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인한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은행 (SVB) 파산 사태는 고금리 환경에서 특히 더 취약해지는 부분들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지는 기술주와 VC 등, 금리 상승 시 실질가치가 떨어지는 국채 등 만기보유증권)이 맞물린 결과다 (3/13 박준우). SVB의 주 고객층 특성과 자산 중 만기보유채권의 비중이 여타 대형은행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발빠르게 금융 당국이 SVB 등에 대한 예금 보호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뱅크런 확산의 고비는 일단 넘긴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고금리의 부담이 경제 곳곳에 누적돼 있기 때문에, 향후 다른 형태로 문제가 발현될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 금융 업종 밖으로 시야를 넓혀, 고금리 환경에서 기업들이 마주할 기본적인 문제를 짚어봤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기준금리는 450bp 인상됐다. 가파른 금리 인상 과정에서 기업들의 이자비용 부담도 커졌다. 부채와 이자비용을 통해 기업들의 실질적인 자금조달금리 수준을 비교했다. S&P 대형주 지수 (금융 업종 제외)의 자금조달금리는 아직 유의미하게 올라가지 않고 있다. 반면 S&P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 (금융 업종 제외)의 자금조달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각각 26.6bp, 32.1bp 상승했다. 중형주 지수에서는 커뮤니케이션서비스와 산업 업종이, 소형주 지수에서는 IT와 필수소비 업종이 자금조달금리 상승을 주도했다.