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의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어낸 시장. 인플레이션이 경제의 맥박이라면 이제는 경기가 걱정
일단락되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통화긴축 강화 우려. 1) 예상치의 하단도 밑돈 소비자물가지수 (CPI)의 전월 대비 변화율. 11월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 예상치 0.3%와 전월치 0.4%를 모두 하회. 0.1% 상승은 REFINITIV에 전망치를 제시한 54개 기관 중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값. 전년 대비 변화율은 7.1%로, 전월 7.7%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낮아졌고, 예상치 7.3%도 하회. 2)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효과는 되돌림.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면서, 0.3%였던 예상치와 전월치보다 낮았음. 에너지 물가의 전월 대비 CPI 기여도는 -0.12%p로 하반기 5개월 중에 4개월째 CPI를 낮추는 역할을 했음. 유가와 휘발유 소매가격이 1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기 때문. 사실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사라짐. 유가가 안정을 찾으면서 항공유 가격과 연동된 항공요금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 식품의 전월 대비 CPI 기여도는 0.07%p로 5월 고점 형성 후 꾸준하게 낮아지는 중. 곡물 가격이 식품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까지 3분기 정도의 시차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전쟁이 곡물 가격을 끌어 올렸던 영향은 내년 상반기 중에 사라질 전망 (4/20). 3) 주거 물가 상승세는 강했지만, 이미 선행 지표들이 낮아지는 중. 근원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 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0.75%에서 0.65%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강했음. 하지만 시장은 주거 물가가 주택 가격 지수에 후행하는 성향과 민간 기업들의 임차료 지수 같은 주거 물가 선행 지표들을 보면서, 주거 물가도 시차를 두고 결국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 4) 주거 물가의 상승률은 여전히 높았지만, 근원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작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 주거 물가 이외의 물가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 근원CPI에서 주거를 제외한 물가 지수의 전월 대비 기여도는 -0.07%p로 2개월 연속 0을 하회. 주거를 제외한 근원CPI가 전월 대비 2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의미. 사실상 이제는 주거 물가가 시차를 두고 낮아지는 것만 남았음. 5)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도 사실상 해소. 팬데믹 기간 동안 신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수요가 몰렸던 중고차/트럭의 물가가 5개월 연속 하락했고, 하락폭은 더 커짐. 중고차에서 복귀한 수요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던 신차 물가는 전월 대비 0.04% 상승에 그침. 작년에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해서 연말 할인 프로모션이 없었는데, 올해는 공급이 정상화되고 수요가 감소하면서 프로모션이 대대적으로 진행됐기 때문. 고금리 때문에 자동차 할부금 납부 부담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수요가 낮아진 영향. 자동차 가격이 안정을 찾은 것은 컨네이너 운임이 하락한 것과 함께, 팬데믹으로 망가진 공급망이 회복됐다는 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