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멀티플이 주가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지난주 S&P 500의 12개월 선행 P/E는 16.8배까지 낮아졌다. 팬데믹 이후 고점 (24.1배, 2020.9.2)에서 30% 하락한 수준이다. 멀티플 하락폭만 보면 역사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이지만, 이것만으로 증시 바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통화 긴축 이후 경기 둔화와 이익 전망 하향’이 멀티플에 미치는 영향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거 통화 긴축 이후 경기 하강 또는 경기 침체 국면 진입 사례들을 보면, 12개월 선행 P/E는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특히 경기 둔화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기업이익 전망이 후퇴하기 시작할 때 멀티플이 한차례 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익 전망의 불확실성 자체가 멀티플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익의 저점이 가시화돼야 멀티플 변동성이 완화되고 주가의 바닥도 가늠할 수 있다. 최근 S&P 500의 올해 이익 증가율 저점이 1분기에서 2분기로 미뤄졌고, 매크로 불안 요인들로 인해 하반기 이익 전망의 추가 하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5/2). 이익의 저점이 명확해질 때까지는 증시 바닥론에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