태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7% 넘게 급락했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진행한 연례 주주총회에서 관세 정책에도 소비자들의 수요 감소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7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71.2%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과 같았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1.60bp 상승한 4.597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0170%로 같은 기간 4.7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5.0900%로 12.30bp 뛰어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51.1bp에서 58.0bp로 확대됐다. 지난달 하순 이후 최고치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20년물 입찰에 대한 경계감 속에 오름세를 보이던 미 국채 장기물 금리는 뉴욕 오후 1시 조금 넘어 20년물 입찰 결과가 발표되자 오름폭을 확대했다. 2년물 금리는 상대적으로 반응이 제한적이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60억달러 규모 입찰에서 20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5.047%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810%에 비해 23.7bp 높아진 것으로,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1.2bp 웃돌았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높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해외투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69.0%로 전달에 비해 1.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20년물 입찰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이표채 입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1986년 발행이 중단됐다가 팬데믹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 재도입된 20년물은 이표채 중 인기가 가장 떨어지는데, 이로 인해 입찰이 부진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20년물 입찰 결과나 나오자 4.6080%까지 오르면서 일중 고점을 기록했다. 10년물 금리가 4.6%를 웃돈 것은 지난 2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30년물 금리는 5%를 여유 있게 웃돌게 됐다. 한때 5.0980%까지 상승,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년물 입찰 결과가 나오자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지고 나스닥지수가 하락 반전하는 등 이른바 '셀USA' 테마를 가리키는 시장 반응이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트레이더 출신인 조지프 웡 머니터리매크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채)수익률이 오르고, 달러는 내리고, 주가도 내렸다"면서 "채권자경단이 도착했다"고 촌평했다.
팬매츄얼자산운용의 조지 치폴로니 매니저는 "금리 환경은 미국의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세제 법안에 대한 일부 추정에 따르면 수조달러의 적자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퍼리스의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20년물은 부진한 입찰이 여러 번 있었고, 벤치마크 채권으로서 파란만장한 역사가 있다"면서 "이번 발행은 최고라고는 전혀 할 수 없지만, 동시에 최악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다. 다음 날엔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180억달러어치가 입찰에 부쳐진다.
선물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폭을 51bp 남짓으로, 전날에 비해 1bp가량 낮춰잡았다. 오는 7월까지 금리 동결이 이어질 것이라는 베팅은 여전히 우세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께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7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과 같은 71.2%로 반영했다. 연말까지 연내 한번 인하에 그칠 가능성은 전장 21.8%에서 23.9%로 약간 높아졌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3.684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가 144.545엔보다 0.861엔(0.596%)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3.278엔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3189달러로 전장 대비 0.00381달러(0.338%) 올랐다.
루이드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이날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이어지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지속 가능한 기준으로, 물가 안정에 대한 우리의 정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세 루이스 에스크리바 ECB 정책위원은 "달러 약세와 유로 강세는 이런(무역 분쟁) 상황에서 정상적인 반응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달러인덱스는 99.670으로 전장 대비 0.383(0.393%) 떨어졌다.
달러는 뉴욕 장 들어서도 내내 약세 압력을 받았다.
미국과 일본이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기간에 환율 협의를 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미국이 일본에 대해 자국 통화 절상 압력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이 한국에도 원화 절상 압력을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까지 전해지면서 달러는 다시 한번 크게 흔들렸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 설명자료에서 "미국과의 환율 협의는 실무 단계에서 진행 중"이라며 "양국은 외환시장 운영 원칙 및 환율 정책에 대해 상호 간의 이해를 공유하고 다양한 협의 의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는 두 재료를 소화하며 낙폭을 꾸준히 확대됐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통화 전략가 엘리아스 하다드는 "금융시장이 미국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화 약세에 대한 암묵적인 지지 또한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후 장 들어 달러에 한 번 더 큰 충격을 준 것은 미 국채 20년물 입찰이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이표채 입찰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60억달러 규모 입찰에서 20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5.047%로 확정됐다.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미국 자산을 매도하는 이른바 '셀USA' 현상이 나타났고, 달러인덱스는 99.332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팬뮤추얼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지 치폴로니는 "미국 (재정) 적자는 심각하며, 새로운 세법안을 둘러싼 일부 추계에 따르면 적자가 수조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장기물이 5%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입찰까지 부진한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4159달러로 전장 대비 0.00280달러(0.209%) 상승했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견줘 3.5% 상승했다.
직전 달(2.6%)은 물론,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3%)를 웃도는 수준이다.
도이체방크의 영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산제이 라야는 "큰 틀에서 금리 인하 주기의 끝은 아니다"면서도 "8월 금리 인하에 대한 허들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이 약화하기 시작하면 통화정책위원들은 이를 간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033위안으로 전장보다 0.0052위안(0.159%) 떨어졌다.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30.054대만달러로 0.113대만달러(0.374%) 하락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46달러(0.74%) 내린 배럴당 61.5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0.47달러(0.72%) 하락한 64.91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WTI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보도되면서 한때 급등세를 나타냈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하루 15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는 만큼, 군사 충돌 우려는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유가는 뉴욕 오전 장 초반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 재고가 발표되자 내림세로 돌아섰다.
IEA에 따르면 지난 16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대비 132만8천배럴 늘어나며 2주째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185만배럴 감소를 점쳤으나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휘발유 재고는 전주대비 81만6천배럴 늘었다, 전주 102만2천배럴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이번 재고 증가 발표는 미국의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실망을 키웠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에는 연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고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유가는 오후 장 들어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 부진 여파에 미 장기국채 금리가 오름폭을 확대하자 낙폭이 더 깊어졌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란이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원유 수출이 차단될 수 있어 그 여파는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확산할 것이란 분석이다.
리스타드에너지의 프리야 왈리아 애널리스트는 "만약 긴장이 고조된다면 하루 약 5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OPEC+(OPEC과 주요 산유국 협의체)가 비교적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자흐스탄은 5월 들어 산유량을 전월 대비 2% 늘리며 OPEC+의 감산 압박에도 생산 확대를 지속했다. 이는 공급 측면에서 유가에 추가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