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 주요 가계 대상 기대인플레이션 서베이에서 최근 연이은 하락이 확인된다. 기대인플레이션과 실제 물가상승률 모두 팬데믹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는 연준의 긴축 강도 완화 기대를 키우며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가 기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혼재돼 있다. 비용 부담 완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하락 이면에 있는 수요 둔화의 충격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견조한 수요에 기대어 가격을 전가하며 마진 하락을 방어했다. 하지만 가격전가와 마진 방어 전략을 가능케 했던 수요가 약해지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수요 강도에 따라 차별화된 2분기 업종별 마진 변화
지금까지 발표된 실적 내용을 기준으로 보면, 2분기 S&P 500의 매출총이익률과 판관비율은 각각 전년 대비 0.2%p, 1.2%p 낮아졌다.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팬데믹 이후 가장 높았던 수준과 유사하고, 판관비율은 강한 임금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락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기업들이 가격을 적극적으로 전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실질적인 비용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던 셈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업종은 에너지와 운송이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물가 상승률과 순이익률이 강한 양 (+)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함께 올랐던 업종들이다. 두 업종의 상품/서비스 가격이 유가 상승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한 데다가, 리오프닝과 맞물리며 수요도 꽤 강해서 가격전가가 용이하게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금융, 미디어, 유통 업종에서는 2분기 순이익률이 전년 대비 낮아졌다 (유통 업종은 2분기 실적 발표 기업이 적어 정확도가 낮음을 감안). 은행 대손충당금 적립, 광고시장 위축, 소비재 재고 증가 등 수요 둔화 충격에 먼저 노출됐기 때문이다. 일부 유통 기업들이 예고한 것처럼, 수요 약화가 이미 확인됐기 때문에 가격전가가 아니라 오히려 가격인하가 필요해지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